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역대 최강의 기본기를 갖춘 차입니다.” (현대차 곽진 부사장)

현대자동차의 ‘핫 해치’ 신형 i30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현대차는 7일 서울 서초구 가빛섬에서 신형 i30의 공식 출시 행사를 갖고 8일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진화한 기본기와 주행성능을 갖춘 프리미엄 퍼포먼스 해치백’을 목표로 개발된 차다. 지난 2013년 프로젝트명 ‘PD'로 개발에 착수, 41개월만에 완성작으로 돌아왔다.

험난한 주행환경을 갖춘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혹독한 주행 테스트를 거치며 유럽형 주행감성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i30, 세 번의 진화

i30는 지난 2007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2011년 2세대를 거쳐 3세대 모델로 새롭게 태어났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가장 큰 변화는 주행 성능이 진화했다는 점이다. 터보 엔진과 듀얼클러치변속기(DCT)를 조합해 동력성능을 강화하고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과 대용량 브레이크 디스크를 기본 적용해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실현했다.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7개의 에어백을 탑재해 안전성을 확보했다. 캐스캐이딩 그릴을 통해 품격 있는 디자인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애플 카플레이, 스마트 후측방 경보시스템,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 고객 선호 사양을 대거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내부적으로도 기대감이 상당한 상황. i30가 볼륨 모델은 아니지만 침체된 국내 시장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현대차 곽진 부사장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날 행사에 참석한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곽진 부사장은 “개소세 인하 혜택이 종료된 이후 마땅한 신차가 없다보니 최근 판매 여건이 좋지 않다”며 “외부 요인도 도와주지 않는데다 9월 환경도 만만치 않다. 시장과 고객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있는 시기”라고 입을 열었다.

곽 부사장은 “이 같은 시점에 임시방편으로 잠시 위기를 넘기기보다는 고객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고 새롭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를 위해 9월1일 ‘어드밴티지 프로그램’을 론칭하게 됐다. 동시에 세분화된 시장에서 다양한 수요층을 만족시키기 위해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신형 i30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이 차는 10여년 전 연간 4000대 수준이던 국내 해치백 시장을 2015년 30000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모델”이라며 “해치백의 본고장 유럽에서 현지 동급 차종을 넘어서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만들었다. 종합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유럽의 감성 느낄 수 있을 것”

신형 i30는 세련된 디자인을 추구했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340mm, 전폭 1795mm전고 1455mm, 축거 2650mm다. 전장과 전폭이 기존 모델 대비 각각 40mm, 15mm 길어졌다. 전고는 오히려 15mm 낮춰 날렵한 비율을 완성했다.

현대차 최초로 ‘캐스캐이딩 그릴’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용광로에서 녹아 내리는 쇳물의 웅장한 흐름과 한국 도자기의 우아한 곡선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현대내장디자인실 하학수 이사는 “캐스캐이딩 그릴은 향후 출시될 현대차 차종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며 “이를 현대차만의 시그니처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디자인 외에 ‘주행성능 강화’에 중점을 둬 i30를 시장에서 차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현대차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날 마이크를 잡은 현대차 시험·고성능차 담당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신형 i30) 개발 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운전의 재미를 잡는 것”이라며 “현대차 유럽 디자인센터와 유럽 기술연구소가 초기부터 차량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유럽의 감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차량의 안정성, 파워트레인, 승차감, 편의성, 연결성, 내구성 등을 모두 강화했다”며 “스포티한 유럽식 디자인과 민첩한 주행성능을 지닌 차라고 자신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탁월한 주행성능의 기초는 견고한 차체구조에 있다. 신형 i30는 초고장력강판 사용 비중을 27%에서 53%로 크게 높였다. 효과적인 차체구조를 완성해 비틀림 강성을 17% 높였다”며 “새로운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 정밀한 핸들 튜닝 등을 통해 탁월한 감각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터보 엔진이 적용돼 유럽식 운전의 재미를 제대로 즐길 수도 있다. 또 한국에는 최초로 1.4 T GDI 엔진 라인업도 선보인다”며 “구조적 접착제 기술과 함께 일체형 핫스탬핑 기술 등을 적용해 안정성도 향상시켰다”고 덧붙였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새로운 엔진을 품다

전문가들은 3세대 i30의 출시가 ‘의미 있는 풀체인지’라고 입을 모은다. 전혀 새로운 엔진이 새롭게 장착됐다는 점에서다.

기존 모델의 2.0 가솔린 엔진 대신 1.4 터보와 1.6 터보 엔진을 얹었다.

가솔린 1.4 터보 모델은 1.4 T-GDI 엔진과 7단 DCT의 조합을 통해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24.7kg·m의 힘을 낸다. 기존 모델보다 토크를 약 18% 높이면서 효율성도 향상시켰다. 복합연비(구연비) 기준 13.6km/ℓ의 효율을 보여준다. (기존 2.0 모델 11.8km/ℓ)

가솔린 1.6 터보 모델은 감마 1.6 T-GDI 엔진과 7단 DCT가 결합된다.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힘을 발휘한다. 2.0 가솔린 모델보다 출력과 토크를 각각 19%, 29% 향상시켰다. 복합연비는 신연비 기준 11.6km/ℓ(구연비 기준 12.2km/ℓ)다.

