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애플

지난 9월 8일 애플의 아이폰7이 세상에 공개됐다. 애플은 3.5mm의 이어폰 단자 제거, 무선 이어폰 '에어팟' 출시, 듀얼카메라 탑재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혁신의 부재라는 평가와 결국 중국 기업들이게 밀릴 것이라는 시선도 나오고 있어 팬들의 기대에는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가 아이폰7의 달라진 점을 분석하고, 팀 쿡이 그리는 애플의 미래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다.

아이폰7에는 몇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 가장 화재가 됐던 건 3.5mm 이어 폰 단자가 제거된 부분이다. 이는 애플이 디바이스 무선화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애플은 독자 표준인 라이트닝 포트로 이어폰 단자를 통합했으며 기존에 제공하던 3.5mm 번들 이어폰은 라이트닝 포트 규격의 이어폰으로 제공한다. 3.5mm를 라이트닝 포트로 변환하는 젠더도 함께 제공한다.

이는 아이폰7을 시작으로 향후 모든 애플 디바이스의 무선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을 암시한다. 디바이스의 무선화는 기기간 연동성을 증가시키고, 고객 데이터 수집 채널을 다양화해 비즈니스 기회 발굴에 유리하다고 알려져 있다. 애플의 사물인터넷(IoT) 전략의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무선 이어폰 '에어팟'은 각종 패러디 사진이 SNS를 달구며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잃어버리기 쉽고, 비싸며 기존의 이어폰에서 줄만 제거한 것 같다는 등 뭇매를 맞고 있다. 애플은 '에어팟'을 내놓으며 무엇을 겨냥하고 있을까?

▲ 출처=애플

에어팟은 애플 자체 기술인 무선 칩셋 W1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블루투스 4.2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통신 방식으로 보인다. 향후 애플이 이수한 비츠 오디오를 통해 W1을 탑재한 무선 헤드폰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에어팟은 애플이 향후 다양한 아이폰 액세서리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음을 암시하며, 디바이스 및 앱스토어 수익에서 벗어나 주변기기를 통해 수익 다각화를 노리고 있다고 볼 수 도 있다. 에어팟도 또한 애플의 사물인터넷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도 있다.

듀얼 카메라는 증강현실(AR) 대중화의 초석으로 보인다. 애플 디바이스 중 최초로 아이폰7플러스에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다. 애플은 2015년 카메라 모듈 기업인 '링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이는 서드 파티를 통해 생태계 확장을 꾀하고 있는 구글의 '탱고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3D 촬영이 가능한 듀얼카메라를 통해 애플은 이를 통해 아이폰7 이용자들의 AR기술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향후 자사 AR 서비스 대중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까지 애플은 10개 모델의 아이폰을 출시했다.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2015년 정점을 찍고 2016년에는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점점 커지고 있으며 , 아이폰 5S부터는 중저가 모델, 패블릿 모델을 중심으로 기존 라인업이 좀 더 세분화되고 있다. 또한 2014년 iOS8 출시와 함께 4000개의 API를 개방하는 등 폐쇄적이었던 플랫폼 정책에서 탈피해 개방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iOS와 MacOS의 연동성을 강화하고, 독자적인 사물 인터넷 플랫폼을 대거 공개하는 등 단말기간 연결성에 집중하고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애플의 팀 쿡 CEO가 그리는 애플의 미래를 '무선'(Wireless)라고 분석했다. 이제까지의 팀 쿡 CEO 체제는 새로운 변화를 위한 준비 기간이었으며, 2017년 본격적으로 노력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 이후 팀 쿡은 혁신보다 실리를 택하며 재정 기반 마련에 집중했다고 알려졌다.

▲ 팀 쿡 애플 CEO. 출처=애플

또한 팀 쿡 CEO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며 신규 구매자 및 수익 확보에 매진해왔다. 과거 중국을 한 번도 방문한 적 없던 스티브 잡스와 달리 팀 쿡은 중국을 공식적으로 세 차례나 방문하며 중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으로 구애해 왔다. 성과도 있었다. 2016년 초부터 '그레이트 차이나'(중국, 대만, 홍콩)에서 애플은 400억 달러(약 44조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아이폰 판매 대수는 47% 증가했다. 또한 팀 쿡 CEO는 모든 디바이스 및 서비스를 기존의 'i'대신 '애플'(Apple) 브랜드로 출시해왔다.

2017년은 아이폰 출시 10주년이 되는 해다. 애플의 강점은 디바이스,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모델이 통합돼 제공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애플은 무선 기반의 iOS를 허브로 한 사물인터넷 (IoT) 전략을 공격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디바이스 라인업을 다각화하고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최근 가장 많은 OS, 서비스, SDK를 공개하며 소프트웨어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하향세 제품군을 강화하며, 전용 주변기기들을 잇달아 출시하며 주력 사업인 디바이스 분야로 회귀하는 모습도 보인다.

▲ 출처=KT경제연구소

또한 디바이스 다각화와 디바이스 무선화 노선은 스마트카, TV 등 신제품 제품군까지 손길을 뻗으며 강력한 사물인터넷 전략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팀 쿡 CEO는 에어팟을 소개하며 "디바이스 무선화는 곧 애플이 구상한 미래"라고 밝히며 "선의 개념에서 벗어나 무선으로 가는 첫 시도"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또한 AR 분야에 투자를 키워오며 AR 관련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애플은 AR 관련 스타트업 메타이오, 프라임센스, 페이스 시프트, 이모션트, 플라이바이미디어 등을 차례로 인수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를 영입하며 AR분야의 선구자인 페이스북, 구글, MS에 대응할 자사 기술을 키우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7 공개행사 때 애플 워치용 '포켓몬Go' 출시 소식을 알리며 AR 서비스 제공을 시작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