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삼성 QM6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SM6를 처음 선보일 당시(2016년 1월)에는 폭설이 내렸는데, QM6를 소개하는 날에는 폭우가 내리네요.”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의 목소리다. 르노삼성은 8월31일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플랫폼-L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에 QM6의 특장점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9월2일 국내 시장 공식 출시를 앞두고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을 선언한 것이다.

새벽부터 거세게 내린 빗줄기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사진 촬영을 위해 야외에 세워둔 QM6 두 대는 외롭게 비바람과 맞섰다. 자칫 행사를 망칠 위기. 이 같은 상황에도 르노삼성 관계자들의 표정에서는 당황하는 기색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신 자신감이 묻어 나왔다. 올해 초 SM6를 처음 선보이는 자리에서 몰려온 ‘눈보라’가 흥행 돌풍으로 이어졌던 경험 탓일까. 르노삼성은 폭우 속에서 자신들의 ‘필승 카드’를 멋지게 꺼내들었다.

▲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SM6가 시작하고 QM6가 완성시킨다”

르노삼성은 프리미엄 글로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QM6를 9월2일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한다. 이 차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공용 플랫폼이 적용된 QM5의 풀체인지 후속 모델이다. 3년6개월 동안 약 3800억원의 개발 비용이 투입됐다. 르노삼성 중앙연구소가 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디자인·부품 등 개발업무를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전세계 80여개국의 수출 모델도 부산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현장에서 만난 박동훈 사장은 한껏 기대에 찬 목소리로 첫 인사를 건넸다. 박 사장은 “QM6는 2016 부산모터쇼를 통해 국내에 공개된 이후 많은 분들에게 관심을 끌어왔다”며 “사전 계약 첫날 2000대를 판매하더니 이날까지 5500여대의 계약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SUV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지만 그에 비해 선택의 폭은 굉장히 좁았다. 특히 중형 SUV의 경우 두 개 모델이 전체 판매의 9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라며 “고객들에게 최적의 대안을 제공하겠다는 생각으로 QM6를 준비했다. 앞으로 QM6만의 차별화를 위해 힘을 다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어 “이 차는 무늬만 SUV가 아니다”며 “4륜 구동 쪽에 포커스를 맞춰 진짜 SUV 감성을 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르노삼성 QM6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박 사장은 “금년 초 SM6 판매 목표를 5만대로 세웠었다. 하지만 이미 6개월만에 3만7000여대가 팔려 연말 목표를 6만대로 상향했다”며 “QM6 역시 초기 반응이 좋아 목표치를 월 5000대 정도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연산 30만대 수준인 부산 공장은 현재 완전히 풀가동 되고 있다. 올해 25만대 가량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초 회사의 심정에 대해 얘기하며 절치부심(切齒腐心), 권토중래(捲土重來) 라는 말을 썼는데, SM6를 통해 이를 시작했고 QM6는 이를 완성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 시장 강타한 르노삼성 열풍

르노삼성이 올해 초 출시한 SM6는 국내 시장에 중형 세단 열풍을 불러오며 큰 인기를 누렸다. 이에 회사는 판매망을 정비하고 영업 일선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새 시대’를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해왔다.

▲ 신문철 르노삼성 영업본부장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이날 QM6 설명회 자리에 참석한 신문철 르노삼성 영업본부장(상무)은 “약 3년 전 르노삼성이 어려웠던 시기에 영업담당 인력은 1600여명에 불과했다”며 “박동훈 사장이 오면서 그해 1800명, 2015년 2100명, 현재 2300명까지 꾸준히 인원이 충원됐다”고 언급했다.

신 본부장은 “여기에 QM6도 크게 성공할 것으로 예상돼 한껏 고무된 상황”이라며 “사전계약 건수만 따지만 SM6보다 QM6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QM6의 판매 전략을 설명하며 “QM6의 이전 모델인 QM5에 대해 면밀히 분석했다. QM5는 사내 영업 담당들의 주행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차이고 동시에 정비 직원들이 뽑은 품질 만족도 최고의 차였다”며 “대신 단점도 명확했다. 뒷좌석 공간이 좁았고 유럽 특유의 실용성을 강조하면서 디자인에 특징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 르노삼성 QM6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이어 “QM6는 이 같은 단점 극복을 위해 고객의 소리를 모아 단점들을 개선했다”며 “파워트레인은 닛산, 디자인은 르노에서 가져오고 뒷좌석 공간을 넓혀 QM5의 강점은 계승하고 약점을 보완한 최고의 상품으로 탄생시켰다”고 말했다.

