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스마트홈 전략의 청사진이 IFA 2016 현장에서 발표됐다. 조성진 사장은 2일(현지시각) 기자 간담회를 통해 “수요 감소와 경쟁 심화로 사업환경이 쉽지 않아도 고도화된 사업 구조와 안정적 수익 구조를 바탕으로 LG전자 생활가전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과감한 투자는 물론 스마트홈에서 출발한 생활로봇, 핵심부품 사업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의 스마트홈 전략은 일반적인 생태계 전략을 그대로 따라가면서도 나름의 확장을 연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 대상을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의 스마트 가전에서부터 딥 러닝(Deep Learning), 지능화를 지원하는 생활로봇까지 넓힌 대목이 극적이다.

스마트홈과 생활로봇의 만남이 눈길을 끈다. 하드웨어, 인공지능, 컨텐츠를 통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로봇 제품을 선보이며 조만간 H&A사업본부에서 미래의 로봇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출처=LG전자

무엇을 의미할까? LG전자는 가전제품에 있어 인공지능, 그리고 로봇의 영역까지 충실하게 경쟁력을 제고해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지점에서 단계의 명확한 구분을 통해 나름의 존재감을 강조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똑똑한 스마트 가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아마존의 알렉사처럼 타 생태계와의 연동도 충분히 지원하는 상황에서 이를 연결할 로봇 잠재력을 키우겠다는 뜻이다.

현재 LG전자는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 기회를 검토하고있으며, 생활로봇뿐만 아니라 빌딩용 서비스를 위한 로봇으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인천공항공사와 공항 이용객을 위한 로봇 서비스를 위해 MOU를 맺은 지점도 비슷한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LG전자의 스마트홈 생태계 중 오프라인 접점의 선봉장은 로봇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생활로봇 경쟁력은 라이프스타일에 깊숙히 침투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의 융합을 촉진시켜 다양한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전망이다. 나아가 조 사장은 "목소리로 조정하는 인공지능 가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을 남겨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에코, 구글홈, 나아가 최근 국내에서 공개된 SK텔레콤 누구처럼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인프라를 착실하게 다질 수 있다는 뜻이다. LG전자의 스마트홈 허브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지점이기도 하다.

생활로봇은 팩토리 오토메이션, B2B 등의 관점에서 탄력있게 추진될 방침이다.

스마트홈 자체의 전략으로는 스마트씽큐 센서(SmartThinQ™ Sensor)로 일반 가전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더하고 새로운 스마트 가전을 확대 출시하는 한편 스마트씽큐 허브(SmartThinQ™ Hub)와 같은 스마트홈 허브와 관련 액세서리를 내놓으며 기반을 착실하게 다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씽큐 전구와 전력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씽큐 플러그는 물론 스마트씽큐 모션센서 등 새로운 액세서리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한다. 이들은 모두 스마트씽큐 센서와 연동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스마트홈의 큰 그림이 어렴풋이 그려지는 순간이다. LG전자는 오픈 플랫폼(Open platform), 오픈 커넥티비티(Open connectivity), 오픈 파트너십(Open partnership) 등을 적절하게 활용하며 스마트씽큐 허브를 기반으로 올씬 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의 ‘올조인(AllJoyn)’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오픈 커넥티비티를 위해 내년에 출시하는 모든 가전제품에 무선랜(Wi-Fi)을 탑재하는 지점은 LG전자의 스마트홈 인프라가 총체적 연결의 대세를 착실하게 따라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로 해석된다. 아마존은 물론 유럽의 가전업체와 조명업체가 만든 사물인터넷 플랫폼 연합인 퀴비콘 (Qivicon)과 국내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 등과 파트너십을 맺은 대목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다.

▲ 출처=LG전자

한편 LG전자는 프리미엄에 초(超)의 개념을 불어넣은 LG 시그니처를 한동안 자사 가전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을 전망이다. 연내 유럽과 북미에 잇달아 출시하며 현지 거래선의 공급 요청에 따라 내년에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에도 선보일 계획이다. 유럽 시장을 겨냥한 센텀 시스템(Centum System™) 가전을 확대하는 것은 현지화 정책의 일부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트윈워시, 의류관리기 스타일러 등 차별화된 기술로 완성한 융복합 가전들의 글로벌 출시도 대폭 강화해 연내 40개 나라에 선보일 예정이다.

빌트인 전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3년 전 미국에 처음 선보인 LG 스튜디오의 존재감으로 빌트인 사업 강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연말까지 프리미엄 유통을 중심으로 미국 내 100여 개 매장에 진입할 예정이며 LG 스튜디오는 진입 매장이 100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VC사업부를 중심으로 최근 LG전자는 부품 경쟁력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는 B2B적 관점에서 나름 고무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조 사장은 "B2B 시장에서 부품사업 비중을 50%대로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에 LG전자는 세탁기의 인버터 DD 모터, 냉장고의 인버터 리니어 컴프레서, 무선 청소기의 스마트 인버터 모터, 정수기의 인버터 컴프레서 등 핵심부품에 대한 투자도 대폭 늘린다고 밝혔다.

한편 조 사장은 질의응답을 통해 다양한 담론을 꺼냈다. 중국의 추격에 대해서는 "(그들에게는) 아이덴티티가 없다"며 자심감을 보였으며 "아마존 알렉사 한국어 지원 여부는 내부 엔진 문제와 관련해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넥스트 시그지처 계획을 두고는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LG전자 스마트 경쟁력은 "오픈 커넥티비티. 오픈 플랫폼. 오픈 파트너십을 기점으로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공장이 완공되는 베트남 지역에 대한 기대에 있어서는 "큰 생산거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으며 생산기지인 창원공장이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영향을 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대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