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기술의 발전이 교육 패러다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영국, 핀란드, 호주 등에서는 유치원부터 코딩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을 정도다.

코딩교육에 관한 관심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7월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무회의에서 ‘SW 중심사회를 위한 인재 양성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2018년부터는 한국의 초·중학교에서 SW를 의무적으로 배운다. ‘코딩’이 정규과목으로 책정된다는 뜻. 대학에도 실무 중심의 SW 교육으로 개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코딩(Coding)은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컴퓨터에 명령을 내려 프로그램을 만드는 행위다. 프로그래밍이라고도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 명령어를 코드(Code)라고 하는데 이 코드를 입력하는 행위가 코딩이다. 미술에 빗대면, 코딩은 하얀 캔버스에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C, C++, C#, 자바, 파이선 등과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가 사용되는데, 이러한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우는 게 코딩 교육이다. 코딩은 우리 주변에서 스마트폰, 자동차, 의료산업, 우주산업 등 실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교육이 SW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창의적 사고를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왜, 코딩을 배워야 할까?

▲ 출처=위키미디어

올해 3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총 40억 달러를 투자해 ‘모두를 위한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 for All)’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디지털 경제에 능동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여학생과 소수계층을 중심으로 향후 3년간 유치원생부터 고교생까지 모두 컴퓨터 과학을 배울 수 있게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애플 스티브잡스도 "모든 사람이 코딩을 배워야 한다. 코딩은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고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어렸을 때부터 코딩을 배우면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 그리고 논리력을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코딩 교육에서 중요한 것이 ‘컴퓨팅적 사고(CT, Computational Thinking)’다. 컴퓨팅적 사고란 지넷 윙(Jeannette M. Wing) MS연구소 부사장이 2006년 발표한 논문에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컴퓨터 과학의 이론, 기술, 도구를 활용해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방식을 의미한다.

지넷 윙 MS연구소 부사장이 설명하기를, 컴퓨터 과학자들이 사고하는 방식이 바로 컴퓨팅적 사고다. 컴퓨터 과학자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문제를 추상화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논리적인 절차를 만든다. 그것을 알고리즘이라 부르는데, 알고리즘을 이해하고 자기가 처한 문제에 기존 알고리즘을 대입해보거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능력이 컴퓨팅적 사고의 핵심이다.

이는 코딩 교육의 목표가 단순한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 스스로 창의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갖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코딩 교육=창의적 교육'이라는 등식이 100% 진리인 것은 아니다. 특히 국내 교육의 특성상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 입시를 위한 교육으로 여겨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새로운 투자 기회, 에듀테크

교육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새로운 기술 영역이 떠오르고 있다. 바로 ‘에듀테크(Edutech)’다. 에듀테크는 education과 technology를 합한 말로, 교육에 ICT를 접목해 좀 더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교육과 기술을 결합한 산업을 말한다.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6'에서 '올해를 이끌 미래 기술 12가지' 중 하나로 에듀테크가 선정됐다. 영국 런던의 창업 지원 기관 '런던 앤드 파트너스'는 영국 에듀테크 시장 규모는 현재 175억 파운드(약 29조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2020년까지 300억 파운드로 키울 계획이다. 미국의 에듀테크 산업 규모도 100억 달러(약 12조 원)에 달한다.

외국보다 한국의 에듀테크 시장은 아직 작은 편이다. 이제 막 시장이 크고 있는 단계로 다양한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에듀테크 시장은 2005년부터 10년간 119% 성장했다.

▲ 런던에 있는 에듀테크 회사들. 출처=에드테크UK

다양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

최초의 어린이용 컴퓨터 코딩 프로그램은 과학자 시모어 페퍼트가 1968년 만든 ‘로고(Logo)’다. 페퍼트는 프로그래밍은 자신의 생각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way to think about their own thinking)을 배우는 효과적인 학습법이라고 주장했다. 즉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준다는 말이다. 로고는 장난감 로봇 거북을 컴퓨터로 원격 조종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동시키고 싶은 방향, 각도, 거리 등을 정하는 단순한 명령 코드를 순서대로 나열하면 로봇 거북이 그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놀이 같은 프로그램이다.

로고 이후로 오늘날에는 다양한 코딩 교육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인기 있는 온라인 무료 코딩교육 사이트 몇 가지를 소개한다.

스크래치(scratch)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가 어린이 교육용 컴퓨터 언어 프로그램이다. 마치 레고 블록을 맞추는 것처럼 명령어들을 마우스로 끌어다 놓는 방식으로 나열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할 수도 있고 서로 수정도 가능하다. 스크래치의 마스코트인 ‘스크래치캣’이 등장하는 것도 특징이다.

▲ 출처=스크래치

코드닷오알지(code.org) 

미국 비영리 교육단체가 만든 사이트로 ‘모든 학생은 컴퓨터를 배울 기회가 있어야 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하루 한 시간씩 코딩을 익히자는 취지의 ‘아워 오브 코드’ (Hour Of Code)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코딩에 대한 정의와 프로그래밍 방법 등을 동영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이 쉽게 코딩의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자신만의 ‘스타워즈’ 게임을 만들거나, ‘겨울왕국’ 캐릭터를 활용하기 등 아이들의 흥미를 끌 만한 요소가 많다.

▲ 출처=코드닷오알지

엔트리(play-entry.org) 

2013년 카이스트 학생들이 만든 온라인 교육 플랫폼으로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배우고 창작물을 만들 수 있다. 코드닷오알지가 ‘게임’, 스크래치가 ‘창작’에 특화됐다면 엔트리는 학교 수업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교육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엔트리교육연구소는 지난 6월 네이버에 인수된 후 비영리 소프트웨어 교육 전문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엔트리가 만든 자료는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되어 있으며, 저작자를 표시하면 영리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 출처=엔트리

주니어 SW(koreasw.org)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경인교대 미래인재연구소가 공동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주니어 SW교육 사이트. 스크래치(프로그래밍 언어)와 아두이노(마이크로 보드의 일종)를 활용한 SW 교육과정을 무료로 제공한다.

▲ 출처=주니어SW

소프트웨어야 놀자 (http://www.playsw.or.kr)

네이버가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교육 사이트다. 2013년부터 학생들을 비롯해 교사, 학부모까지 누구나 쉽게 소프트웨어를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덧셈 로봇 만들기, 전자피아노 만들기, 두더지 게임 만들기, 로봇 청소기 움직이기 등 흥미로운 미션이 많다.

▲ 출처=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