“경쟁차 압도···가격·품질로 승부한다”

르노삼성은 QM6의 상품성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미 SM6라는 ‘스타플레이어’가 회사를 든든히 지탱하고 있는 상황. 업체 측은 ‘스타플레이어 하나만으로는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르노삼성이 택한 것은 철저한 시장 분석과 제품 품질력 강화 전략이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생각이 바탕이 됐다.

방실 르노삼성 마케팅 담당 이사는 “르노삼성은 2000년 출범(1만2000대) 이후 2010년 15만6000대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후 판매가 급감하며 2015년 8만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올해 SM6로 분위기가 반전됐지만 장기적으로 회사 성공의 모멘텀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QM6가 될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 르노삼성 QM6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방 이사는 “르노삼성은 국내 SUV 시장에 대한 트렌드 변화를 읽고 4년 전부터 모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며 “지금은 분명 SUV 전성시대다. QM3가 포함된 B세그먼트의 경우 세단을 아예 장악해버릴 정도로 성장했고 C세그먼트도 세단과 SUV가 비슷하게 팔릴 정도”라고 분석했다.

이어 “QM6 등이 포함된 D세그먼트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30% 점유율 넘는 치열한 시장이다. 세단·SUV 모두 인기가 많다”며 “무작정 SUV를 출시한다고 성공할 수는 없었다. 성공 방정식을 수립하고 면밀한 검토 끝에 QM6를 내놨다”고 밝혔다.

그는 QM6를 과감하게 경쟁 차종들과 비교하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판매 거점은 경쟁사에 비해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8월 현재 르노삼성은 235개의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820여개, 기아차는 720여개의 매장을 열고 있다. 영업인력 역시 2300여명으로 현대차(1만560여명)에 비해 규모가 작다. 지난해 기준 르노삼성의 광고비는 현대차가 집행한 것의 약 35% 수준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 방실 르노삼성 마케팅담당 이사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방 이사는 이와 관련 “르노삼성이 국내에서는 점유율이 낮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갈고 닦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며 “‘기존의 틀은 깬다’는 방식으로 시장에 접근해 싼타페, 쏘렌토는 물론 폭스바겐 티구안 등과도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QM6는) 일부 트림의 경우 QM5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내렸다”며 “옵션을 모두 선택해도 선루프와 내비게이션이 빠진 티구안과 비슷할 정도로 높은 가격 경쟁력을 지녔다”고 자신했다.

이어 “수입 SUV의 경우 4륜 모델 비율이 95%에 이르지만 국산의 경우 25%에 불과하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는 4륜구동에 강점을 지닌 QM6를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려 한다”며 “4륜 옵션을 2륜과 가격 편차를 낮춰 설계하고 289mm에 이르는 뒷좌석 레그룸 등을 갖춰 판매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시장에 오는 9월2일 출시되는 QM6는 해외 시장에 ‘뉴 꼴레오스’라는 이름으로 수출될 예정이다. 2016년 5월부터 부산 공장에서 수출차 양산을 시작했다.

▲ 르노삼성 QM6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Q&A] "QM6 국내 판매에 매진할 것"

아래는 이날 QM6 제품 설명회 자리에서 진행된 질의응답 내용 전문. 답변에는 박동훈 사장, 신문철 영업본부장(상무), 방실 마케팅담당 이사, 최용석 QM6 차량개발 총괄 이사, 윤희석 QM6 프로젝트 총괄 부장, 권의용 르노 글로벌 상품기획 부장, 성주완 QM6 디자인 프로젝트 리더 부장 등이 나섰다.

Q. QM6 차별화 요소 중 4륜구동 시스템에 대해 많이 언급했어. 추후 시장에 차가 출시되면 가격차이 때문에 2륜으로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 그런 점에 대비한 마케팅 전략 있는지.

A. (방실 이사) 4륜구동에 대한 선호 높이기 위한 첫 번째 전략은 가격. 4륜 구동 선택 옵션이 타사 대비 40만원 낮음. 170만원으로 2륜과 4륜 구분하고 있어. 5년간 차량 금약을 납입할 경우 매월 들어가는 돈은 3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 지속적으로 험로나 빗길·눈길 주행 안정성 등 보여줄 수 있는 활동 기획할 것.

Q. 디자인 반응이 좋다. 하지만 SM6와 다른 게 없다는 지적도 있다. 차별화되는 점이 없다는 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프론트 휀더 쪽에 크롬 장식이 있던데, 굳이 넣은 이유는.

A. (성주완 부장) 실제 QM6 디자인 론칭하면서 많이 고민한 내용. 개성을 살리느냐 패밀리룩을 따라가느냐 고심. SM6 디자인이 완성될 단계에 QM6 디자인 개발을 시작. 당시 내부적으로 SM6의 디자인에 확고한 자신이감 있었음. 르노 본사에서도 QM6는 SM6 따라가는 게 좋겠다고 의견.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사실 아예 다른 디자인을 하는 게 더 쉽지만 결국 QM6를 만들며 SM6의 SUV 버전을 만들자는 모토를 가지게 됐어.

