원판 불변의 법칙이 깨졌다. 남성도 조금만 신경 쓰면 새로운 얼굴과 몸매로 거듭날 수 있다. 외모도 튜닝할 수 있기 때문. 나이대를 불문하고 남성의 외모가꾸기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방법도 다양하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장인 이모씨(28)는 서울 한 병원에서 올해 초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 평소 작은 눈 탓에 “답답해 보인다”는 주변인들의 말이 거슬렸던 이씨. 외모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설 연휴를 맞아 수술을 결심했다.

수소문해보니 강남의 한 성형외과가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고 수술도 잘 하기로 소문이 났다고 했다. 지체 없이 병원으로 걸음을 옮긴 이씨. 내친김에 앞트임까지 했다. 쌍꺼풀은 절개법으로 수술받았다.

처음 몇 주간은 수술 사실을 알아보는 주변 동료들 탓에 조금 부끄럽기도 했지만 그 몇 주만 참으면 됐다. 점차 눈에서 붓기가 빠지며 쌍꺼풀이 자리를 잡아가자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곧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 정씨도 수술 후 이씨의 외모에 한결 만족스러워한다고 했다.

얼마 전 인터넷에서 한 남성의 양악수술 전후 사진이 화제가 됐다. 수술 전에는 평범했던 외모가 수술 후 눈에 띄는 미남형 외모로 변했기 때문이다. 국내에 성형수술의 기술이 그야말로 눈부신 진화를 거듭하며, 새롭게 생겨난 수술들이 트렌드화 되고 있다.

“누구누구가 수술이 잘 됐더라”라는 카더라 통신에 따라 너도나도 그 성형수술을 받는 추세다. 그 중 양악수술은 외모를 극적으로 변화시킨다고 해서 최근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과거의 외모에서 풍기던 이미지나 인상을 180도 탈바꿈시키기도 하는 까닭에서다.

양악수술은 악(顎)교정술의 일종으로, 위턱인 상악과 아래턱인 하악을 함께 수술하는 경우를 칭한다. 치아 교정과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턱뼈나 치아의 불규칙성을 바로잡음으로써 음식을 씹거나 호흡하는 등의 기능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미용의 목적으로도 많이 행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양악수술에 비하면 이제는 쌍커풀 수술, 코 수술쯤은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만큼 성형을 대하는 남성들의 태도도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뭐니뭐니해도 성형의 붐을 일으키는 시초는 연예인이다. 연예인들이 해서 크게 효과를 본 수술에 대해서는 일반인들도 신뢰를 하는 터. 심지어 연예인이 수술받은 성형외과를 찾아 같은 수술을 해달라고 요구하는 고객도 많다. 개그맨 이동윤, 임혁필 등은 양악수술 후 팬들로 하여금 동일인물임을 의심케 할 정도의 놀라운 변화를 보였다.

차앤박 피부과 노원지점에서 한 남성 고객이 탄력 강화와 주름 개선 효과가 탁월한 '울쎄라' 시술을 받고 있다(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우유남’ 연예인 따라하기 욕망

신조어 ‘우유남’은 ‘우월한 유전자를 가진 남자’를 뜻하는데 원진 성형외과가 자체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최근 여성에게 인기 있는 우유남의 특성이 드러났다. 많은 여성들이 훤칠한 키와 부드러운 인상, 작은 얼굴과 뚜렷한 이목구비의 남성을 좋아한다는 것.

그렇다면 ‘진정한 남자 우유남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연기자 이민호를 1위로 꼽았다. 이어 배우 유승호가 2위, 연기자 박유천이 3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외모 전체, 혹은 일부에 콤플렉스가 있는 남성들이 연예인과 같이 눈에 띄는 ‘미남’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점점 늘려 가고 있다.

원진 성형외과 관계자는 “수많은 성형 부위 중에서 남성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부위는 코”라고 밝혔다. 얼굴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코가 얼굴 전체의 균형미를 좌우하기 때문. 대표적인 코성형 수술 종류는 융비술과 휜코교정술이다.

대체적으로 코 수술을 통해 낮은 코를 높이려는 남성이 많다. 융비술은 코의 시작 부분인 콧대를 약간 높이되 측면에서 봤을 때 곧은 직선라인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수술이다. 융비술을 통해 외모가 이전보다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휜코 수술은 말 그대로 코의 모양과 함께 기능적인 문제를 바로잡아준다. 그 밖에도 들창코, 매부리코, 주먹코, 화살코 등 전체적인 남성의 인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바로잡아주는 교정술이 있다.

안면윤곽술은 얼굴 전체의 라인을 교정해 준다. 이 수술은 특히 남성미를 살리는 라인을 만들기 원하는 이들이 찾는다. 남성 성형 중 독특한 수술은 유방 성형술이다. 현대에는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해 비만이 증가하며 남성 중에서도 여성처럼 유방이 큰 경우가 생기는데 이를 여성형 유방증이라고 한다.

