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 QM6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의 ‘역습’이 시작됐다.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이다. 영업망을 탄탄하게 다지고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스스로 만들며 존재감을 높여 나가고 있다.

일등공신은 단연 SM6.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세그먼트를 창출하며 한국 시장에서 돌풍을 이어가는 중이다. SM6의 활약 속에 르노삼성은 ‘승승장구(乘勝長驅)’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론칭한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도 초반 반응이 뜨겁다. SM6가 일으킨 돌풍을 QM6가 이어가는 그림이다. 르노삼성이 ‘성공 방정식’의 해답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SM6, 이유 있는 돌풍

SM6는 출시 이전부터 이목을 끌었던 차다. 유럽에서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등장, 세련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에는 2016년 3월 정식으로 출시됐다. 이미 사전계약 단계부터 1만명이 넘는 고객이 몰리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SM6의 지난 8월 국내 시장 판매량은 4577대. 같은 기간 회사의 전체 내수 판매량의 59%에 해당하는 양이다.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 9위 자리를 꿰찼다.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3만6296대. 6개월 동안 월 평균 약 6050대씩 팔려나간 셈이다. ‘국민차’로 불리는 현대차 쏘나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 르노삼성 SM6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이미지가 고객들에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SM6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중형 세단 시장은 ‘침체기’를 겪어야 했다. 넓은 공간 활용성을 갖춘 SUV,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수입차 등에 밀린 탓이다. 이에 르노삼성은 ‘새 시장’을 노리기로 결정했다. ‘블루오션’을 개척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중형 세단의 고급화를 추구했다. ‘동급 최초’라는 말을 연이어 언급하며 다양한 혁신 기술을 차량에 적용했다.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했다. 실제 중형 세단 최초로 적용된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이 고객들 사이에서 큰 만족도를 얻고 있다는 게 영업 일선 직원의 전언이다. 내·외관 디자인도 고급화를 구현하기 위해 힘썼다. 이에 부응해 SM6 구매 고객 중 40~50% 가량은 최고급 트림인 ‘RE’ 사양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디젤 라인업도 추가하며 ‘엔진 다각화’를 실현했다. 르노, 닛산 등에서 검증을 마친 1.5 디젤 엔진을 얹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SM6 디젤은 판매 첫 달인 2016년 8월 693대가 출고됐다. 전체 SM6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1%.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입차의 인기가 시들해지긴 했지만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유럽차’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많이 남아 있다. SM6는 프랑스 르노 브랜드의 감성을 느끼면서 동시에 국산차의 합리적 가격·서비스망을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 ‘프리미엄 중형차’라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QM6, 바톤을 이어받다

프리미엄 전략으로 ‘재미’를 본 르노삼성은 SUV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QM5의 풀체인지 후속 모델인 QM6를 국내 시장에 출시한 것. 업체 입장에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 차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공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르노삼성 중앙연구소가 개발 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디자인·부품 등을 개발, 전 세계 80여개국으로 나가는 수출 모델도 부산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 르노삼성 QM6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이전 모델인 QM5의 장점을 계승하고 단점을 보완하며 ‘완전체’로 돌아왔다. 신문철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상무)은 차량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에서 “당초 QM5는 내구성·품질 만족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온 차”라며 “QM6는 QM5의 단점이었던 뒷좌석 공간 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은 르노에서, 파워트레인은 닛산에서 가져와 최고의 상품으로 탄생했다”고 자신했다.

초반에는 ‘대박’의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사전계약 실시 이후 8월 22일 단 하루만에 2000여명이 몰렸다. 출시 이전 8일간 5500여대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최상위 트림인 RE 시그니처에 4륜구동 옵션을 선택한 고객 비율이 전체의 55%에 달했다. SM6와 마찬가지로 르노삼성이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이 먹혀들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SM6와 QM6의 공통점은 일부 모델이 독주하고 있는 시장에 ‘프리미엄’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며 존재감을 살렸다는 것”이라며 “쏘렌토, 싼타페 등 경쟁 차종의 ‘대항마’ 역할을 하며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이 2016 부산모터쇼에서 QM6를 소개하고 있다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QM6 제품설명회 자리에서 “올해 초 회사의 심정을 언급하며 절치부심(切齒腐心)과 권토중래(捲土重來) 라는 말을 써왔다”며 “SM6가 이를 시작했고, QM6를 통해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