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정보사 터널(가칭) 공사가 지난해 말 첫삽을 뜨면서 방배동 일대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부지가 군사시설이라는 이유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가 20년만에 터널공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공사가 완료되면 ‘교통지옥’에 시달렸던 내방역~강남역 출퇴근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성 정체구간인 남부순환도로 등 교통혼잡도 줄어들어 지역간 동반성장은 물론 주민 생활 만족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 3구에 속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받았던 방배동의 재건축·재개발 지역이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며 “동작구~서초로~강남구로 이어지는 도로편의가 크게 향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부터 서초구에서 단독/다가구 매매가 가장 활발히 일어나는 곳도 방배동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초구의 단독/다가구 거래량이 월평균 30건에 달하는데 이 중 방배동 거래가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9월 1일~9월 8일) 서초구에서 12건이 거래된 가운데 절반도 방배동 단독/다가구 거래였다.

정보사 터널 주변 방배동 아파트 매매가도 오름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방배동 ‘방배서리풀e편한세상’ 전용면적 59.94㎡ 1층이 7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올해 6월 8억 5000만원(3층)까지 올랐다. 1년 3개월만에 1억원이 오른 셈이다.

이수역 근처인 ‘방배롯데캐슬아르떼’ 전용면적 59.97㎡도 지난해 7월 8억1500만원(4층)에 거래되다 1년이 지난 올해 7월 8억8800만원(9층)에 실거래됐다.

▲ 정보사터널.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미운오리새끼’ 방배동, 단독주택 재건축 줄섰다

지난 7일 찾은 정보사터널 현장은 가시설이 설치돼 토공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방역구간 역시 가시설이 세워졌다. 현재 15.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오는 2019년 2월 완공될 정보사 터널은 왕복 6~8차선 도로로 지어지며 터널구간만 355m이다. 이 터널은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룬 보행자 친화적으로 건설될 예정이어서 왕복 6차로와 폭 2.4m의 자전거·보행자겸용도로도 설치된다.

방배동 주택가는 유난히 단독·다세대주택이 눈에 많이 띈다. 재개발 구역마다 노후 단독주택이 밀집돼 있다. 서초구 방배동 일대에는 방배 3구역과 5~7구역, 13~15구역 등 모두 7개 구역에서 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9000여 세대의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

사업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3구역이다. GS건설은 방배3구역에 들어서는 방배 에코자이를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이다. 인근 공인업소에 따르면 3.3㎡당 평균 4000만원 이상의 고분양가가 예상된다. 59~126㎡ 주택형 353가구 중 96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이수역과 내방역 사이에 위치한 방배 5구역은 강남권 최대 규모 단독주택 재건축이다. 지난 7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다. GS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은 이곳은 총 3080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변신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 이주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방역과 가까운 방배6구역도 최근 사업시행인가를 받고 하반기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총 1111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현지 D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 3구 중 방배동은 그동안 저평가된 지역으로 꼽혔다”며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단독·빌라 등을 문의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대지 지분이 약 165㎡인 단독주택은 3.3㎡당 2300만~2500만원정도 호가가 형성돼 있다. 다가구 주택 호가도 대지 지분 33㎡를 기준 4500만원 선에 달한다.

이 외 방배동 아파트 역시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는 중이다. 경남(450가구)·삼익(408가구)·신삼호(481가구) 등 총 3개 단지다.

▲ 방배 13구역.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중도금 대출 규제 걸려… 재건축 사업방식도 사전 이해 필수

그러나 방배7구역은 다소 재건축이 늦춰질 분위기다. 단독주택 소유주들이 사업추진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서 조합설립인가 동의서를 받는데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정부의 중도금 대출 규제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신규 분양단지 가격이 전용 59㎡(구 25평)만 해도 10억원 수준이다. HUG 중도금 대출 보증한도는 6억원이므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사업방식도 지분제·도급제인지 구분해야 한다. 지분제 사업은 도급제와 달리 일반분양에 대한 수익을 건설사가 100% 가져가고 대신 분양은 전적으로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이러한 지분제는 미분양 위험을 줄일 수 있겠으나 외부인이 조합원분양권을 사더라도 일정 이상 이익을 보기 어렵다. 또 구역마다 진행 상황이 다르니 일반 분양 비율과 1+1 재건축 방식(한 개의 주택소유자가 재건축 이후 2채의 아파트를 소유) 등 꼼꼼히 살펴봐야 할 점도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