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뭐든지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홀로 자리 잡고 성장하기엔 시장 트렌드는 너무 빨리 변한다. 이런 상황에서,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스타트업에게 상장사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는 지난 8월 31일 여의도 안진회계법인에서 열린 ‘제8회 상장사, 투자사, 스타트업 상생 매칭 컨퍼런스’에서 유석호 한국M&A센터 대표가 전한 생각이다.

상생 매칭 컨퍼런스는 건전한 M&A 생태계를 조성해 선순환 구조를 갖춘 M&A 시장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상장사 입장에서는 신규사업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또한,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며 우수 기업과의 제휴·협업 시에는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스타트업 역시 투자 유치 및 상장사와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도모할 수 있다.

유 대표는 상생 크라우드펀딩은 투자위험 낮추고 성공률 높일 수 있는 모델이라고 설명한다. 매칭된 스타트업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낼 경우, 상장사는 스타트업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인수를 할 수 있다. 투자와 M&A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M&A센터와 딜로이트 안진은 M&A전문가, 투자금융전문변호사, 회계사, 세무사로 자문단을 구성했다. 특히 만 개의 스타트업 중 100개 스타트업을 엄선해 진행했다. 행사 명칭도 ‘상장사 VS 스타트업 100대 100 매칭 컨퍼런스’다.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삼성, LG, 포스코 등 60여 곳이 넘는 상장사와 개인 투자자들이 참석했다. 주체측의 당초 예상 인원인 150명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참가해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다.

주요 행사인 IR은 파력발전 전문기업 ‘인진’, 포장 기술 제조업체 ‘선양’, 아동 헬스케어 O2O 플랫폼 ‘아우라’, 반려동물 O2O 헬스케어 커머스 ‘펫박스’, 형동태적 심혈관 건상 상태 확인 가능한 맥파 분석기술을 개발한 ‘대요메디’ 등 총 12개의 스타트업이 각각 10분씩 진행했다.

먼저 선양이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포장 시장을 노리는 야심만만한 기업으로 보였다. 1980년 한업인쇄 설립을 시작으로 사업을 개시한 선양은 지난 1990년 제27회 수출의 날 100만불탑 수상, 연간 매출액 100억 달성 이후 2016년 폴리프로필렌 융합 /페트 트레이의 실릴구조를 갖는 필름구조 특허출원으로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튼실한 중견업체로 자리잡으며 기술기업의 입지를 다진 분위기다.

아우라는 ICT 기술을 바탕으로 청소년의 성장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체육학을 전공한 성제혁 대표의 노하우와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정교한 성장 방법론을 제공, 해당 영역에서는 굳건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맞춤형 건강 생체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이를 연계한 오프라인 사업, 건강관리 및 콘텐츠 개발 사업에 다수의 BM 연계사업도 공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 국가연구개발 우수과제에 선정됐으며 아우라 건강관리 프로그램 오프라인 회원 2만여명 확대의 결실을 맺었다. 올해에는 10억 원 규모의 미래창조과학부 지원 상용화과제에 선정됐으며 오프라인 회원 3만여명, 학부모포함 6만여명 확대를 이뤘다. 조만간 DB기반 연계 사업전개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인진은 순수 우리 기술로 상용화한 첫 번째 파력발전이라는 슬로건으로 신선한 충격을 보여줬다. 풍력이나 태양광보다 더 지속적이고 예측성이 뛰어난 파력을 상용화의 단계까지 끌어올린 기업으로 여겨진다. 현재 영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영국법인의 책임자로 전 에너지부 장관을 영입한 상태다. 획기적인 기술력으로 파력의 가능성을 현실의 단계로 끌어올린 지점이 눈길을 끈다.

펫박스는 반려동물 O2O 헬스케어 커머스다. 급성장한 반려동물 시장을 노리고 있으며 맞춤형 먹거리 및 다양한 헬스케어 기술력을 보유한 곳이다. 시장 자체가 워낙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모바일과 O2O의 가능성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데이터베이스 및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적 측면에서 선명한 로드맵을 보여준 지점도 눈길을 끈다.

