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제금값을 둘러싼 환경은 미국 금리인상 시기와 연동돼 민감하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추석 이후 9월 FOMC와 12월 FOMC 중 언제 금리인상이 결정되느냐가 연말까지의 국제금값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하반기 인도를 중심으로 한 금 수요 증가 등 다양한 요인들을 잘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값 동향, 금리 인상 가능성에 요동

금값은 7월 말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와 일본 BOJ(일본중앙은행)에서 나타난 통화정책 차별화의 완화로 인해 달러화가 급락세를 보이며 브렉시트 이후의 저점인 1310달러 대에서 반등에 성공했다. 이후 미국의 2분기 GDP 부진 여파로 달러화가 낙폭이 커지며 1370달러대 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미국 고용지표가 호조세를 나타내자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재부각되며 금값은 2% 가까이 하락했다. 이후에는 미국 연준 위원들의 연이은 금리 인상 시사 발언으로 가격 변동폭이 확대됐고 잭슨홀 회의 이후 달러화가 급반등하자 다시 하락했다가 현재는 1320달러대까지 주춤한 상태다.

▲ 출처=네이버

9월보다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더 높아...“연말까지 박스권에 머물 것”

삼성선물 홍성기 연구원은 “8월 금값 등락은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의 변화와 함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현재 금리 선물에 내재된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34%,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59%로 나타나 있어 시장에서는 12월 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브렉시트 이후 12월 금리 인상 확률이 10% 미만에서 현재 수준에 이르렀고 금 가격은 1370달러 대에서 1310달러 대로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12월 금리 인상 전까지 국제금값은 현재의 박스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강유진 연구원 역시 “최근 미국의 제조업, 고용지표 부진을 감안하면 9월 금리인상 가능성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안전 자산 선호, 수요 회복공급 부족 영향으로 연말까지 우상향 가능성도

한편 연구원들은 연말까지 금값이 우상향 추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홍 연구원은 “유럽,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와 함께 글로벌 통화완화 기조 등 리스크 요인이 부각될 경우, 안전자산 선호뿐 아니라 연준의 금리 인상을 지연시키며 박스권을 돌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 또한 “9월 FOMC까지 경계감이 지속되면서 귀금속 투자심리가 위축되겠으나 이후 불안감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9~11월 인도 힌두교 축제, 연말 시즌 귀금속 수요 강세, 금 광물 생산 둔화 등에 의해 금값은 우상향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상반기 귀금속 수요 저조했으나 하반기 회복 예상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금 투자수요는 1064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금 ETF로의 자금유입이 컸으며 이에 따라 올해 금 가격이 20% 이상 상승했다.

 

한편 동기간 세계 귀금속 수요는 중국, 인도의 수요 부진으로 전년 동기대비 185.5톤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도의 7월 금 수입량은 금 가격 상승과 계절적 비수기 등으로 전년대비 77% 감소, 전월대비 3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 상반기 인도의 금 수입량은 전년 동기대비 52% 감소한 218톤을 기록했다. 올해 수입량은 700톤으로 7년래 최저치가 예상된다. 2015년 인도의 금 수요는 864.3톤 기록했다.

한편 귀금속 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금 가격의 안정화로 2017년에는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는 금 수입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2)세계 금 광물 생산 둔화로 공급부족 가능성도

올 상반기 세계 금 광물 생산량은 소폭 둔화됐으나 금 스크랩 증가로 공급을 보완했다. 2016년 2분기 세계 금 광물 생산량은 지난해와 거의 변동 없이 787톤, 금 스크랩은 23% 증가한 327.7톤을 기록했다. 그에 따라 세계 금 공급량은 10% 증가한 1144.6톤 기록했다. 따라서 올 하반기나 2017년에는 생산 둔화로 세계 금 시장의 공급부족 전환 가능성이 대두되며 금값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연구원은 9월 미국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급락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현재 30%대에 머무르고 있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50%대로 치솟을 경우, 금값은 1300달러 선을 하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