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TV시장의 기술 경쟁이 뜨겁다. 세계 TV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0년째 1위다. 그 뒤는 LG전자가 뒤따르고 있다. 그런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내놓는 TV 기술이 다르다. 삼성전자는 ‘퀀텀 닷’을 LG전자는 ‘올레드’ 기술을 내세우고 있다. 

▲ 출처=IFA 2016

“퀀텀닷 기술로 향후 10년 TV 역사를 이끌어 갈 것”

전 세계 언론인이 모인 IFA 2016 기자간담회에서 윤부근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밝힌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3년 올레드 TV를 출시한 이후 TV에 쓰이는 대형 올레드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올레드 개발을 접고 퀀탐닷으로 밀고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의 퀀텀닷(Quantum Dot)은 스스로 빛을 내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를 말한다. 머리카락보다 얇은 반도체 입자에 전압을 가하면 스스로 발광하는 특징이 있다. 입자 크기에 따라 흡수하는 파장이 다르다는 특성이 있는데 이 입자의 크기를 조절하면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다.

이 기술을 TV에 적용하면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세밀하고 정교하게 화면에 표시된다. 퀀텀닷은 화학적으로 합성된 무기물이다. 퀀텀닷을 내세우는 삼성전자는 퀀텀닷이 무기물이기 때문에 OLED보다 안정성이 높고 수명이 길다고 설명한다. 이번에 출시한 삼성의 SUHD TV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인체와 환경에 해로운 카드뮴이 없다.

LG전자의 올레드(OLED, Organic Light-emitting Diode)는 스스로 빛을 발산하는 유기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로 유기발광다이오드라고도 한다. 액정에 의한 빛샘 현상이 없고 픽셀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는 특성을 갖는다. 화면 뒷면에 화면을 밝게 만드는 별도의 광원이 필요 없어서 종이처럼 얇은 두께로 만들 수 있고 휘어진 상태에서도 발광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 LCD TV보다 훨씬 진한 ‘리얼’ 블랙 색상을 구현할 수 있어 밤하늘의 별이나 오로라, 해저 같은 장면을 ‘리얼’하게 즐길 수 있다.

퀀텀닷 TV의 장점은 낮은 제조비용과 높은 색 재현율이다. 그러나 두껍고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올레드 TV는 가격은 퀀텀닷보다 비싸지만 두께가 얇고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가 장점이다.

현재 다른 업체들 모두 올레드 TV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만 퀀텀닷 제품을 밀고 있는 상황이다.

두 회사의 치열한 경쟁은 ‘IFA 2016’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 IFA에서 삼성전자는 퀀텀닷 SUHD TV를 LG전자는 올레드 TV를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 출처=삼성

삼성전자는 독일 신진 미디어 아티스트 4명과 ‘퀀텀닷의 기원’이란 주제로 초대형 미디어 아트를 선보인다. 65·78인치 퀀텀닷 SUHD TV 45대로 꾸민 갤러리는 국제 규격 축구장(110m×75m)과 맞먹는 규모다. 전시장에서 ‘브라운관-LCD-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OLED-퀀텀닷’으로 이어지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사를 관람할 수 있다.

LG전자는 전시장 입구에 55인치 올레드 사이니지 216장으로 제작한 올레드 터널을 만들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5520㎡의 규모로 너비 7.4m, 높이 5m, 길이는 15m다. LG전자는 ‘블랙에서 블랙으로’라는 주제로 오로라, 밤하늘의 별, 해저 등을 보여준다. 전시에 선보인 오로라는 아이슬란드 현지에서 초고화질 8K급 카메로 14대를 동원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 출처=LG

LG전자 관계자는 “올레드 터널에서 밤 하늘 영상을 본 관람객이라면 LG전자의 올레드와 다른 제품의 차이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 전시장에는 올레드 TV 갤러리를 조성했다. 얇고 가벼워 벽에 걸거나 매달기 쉬운 올레드의 특성을 살린 제품을 전시한다. 자연에 좀 더 가까운, 풍부한 명암의 그라데이션을 담는 영상 기술인 하이 다이내믹레인지(HDR) 영상도 다양한 규격으로 시연한다.

영국 BBC, 유럽방송연합과 협업해 세계 최초로 HLG 방송도 선보인다. HLG는 초당 24장인 영화보다 많은 초당 120장의 화면이 지나가는 영상이다. 영화보다 5배 정도 물체를 빠르고 선명하게 재현할 수 있다.

또한, 색 재현력을 높여 생생한 화질을 구현하는 슈퍼 울트라 HD TV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 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빛 반사를 줄여 더 선명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