디젤 모델의 경우 U2 1.6 e-VGT 엔진이 올라간다. 7단 DCT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동력성능을 낸다. 신연비 기준 17.3km/ℓ의 높은 효율성도 갖췄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운 엔진 적용과 함께 현가장치를 새롭게 개선하며 주행성능을 향상시켰다”며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기본 적용돼 승차감과 접지력을 크게 높였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쇽업소버(충격흡수장치) 오일의 온도 민감성을 개선해 주행 중 내부온도 증가에 따른 서스펜션 기능 저하 현상을 최소화했으며 진도 흡수 장치를 우레탄 재질로 적용해 험로에서의 진동·소음을 최소화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신형 i30는 브레이크 디스크의 크기를 전륜 305mm(기존 280mm), 후륜 284mm(기존 262mm)로 늘려 제동력을 강화했다.

‘가격 동결’ 한국에서 승부수 띄우다

현대차는 신형 i30를 국내 시장에 출시하면서 엔트리 트림의 가격을 동결하거나 일부 인하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차 국내 마케팅 실장 류창승 이사는 “(신형 i30의) 상품성을 대폭 개선하면서도 엔트리 모델 가격을 기존 대비 오히려 70만원 낮췄다. 디젤의 경우에도 첨단 안전·편의사양을 대폭 추가하고도 가격을 동결했다”며 “9월 24일 레이싱을 즐기는 ‘핫해치 페스티벌’을, 10월에는 전문 드라이빙 아카데미 등을 운영하며 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신형 i30의 가격은 가솔린 1.4 터보가 2010만~2435만원, 가솔린 1.6 터보가 2225만~2515만원, 디젤 1.6이 2190만~2615만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i30는 지난 2007년부터 올해 7월까지 국내외에서 총 183만여대가 팔린 글로벌 전략 모델”이라며 “주행성능, 디자인, 안전성, 가격 등 전 부문에서 혁신을 이뤄낸 만큼 신형 모델은 해치백 자동차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Q&A] “모든 기본기, 확실히 담금질했다”

아래는 이날 신형 i30 출시 행사장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내용 전문. 답변에는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곽진 부사장, 현대차 국내 마케팅 실장 류창승 이사, 현대내장디자인실 하학수 이사, 현대차 윤성훈 준중형총괄 PM 등이 나섰다.

Q. 해치백 시장이 많이 커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미미한 상황. i30의 올해 판매 목표와 향후 연간 판매량 목표는?

A. (류창승 이사) 3세대 모델 이후 판매 목표는 국내에서 연간 1만5000대 정도로 세움. 국내를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는 25만대 정도를 생각하고 있어.

Q. 세 가지 엔린 라인업 나오는데, 주력 모델은 어떤 쪽이 될지. 국내 목표 타겟층도 궁금.

A. (류창승 이사) 주력은 1.4 엔트리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 타겟층은 운전의 재미와 강력한 주행성능을 원하는 고객이 될 것. 세단과 SUV로 양분된 시장에서 해치백만이 주는 차별적인 가치를 강조할 계획.

▲ 왼쪽부터 현대차 윤성훈 준중형총괄 PM, 현대차 국내 마케팅 실장 류창승 이사, 현대차 국내영업본부 곽진 부사장, 현대내장디자인실 하학수 이사 / 사진 =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Q. 대표적 경쟁차고 폭스바겐 골프가 있어. 하지만 최근 판매 중단.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해치백 시장 판도 어떻게 변할지.

A. (곽진 부사장) 골프와 i30는 해치백 시장에서 경쟁 구도 그리며 함께 발전해왔어. 솔직한 마음은 국내 시장에 골프가 없어 아쉬워. i30 성능에 대한 자신감이 그만큼 확고하기 때문에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 신형 i30는 모든 기본기를 담금질. 국내 시장에서 핫해치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하게 될 것. 동급 차종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로 개발한 만큼 유럽 시장에서도 선전할 것.

Q. 고성능 브랜드인 i30 N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을 듯. 언제쯤 만나볼 수 있는지.

A. (류창승 이사) 현재 현대차 고성능 라인업을 묶어 N 브랜드를 기획 중. BMW의 M과 같은 종류. 실제 BMW에서 30여년간 재직하며 M 브랜드 개발을 주도했던 비어만 부사장이 현대차로 와서 직접 N브랜드를 만들고 있어. 론칭은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하게 전개해 나갈 것. 정밀한 분석을 통해 좋은 모델 선보일 방침.

Q. 디자인에서 캐스캐이딩 그릴 채택한 이유는.

A. (하학수 이사) 밑으로 떨어지면서 속도가 붙는 모델 형상 등에서 영감을 받았어. 한국만의 전통적 문화·역사를 독자적으로 브랜드 만드는 데 이용한다는 구상. 큰 그릴을 가져가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여기에 우리만의 아이덴티티를 넣어 차별화를 실현하기 위해 개발. 캐스캐이딩 그릴은 앞으로 현대차의 새로운 상징이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