이러한 여성형 유방증을 가진 남성들은 지방흡입으로 지방 조직을 제거하고 추가적인 외과적 절개로 가슴의 모양을 바로잡는다.

한편 얼굴뿐 아니라 근육이 잡힌 몸매를 만들기 위해 운동에 매진하는 남성들이 많다. 이들은 주로 피트니스 센터에서 운동을 하며 단백질 보충제나 닭가슴살과 같은 단백질 다량함유 식품을 섭취한다. 그런데 이토록 피나는(?) 노력 끝에 탄생했던 몸짱도 이제는 성형을 통해 창조될 수 있다. 바로 복근 성형술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바쁜 시간을 쪼개 헬스클럽을 이용하거나 고된 운동을 감수하지 않아도 되니 단기간에 복근을 만들기 원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 터. 복근 성형은 복부지방흡입을 통해 이뤄진다. 특수지방흡입으로 부분적으로 수술을 행해 세밀하고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다. 이른바 멋진 몸으로 통용되는 ‘초콜릿 복근’을 만드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소식이다.

운동으로 다져진 식스팩을 과시하는 모델들. 일반 남성들은 이들을 닮기위해 성형도 마다않는다.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중년남들의 피부성형

외모 ‘튜닝’은 성형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피부과를 찾아 피부 가꾸기에 노력하는 남성들의 비중도 늘고 있다. 피부 시술의 종류도 성형 수술만큼 다양하다. 기술이 진보하며 효과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특히 피부 시술은 성형처럼 하고 난 뒤에 크게 티가 나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따라서 남성들도 요즘은 부담없이 피부과 의원을 찾는다는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남성들이 가장 많이 받는 피부과 시술은 무엇일까. 요즘 뜨고 있는 시술은 ‘울쎄라’다. 피부 나이를 5년 이상 되돌리는 시술로 각광받고 있다. 차앤박 피부과에 따르면 울쎄라는 평균 30대 이상의 남성들이 많이 받는 시술이다.

비결은 고강도 초음파를 통해 주름 발생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피부층을 치료하는 것. 시술 후에는 1~3개월에 걸쳐 새로운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피부 내에 재생되며 주름과 처진 피부가 개선되는 리프팅 효과를 얻게 된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레이저 시술과 다르게 흉터 등의 티가 나지 않아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주로 사람을 많이 대하는 CEO나 연예인들이 선호하는 시술이다. 가격대는 약 220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그러나 1회 시술만으로도 높은 효과를 얻게돼 ‘꽃중년’이 되기를 원하는 이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는 게 병원 측 관계자의 얘기다.

보톡스는 일명 ‘주름 지우개’로 중년 남성들에게 어필해 오고 있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미간, 이마, 입가 등 주름살이 있는 부위에 부분적으로 시술함으로써 주름을 제거해 준다. 보톡스는 1회 시술만으로도 주름을 없애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서 이용률이 매우 높다. 효과는 대체로 6개월 이상 지속되며 대다수의 피부과들이 보톡스 시술을 하고 있다.

한편 10~20대 남성들은 여드름 흉터를 제거하거나 여드름 치료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피부과를 많이 찾는다. 각종 피부과에서 여드름 치료 및 흉터제거와 관련된 프락셀, MTS 등의 시술을 행해왔다. 여드름 치료는 피부과뿐 아니라 한의원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한의원 치료는 피부과와 달리 한약으로 여드름 발생의 근원이 되는 몸의 체질까지 개선해준다는 특징이 있다.

(사진제공=초이스피부과)


특히 시술 후 회복 기간이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필요한 시술은 주로 다가오는 추석과 같이 연휴 기간에 예약이 봇물을 이룬다. 요즘은 남성들도 시술 비용과 회복기간을 꼼꼼히 따진 후 병원을 방문하는 경향이 높다고 했다. 차앤박 피부과는 이들 고객을 위해 ‘D-DAY 자동 스케줄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용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그루밍족’이 원하는 바를 한꺼번에 해결해주는 원스톱 서비스도 있다. 서울 마포구 홍대앞에 위치한 ‘맨스튜디오(MANSTUDIO)’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름에서도 드러나듯 이 곳은 오로지 남성만을 위한 뷰티샵이다. 화장품 제조업체 아모레퍼시픽이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맨스튜디오에는 전문적인 그루밍 코디네이터가 존재한다. 제공하는 서비스는 스킨케어와 두피케어 두 종류다. 이들은 각각의 고객과 상담 후 해당 고객에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 스킨케어는 수분강화, 주름 개선, 미백, 피지·모공 제거, 트러블 제거 등을 전문으로 한다. 또 두피케어는 비듬과 탈모를 중점적으로 관리해 준다.

따라서 맨스튜디오에는 회원권을 끊어 내방하는 고객이 많으며, 이 곳에서 방문 고객에게 무료로 피부와 두피 상태를 체크해 주기도 한다. 관련 제품을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남성을 위한 특화 서비스가 입소문을 타며 점점 많은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

백가혜 기자 lit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