QM6는 SUV의 풍채 등을 강조하면서 수직적으로 볼륨감을 지닌 것이 특징. 휀더 부분도 경계를 명확하게 해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해 크롬 장식 추가. 지루해지는 부분 없애기 위한 조치. 차체가 뚱뚱해 보이지 않는 효과와 동시에 수평라인도 안정화해주는 역할을 기대.

▲ 31일 QM6 제품 설명회가 끝난 후 간단한 Q&A 시간이 진행됐다. 왼쪽부터 이정국 홍보팀장, 윤희석 QM6 프로젝트 총괄 부장, 최용성 QM6 차량개발총괄 이사, 신문철 영업본부장, 박동훈 사장, 방실 마케팅담당 이사, 권의용 르노 글로벌 상품기획 부장, 성주완 QM6 디자인 프로젝트 부장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Q. 르노삼성의 경우 일부 수입차 업체처럼 트림 전략을 아예 새롭게 할 생각은 없는지. 국내 업체들의 경우 내가 원하지 않는 옵션을 패키지로 억지로 골라야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에서 획기적인 시도를 해보는 건 어떨지.

A. (방실 이사) 도전은 하나씩 천천히 해나갈 것. 옵션 구성에 대한 부분은 신차 출시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 기본사양에 어떤 옵션을 넣고 트림에 따라 구성을 어떻게 할지가 가장 어려운 숙제. 이번에 가장 주안점 둔 부분은 소비자들이 어떤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최대한 많은 혜택을 가져갈 수 있게 한 것. 다음 모델 출시 시 트림에 대한 새로운 도전 고려할 계획.

Q. 수출 관련 5월부터 꼴레로스 양산 시작한 상황. 앞으로 어느 정도 계획이 있고 현재까지 어떤 성과 있는지. 현재 공장이 풀가동되고 있는데 부산공장 확장 계획 있는지.

A. (박동훈 사장) 꼴레오스 수출은 초기단계. 특별한 내용은 없어. 부산공장은 2교대로 풀가동 중. 이미 공장을 가동하는 데 필요한 효율 등은 포화상태지만 아직 확장 계획까지는 생각 없음. 인력 충원 등 아직 남은 요소가 있음. 일단 QM6 국내 판매에 매진할 방침.

(윤희석 부장) 현재 생산 계획 상 수출은 월 만여대로 잡혀 있음. 내년부터는 유럽에도 수출 시작. 월간 세일즈 안정되는 시점에는 월 4~5만여대 수출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Q. SM6의 SUV버전이라고 설명했는데,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선택했다. SM6와 다른 서스펜션 택한 이유는. 또 SM6는 초기에 예약 물량 많았지만 일부 부품 확보가 안돼 생산 늦어진 전례 있어. QM6는 같은 실수 안할 자신 있는지.

A. (박동훈 사장) 그 차에 최적화된 서스펜션을 가져가는 게 기본적인 생각. QM6에 가장 어울리는 서스펜션을 골랐을 뿐. 부품조달 문제의 경우 이 자리를 빌어 SM6 늦게 받으신 분들께 사과. 한 번 한 실수를 되풀이할 수는 없어. QM6는 이미 두달여 전부터 절품이 예상되는 부품에 특별 관리에 들어갔음.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등과 꾸준히 소통하며 문제점 미리 파악하며 준비.

(최용석 이사) SM6 후륜 서스펜션은 연비 개선이 포커스. QM6는 얼라이언스 플랫폼을 가져다 쓴다는 관점도 있지만 SUV는 기본적으로 4륜구동이 있기 때문에 토션빔 한 가지로는 2륜과 4륜 두 가지를 만족시킬 수 없어. 이에 모든 SUV는 멀티링크 타입 서스펜션 선택하고 있음.

▲ 르노삼성 QM6 / 출처 = 르노삼성자동차

Q. 지난해 르노삼성 최대 영업이익 올렸는데, 올해 내부적으로 예상하는 매출이나 영업이익 수치가 있는지.

A. (박동훈 사장) 아직 매출이나 영업이익 얘기할 단계는 아님. 자동차를 판매하는 회사인 만큼 몇 대 판매하는지가 지금 우리에게는 중요. 작년 8만대 간신히 넘겼는데 금년에는 11만대 안정적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어. 궁극적인 목표는 내수 시장 3위. 이를 위해서는 SM6와 QM6 정착이 절실. 빠른 시일 내 SM6 월 6000대, QM6 월 5000대 이상을 정착시켜 내공을 다져나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