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부권 부동산 시장 움직임에 주목해볼 만하다. 교통호재, 생활 인프라 그리고 대규모 신도시가 자리를 잡으면서 도시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인천이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택 수급 불균형으로 극심한 진통을 겪은 영종‧청라‧송도 인천 국제도시 삼총사가 부활 날개를 펴고 있다. KB국민은행 시세(9월 5일 기준)에 따르면 영종‧청라‧송도국제도시 내 아파트 평균시세는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3분기 3.3㎡당 739만원 수준이었던 영종하늘도시 내 운서동 아파트 시세는 최근 924만원까지 약 25% 올랐다. 작년 청라국제도시 경서동 아파트 가격도 같은 기간 953만원에서 1040만원으로 약 9%, 송도국제도시 송도동 역시 1135만원에서 1284만원으로 13%가 올랐다.

인구도 큰 폭으로 늘면서 도시의 기반이 잡히는 모습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올해 영종‧청라‧송도국제도시의 총 인구는 20만명을 넘어섰다. 2003년 조사 이래 줄곧 인구가 늘어가고 있는 당 지역들은 올해 7월 말 기준 총 25만351명으로 2003년 (2만5778명) 이후 개청 13년 만에 971%나 증가했다.

영종하늘도시는 올해 3월 공항철도 영종역이 개통 후광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서울 접근성이 좋아진 영종하늘도시 운서동에 위치한 ‘금호베스트빌 1단지’ 전용 84㎡는 지난 1년간 매매가 평균 시세가 3250만원(2억8250만→3억1500만원) 상승했다.

각종 호재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국제업무지역 내 약 33만㎡ 부지에 711개의 특1급 호텔과 888개의 게임시설을 갖추는 ‘파라다이스시티’, ‘모히건 선 인스파이어 IR 복합리조트’(2020년 1차 완공 예정), 워터파크와 아쿠아리움을 비롯해 특급호텔과 복합쇼핑몰 등이 조성되는 ‘한상드림아일랜드’가 2020년 완공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신축 공사는 2017년 말 준공을 앞두고 있어 기대감이 높이고 있다. 제2여객터미널은 연간 1800만명의 관광객을 수용 가능한 시설로 2016년 5월 현재 공정률은 약 60% 수준이다. 2018년부터는 정상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 직접고용효과는 4000여명, 간접고용효과는 1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송도국제도시는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이 착공식을 가진 데 이어 제4공장, 제5공장 증설도 계획돼 있다. 또 2025년에 GTX송도역도 개통될 예정이다.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 코스트코 등이 잇달아 문을 열 예정이다.

청라국제도시의 개발사업도 속도가 붙고 있다. 하나금융타운이 공사 중이고, 차병원 의료복합타운, 신세계복합쇼핑몰 등의 굵직한 사업들이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공항철도 청라역 개통뿐 아니라 경인고속도로 직선화, M버스와 BRT버스 등 교통망도 확충되어 교통편의성이 대폭 개선됐다.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석남~청라국제도시역) 사업과 청라와 영종을 잇는 제3연륙교 건설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각종 호재의 영향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 6월 영종하늘도시에서 공급된 117개 필지 점포겸용단독주택 용지에는 6만4000여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300대 1이 넘는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된 ‘롯데몰 송도 캐슬파크’ 오피스텔은 정당계약 시작 일주일 만에 계약률이 85%를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아이에스동서가 분양한 ‘청라 센트럴 에일린의 뜰’ 아파트는 8.25 대책 이후 계약률이 2배 이상 증가하며, 저층 일부 가구를 제외하고 분양이 마감되기도 했다.

과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신규 분양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종하늘도시에서 7년 만에 공급된 ‘스카이시티자이’는 2.23대 1로 순위 내 마감이 성공했고 지난 7월에 공급된 ‘대림e편항세상 영종하늘도시’도 순위 내 마감됐다. 한신공영은 9월 인천 중구 영종하늘도시 A-59블록에 ‘영종 한신더휴 스카이파크’ 전용 59㎡, 총 562가구 규모의 아파트 공급을 준비 중이다.

수도권 대표적인 주거벨트로 꼽히는 경기 김포도 김포도시철도 개발로 인한 수혜를 보고 있다. 여의도 등 도심 배후주거지로 접근성이 우수한 김포시는 김포한강신도시 등에서 아파트 공급이 집중되면서 주택과잉 공급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2018년 10월 개통 예정인 김포도시철도 등의 호재가 힘을 발휘하면서 온기가 돌고 있다.

실제로 2015년 9월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공급된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 118필지에는 1만1861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10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 김포한강신도시에서 유일하게 공급된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6차는 1순위 평균 4.47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청약 마감했다. 김포에서는 한화건설이 경기 김포시 풍무5지구 3~5블록 일원에 ‘김포 풍무 꿈에그린 2차’를 9월 중 선보일 예정이다. 전용면적 기준 ▲59㎡ 625가구, ▲74㎡ 445가구 총 1070가구 규모다.

수도권 서부권이 완전한 자족되기까지는 아직 2% 정도 부족한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수도권 서부는 서울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부각도곤 했다. 교통여건이 빠르게 나아지고 있고 각종 개발호재들이 가시화되면서 수요자들의 인식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