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보다 할배 미국 버전 NBC 'Better Late Than Never' 출처=CJ E&M

하버드 경영 사례 연구집에 최초로 문화 콘텐츠를 다루는 한국 기업이 등장했다. ‘CJ E&M: 미국에서 한류 확산하기(CJ E&M: Creating K-Culture in the U.S.)’ 이재현 회장의 ‘KCON’ 투자 사례가 상세히 다뤄졌다. 지난해 3월 세계 각국의 창업주 및 최고경영자 300여명의 최고경영자(EMBA) 과정서 교재로도 쓰였다. 세계 경영진들이 배우는 이 회장의 경영은 평소 신념인 문화강국에 대한 사명감을 바탕으로 비롯됐다. ‘문화산업은 경제성장의 핵심 동력이며 한국은 아시아를 넘어 향후 글로벌 문화강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이 굳은 신념이 ‘E&M의 글로벌 컬쳐로드’로 구현되고 있다.

하버드에서도 배운다, 축제를 넘어선 축제 ‘KCON’

창의력, 창조정신이 중요한 시대. 무엇을 보여주느냐보다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파급력은 달라진다.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방법은 구구절절한 캠페인이나 단편적 홍보 영상보다 KCON(케이콘) 참여 한 번이 더 효과적이다.

케이콘은 집객효과가 큰 콘서트를 매개로 드라마, 영화 등 한류 콘텐츠와 더불어 IT, 패션, 뷰티 등 국내 기업의 제품까지 직접 체험하는 컨벤션을 융합한 최초의 K-컬쳐 페스티벌이다. 한국의 모든 것이 테마가 되어 종합적인 한국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 KCON 2016 in 아부다비. 출처=CJ E&M

지난 2012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첫 시작을 알린 뒤, 매년 2배 이상 관람객이 성장하고 있다. 작년에만 약 9만명이 해외에서 케이콘을 통해 한국 문화를 즐겼다. 작년 4월 일본, 7월 미국 LA, 8월 NY 등 총 3회의 케이콘이 열렸으며, 11월에는 제주도에서 국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한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올해 활약은 특히 컸다. E&M은 올해 첫 개최지로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를 선택했다. 지난 3월 아부다비 최대 야외 공연장인 듀 아레나(Du ARENA)에서 펼쳐진 ‘KCON 2016 Abu Dhabi’을 통해 對이란 제재, 할랄푸드 시장 등으로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된 중동 지역에 한류 확산을 이끌었다.

또 지난 6월 2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KCON 2016 FRANCE’에는 1만3500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유럽 지역의 한류 확산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 7월 열린 ‘KCON 2016 LA’ LA 행사에만 7만6000명, 뉴욕 행사에는 4만2000명이나 참석해 10만여명을 넘어섰다. 해외 현지에서 입소문난 케이콘은 암표까지 돌 정도다. 실제 이번 LA 공연에서는 100달러짜리 티켓이 400달러에 암표로 거래되기도 했다.

 

문화는 상생, ‘중소기업’과 함께 걷는 글로벌 로드

올해 4월 열린 ‘KCON 2016 Japan’ 행사에 참가한 천연 비누 제조 중소기업 ‘향원’은 도쿄 시내 수출상담회 현장에서 일본 바이어와 5600만원 규모의 계약을 확정했다.

E&M은 세계 최대 한류 페스티벌 ‘KCON’과 아시아 최대 음악 축제 ‘MAMA’를 통해 2014년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원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한류와 연계성이 높은 뷰티, 패션, 아이디어 생활 용품 분야의 기업을 초청해 실제 수출 계약을 포함한 국내외 사업 확장으로 이어지도록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 중소기업청 및 대·중소기업협력재단, KOTRA와 함께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을 모집해 사전 준비부터 시작해서 현지 활동은 물론, 행사 후에도 사업 확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지원을 해준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네오펙트’의 반호영 대표는 지난 ‘KCON 2015 USA’ 행사의 성과가 좋아 홍콩에서 열린 ‘2015 MAMA’에도 또다시 참여했다. 반 대표는 “해외 영업 경험이 특히 부족했는데, 멘토링에서도 각 분야 전문가인 멘토들의 실무 경험을 토대로 생생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어서 홍콩 현지 수출 상담회에서 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호응도 좋다. 중학생인 두 딸과 함께 홍콩에서 열린 ‘2015 MAMA’에 참석했던 데비 펑(45)은 “한국 가수들의 콘서트로 알고 왔는데, 케이팝뿐만 아니라 패션, 뷰티까지 다양한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 드라마에서 봤던 마스트 시트를 구매했다. 다음에는 나도 딸이 아닌 친구들과 와서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코리아 프리미엄 ‘디지털·콘텐츠‘로 동남아 시장 고삐

중국 외 동남아 시장에서 현지 제작사와 합작 영화를 만드는 투자배급사는 국내에서 CJ E&M이 유일하다. E&M 관계자는 “동남아 국가 대부분이 자국 영화 점유율이 20% 미만인 점과 한국과 유사한 아시아적 정서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한국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현지 영화 산업 발전을 함께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CJ E&M이 기획, 투자, 제작한 한-베트남 합작영화 <내가 니 할매다>(2015년 12월 개봉, 수상한 그녀 베트남 버전)와 <마이가 결정할게2>(2014년 12월 개봉)는 현재까지도 베트남 역대 자국 영화 박스오피스 1, 2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9월에는 한-베트남 합작영화 <하우스메이드(The Housemaid)> 10월에는 한-인도네시아 합작영화 <차도 차도(CADO CADO:Catatan Dodol Calon Dokter)>, 11월에는 한-태국 합작영화 <태국판 수상한 그녀>, 12월에는 한-베트남 합작영화 <사이공 보디가드(Saigon Bodyguards)>가 각각 현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태국 미디어 콘텐츠 제작 시장에도 진출했다. E&M은 지난 4월, 태국 1위 종합 미디어 사업자인 ‘트루비전스(True Visions)’와 미디어 콘텐츠 합작법인 설립에 관한 최초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사는 올해 안에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2017년까지 3개, 2021년까지 총 10개의 드라마‧예능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합작법인은 향후 OTT(Over The Top, 인터넷 스트리밍)의 디지털 플랫폼은 물론 페스티벌, 아티스트 매니지먼트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해 인접 국가까지 콘텐츠를 유통하며 종합 콘텐츠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또 E&M은 지난달, 드라마 제작 자회사인 ‘스튜디오 드래곤’을 통해 월 시청자 수 2000만명 수준에 이르는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드라마피버(DramaFever)’와 한국 드라마 공동제작 MOU를 체결했다. 업무 협약에 따라 양사는 3년 내 2개의 콘텐츠를 공동 기획개발, 제작할 계획으로 신규 기획개발은 물론 기존 보유한 드라마, 영화 판권의 리메이크까지 다양한 제작형태를 협의하여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