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겨나면서 스타트업 활성화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도 스타트업을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동력으로 여겨 다양한 창조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각종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 사업가 빌 그로스가 지난해 TED에서 ‘스타트업 성공에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한 주제로 7분간 강연했다. 빌 그로스는 강의에서 스타트업이 성공하는 다섯 가지 중요한 요소를 공유한다.

▲ 출처=TED

많은 스타트업이 성공하고 또 실패한다. 빌 그로스는 12살 때부터 스타트업에 뛰어들며 스타트업이 세상을 발전시킬 형태 중 하나라고 믿게 됐다. 처음에는 버스정류장에서 사탕을 팔았고 고등학생 때는 태양 에너지 장치를 만들었다. 대학교 시기에는 스피커를 만들었으며 대학 졸업 이후에는 소프트웨어 회사를 창업했다. 현재까지 그가 창업한 회사는 100개가 넘는다. 그는 수많은 성공과 실패의 과정에서 스타트업이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에 대해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빌 그로스는 스타트업 성공에 대해 다섯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아이디어, 팀의 실행력, 비즈니스 모델, 펀딩, 타이밍이 그것이다.

▲ 출처=TED

그는 한때 스타트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그가 창업한 회사 이름도 아이디어랩이라고 지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을 알게 됐다고 한다.

팀의 실행력에 대해서는 복싱선수 마이클 타이슨(Mike Tyson)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타이슨은 “모든 사람은 그럴싸한 계획이 있다. 그들이 얼굴에 한 방 먹기 전까지는 말이지”라는 말을 남겼다. 이는 스타트업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고객은 현실이고 팀의 실행력은 고객에게 한 방 맞을 때 진가를 발휘한다. 최고의 회사도 문제를 겪으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여러 가지 요소가 미흡한 스타트업도 난관에 봉착했을 때 헤쳐나갈 실행력이 중요하다.

비즈니스 모델은 회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을 나타낸다. 어쩌면 가장 중요한 요소일지도 모른다. 또한 펀딩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투자 성공사례가 속속 등장하면서 스타트업을 후원하고 싶어 하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앞으로 크라우드 펀딩에 성공한 스타트업에 대해 정부의 후속 투자가 바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업 후속 투자에 대해 그간 시행됐던 6개월의 투자 시기 제한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마지막 키워드는 타이밍이다. 아이디어가 시대를 앞지른 것은 아닌지, 아니면 너무 늦어서 너무 많은 경쟁자가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빌 그로스는 다섯 가지 요소를 많은 회사에 적용하며 그 중요성에 대해 실험했다. 그는 총 100여 개의 아이디어 랩 회사와 아이디어 랩이 아닌 회사들을 지켜보고 연관성을 찾으려 노력했다. 아이디어의 회사 중에서는 시티서치, 카스다이렉트, 고투, 넷제로, 티켓닷컴이 최고의 성공을 거둔 회사로 선정됐다. 최악의 5개 회사로는 지닷컴, 인사이더 페이지스, 마이라이프, 데스크탑펙토리, 피플링크가 뽑혔다. 아이디어랩이 아닌 회사들 중 크게 성공한 사례는 에어비앤비, 인스타그램, 우버, 유튜브, 그리고 링크드인이었다.

선정된 회사를 다섯 가지 요소로 평가하고 살펴본 결과,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으로 나타났다. 타이밍이 성공과 실패를 구분 짓는 중요도는 42%를 차지했다. 그다음으로는 팀 실행력, 아이디어, 비즈니스모델, 펀딩이 뒤를 이었다. 그는 이 결과가 절대적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예상외로 ‘타이밍’이 중요한 요소라고 나온 결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 출처=TED

에어비엔비가 처음 등장했을 때 대부분의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자기 집을 빌려준다는 콘셉에 대해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아이디어는 설득력이 있었고 이듬해 봄, 에어비앤비는 미국 최대 벤처캐피털 와이컴비네이터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현재는 전 21개국, 3만4000개 도시에서 2000명의 직원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여행사 컨커테크놀로지와 계약하는 등을 활용해 출장용 에어비앤비 상품을 개발 중이다. 

빌 그로스는 이같은 에이비앤비의 성공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타이밍이었다고 분석했다. 에어비앤비는 장기적인 경기 불황 속에 창업했다. 이런 상황은 사람들이 외부인에게 자기 집을 빌려주게 만들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 출처=에어비앤비

우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버가 세상에 나왔을 때 놀라운 회사와 비지니스 모델 실행력이 있었다. 하지만 타이밍 또한 완벽했다. 추가적인 수입이 필요했던 운전자들에게 우버는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초창기 성공 회사인 아이디어랩의 시티서치는 사람들의 웹페이지 수요시기에 등장했고 1998년 TED에서 발표한 고투닷컴은 회사들이 트래픽 원가절감 방법을 찾고 있을 때 등장했다. 이들 회사의 성공에도 타이밍이 중요했다.

실패 케이스 중에는 지닷컴이 있다. 지닷컴은 충분한 자금, 좋은 비지니스 모델이 있었고 유명한 할리우드 탤런트와도 계약했었다. 하지만 1990-2000년대 인터넷 보급률은 상당히 낮았고 비디오 콘텐츠를 소비하기 어려운 여건이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모든 복잡한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결국 회사는 2003년에 문을 닫았다.

정확히 2년 후에 코덱 문제는 어도비 플래쉬가 해결했고 미국에서 인터넷 보급률도 50퍼센트를 넘었다. 이때 유튜브가 등장했는데 타이밍이 딱 맞아 떨어진 셈이다. 사실 유튜브사 서비스를 시작할 무렵에는 이렇다 할 비즈니스 모델이 없었다. 초반에는 실제로 서비스가 실행될지 회의적인 분위기였다. 하지만 타이밍이 모든 것을 해결했다.

▲ 출처=TED

스타트업에게 실행력과 아이디어는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은 타이밍이라고 빌 그로스는 말한다. 타이밍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들이 충분한 준비가 되어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타이밍에 대해서는 매우 매우 객관적으로 검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