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6이 중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LG전자의 이색적인 방법론이 눈길을 끈다. 가전제품 경쟁력을 자랑하며 소위 '예술'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셰리프TV의 삼성전자도 예술적 심미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LG전자는 유독 예술을 사랑하는 분위기다.

LG전자는 OLED TV 및 기타 가전제품, 심지어 사물인터넷 라인업에도 특유의 예술적 감수성을 불어넣었다. 먼저 IFA 전시장 중앙의 야외 정원에 LG 시그니처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LG 시그니처 갤러리를 조성했다. 영국의 디자인그룹 ‘제이슨 브루지스 스튜디오(Jason Bruges Studio)’와 함께 ‘본질의 미학(The Art of Essence)’을 주제로 갤러리를 조성했다는 후문이다.

▲ 출처=LG전자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 TV의 특성을 어둠 속에서 빛나는 OLED 조명으로, 냉장고의 신선함은 상자 속에서 빛나는 얼음 조각으로, 세탁기의 디자인 모티브인 달은 지름 2m 크기의 2개 원형 조형물로, 물 입자로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가습 공기청정기의 특징을 빗방울로 각각 형상화시켜 그 강점을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다.

그래비티도 등장했다. 세계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존원(JonOne)이 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6에서 LG전자 부스를 찾아 눈길을 끈다. 포터블 스피커, 그램 15 노트북, 21:9 울트라와이드 모니터 등으로 구성된 존원 시리즈가 전시되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예술이 그 한계를 모르고 뻗어가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존원 아트시리즈를 3가지 디자인으로 출시했다. 지하철의 낙서, 길거리 농구, 힙합 등 뉴욕 거리의 자유분방함을 표현한 마스터 블라스터(Master blaster)와 길거리에서 흘러나오는 여러 장르의 음악을 표현한 컬러 웨이브(Color waves), 공연장의 화려한 조명, 비트, 퍼포먼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렬한 에너지를 표현한 오픈 유어 아이즈(Open your eyes)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는 작품의 질감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워터 슬라이드 기법을 사용했다는 설명이다. 이 기법은 도료를 필름으로 덮어서 물감의 질감까지 입체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선명한 색감을 오래 지속한다.

▲ 출처=LG전자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예술적 감수성을 두고 의미심장하다는 반응이다. 먼저 예술적 감수성은 유럽 현지 시장의 정서와 제대로 들어맞는다. 미국과는 다른 오래된 역사적 경험을 가진 유럽은 예술에 임하는 자세가 남다르며, LG전자의 예술적 방향성은 해당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주기 제격이라는 평가다.

예술 그 자체가 관람객의 시선을 잡아두기에 훌륭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LG전자의 LG 시그니처 갤러리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큰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최근 메세베를린은 LG전자가 설치한 LG 시그니처 갤러리의 매력에 끌려 영구보존을 요청했다는 말도 나온다.

LG전자 TV 라인업의 핵심인 OLED가 예술적 감수성, 즉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심미성을 최대한 잡아내는 표현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명암비가 뛰어나고 뚜렷한 색 재현력을 가진 OLED는 곧 예술의 경지에 오른 LG전자의 TV 존재감을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의 OLED TV는 지난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회의장, 올해 7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린 제40회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이사회 총회 등에서 생생한 자연의 예술을 담아내기도 했다.

▲ 출처=LG전자

예술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프리미엄의 가치를 제고, 궁극적인 스마트홈 전략의 일부로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스마트홈의 미래를 프리미엄 가전 시장의 경쟁력으로 품어내기 위해 '예술=프리미엄 제품' 이미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방향성은 B2B 시장 개척 및 현지 시장 활로 찾기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