대요메디는 사람 중심의 의료 서비스 기업을 표방한다. 병원영업 전국 지역별 대리점 체계 구축(5~8개 조직)과 한의용 보급형 모델 적용을 통한 시장확대 등 시장진입 및 확대를 위해 의료의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첨단 의료기기를 바탕으로 그 이상의 '케어 서비스 솔루션'을 구축하겠다는 야심을 보여줬다.

베인스도 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 기존 관광에서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선불교통카드인 고고씽카드가 서비스의 핵심이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손쉽게 우리나라를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불교통카드로 해석할 수 있다. 더불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세븐일레븐 및 주요 편의점과 롯데리아, 엔제리너스커피,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자연별곡 등 다양한 연결 인프라를 자랑해 눈길을 끈다.

브리치는 '분위기를 파는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서울의 트렌디한 옷가게를 온라인으로 가져온 컨셉이다. 트렌드 유명 거리를 통째로 모바일에 이식하는 브리치는 상품의 가격과 차별점에 주목해 적절한 데이터베이스를 전략으로 삼아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초기 가로수 길 트렌드에 집중했으나 이제는 홍대 및 압구정 등 다양한 트렌드를 모바일로 연결하는 중이다.

아센코리아는 고정밀 GPS 기업이다. 지난 3월 1㎝급과 50㎝급 고정밀 GNSS수신기를 새롭게 개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2명의 소수정예로 꾸려진 기업이며 해군 잠수함 전력화 사업 수주 개발, 현대 자동차 차량위치 측정 시스템 개발, 삼성전자 AGV 측위장치 및 MBC 정밀 GNSS 개발 등을 통해 업계에서는 강력한 기술기업으로 정평이 났다. 고정밀 GPS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아센코리아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나라소프트는 온라인교육용 소프트웨어(스마트캠퍼스), 스크린체육용 소프트웨어(스크린골프, 테니스, 축구, 볼링 등 15종), 스크린문화용 소프트웨어(스크린노래, 연주, 영화, 영상저작물감상), 융복합복지용 소프트웨어(교육, 체육, 문화 융복합 스크린 솔루션) 등이 포트폴리오다. 국내특허 등록 5건, 특허 출헌 10건, 프로그램 저작권 등록 15건 등 이미 '경지'에 오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티그리스는 소셜 인트라넷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B2B적 관점에서 소셜 업무 협력을 지원하며 관련 인프라를 탄탄하게 제공하는 기업으로 인지도가 있다. 사내 메신저와 인트라넷을 하나의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며, 조만간 새로운 버전이 등장할 예정이다. 기기에 상관없이 한 화면에서 소셜, 인트라넷 등 모든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업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HB이노베이션은 얼굴인식 기반 소비자 노출측정 및 양방향 광고 솔루션을 제공한다. 얼굴 인식률에 있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상태며 제품 노출효과를 면밀히 분석해 이를 실제 상거래 행위에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드로이드 및 임베디드 기기 양산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대형마트 및 일본에서 실제 운용되고 있다. 고객의 얼굴을 인식해 노출도를 분석하는 획기적 방법론이다.

위버스는 이용자와 관광버스를 연결하는 O2O 서비스다. 전국관광버스 공차 정보를 공유해 이를 콘트롤한다  9월 출시하는 고객용 앱은 통학 통근 버스, 수학여행, 학원셔틀, 산악회, 여행사 공항입출국 운행 등 다양한 고객 수요를 겨냥할 전망이다. 전국의 관광버스 정보를 수집, 이를 O2O적 관점에서 배분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을 가능하게 만드는 서비스다.

한편 본 컨퍼런스에서 IR 자격을 부여받은 스타트업은 딜로이트안진이 직접 방문해 내부 평가제도에 의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상위권 스타트업들로 구성됐다. 컨퍼런스 당일 IR을 진행하지 않는 나머지 88개의 스타트업도 한국M&A센터의 홈페이지를 통해 상장사와 매칭을 할 수 있다.

다음 상생 매칭 컨퍼런스는 9월 22일에 진행된다. 주로 미용, 건강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처럼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저마다 미래가 기대되는 혁신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들 중에는 유대표의 말처럼 미래의 우버와 에어비앤비가 숨어 있을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