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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와 발표가 일상인 회사원은 한둘이 아니다. 누군가 발표를 준비할 때쯤 반복되는 장면 하나가 있다. 문제는 ‘연결’이다. 노트북이나 태블릿에 있는 발표 자료를 대형 디스플레이로 함께 보려고 하면 연결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요즘 많이 사용되는 울트라북에 그 흔한 디스플레이 출력 단자가 없어 당황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가도 연결 문제에서 벗어나긴 쉽지 않다. 가족들과 거실 TV로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이나 영상을 함께 보려고 해도 연결 방법이 쉽지만은 않다. 영화 하나를 보려고 해도 일일이 파일 형식을 변환해 USB에 담는 귀찮은 일을 기꺼이 견뎌내야만 한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내 손 안의 멀티스크린 만능 툴

마이크로소프트(MS) 무선 디스플레이 어댑터로 해결 가능한 문제들이다. 올해 6월 2세대 제품이 나왔다. 모바일 기기의 작은 화면을 무선으로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출력해주는 도구다. 스마트폰·태블릿·노트북 화면을 대형 TV·모니터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미라캐스트 기술을 지원하는 모든 무선 기기와 연결 가능하다. 멀티스크린 환경을 실현해주는 셈이다. 1080p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풀 HD 해상도를 지원한다. 별로 전원이나 인터넷 연결도 필요 없다.

핵심은 ‘무선’이다. 구글은 2013년 크롬캐스트를 발표하며 무선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였다. 이후 유사한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속속 나왔는데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유선 연결 방식과 비교하면 간편했지만 품질이 떨어졌다. 화질이 떨어졌고, 화면 지연이 발생했으며, 끊김 현상도 빈번했다. 하지만 몇 년 사이에 관련 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MS 무선 디스플레이 어댑터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화질은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고, 지연 시간 없이 실시간 화면 전송을 구현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저가 무선 디스플레이 어댑터로는 맛볼 수 없는 사용 경험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2014년 출시된 1세대 제품과도 제법 차이가 난다. 휴대성이 강조된 제품인 만큼 크기는 줄어들고 무게가 가벼워지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본체는 육안으로 보면 절반 크기로 줄어들었다. 케이블 길이도 줄어들었는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추가 연결 케이블도 기본 구성품으로 넣었다. TV나 모니터가 슬림해지고 있는 추세를 따라가는 듯하다. 성능도 개선됐다. 1세대 제품보다 반응 속도가 빠르다. 화면 전송에 따른 지연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 ‘리얼 타임’을 구현해냈다. 다만 두 제품이 기능은 동일하다.

호환 문제만 고려하면 너도나도 유용한

너도나도 유용하게 사용 가능한 제품이다. 먼저 발표를 자주 해야 하는 회사원이나 학생. 이 제품을 휴대하고 다니면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한 연결로 식은땀 흘릴 일을 줄일 수 있다. 모바일 기기로 동영상을 자주 즐기는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출·퇴근길이나 잠 들기 직전에 주로 영상을 즐긴다고 하더라도 가끔은 큰 화면으로 영상을 보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다. 무선 디스플레이 어댑터만 있으면 번거롭지 않게 다양한 스크린 환경에서 영상을 볼 수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마지막으로 모바일게임을 대화면으로 즐기는 일도 가능해진다. 마치 비디오게임을 하는 느낌을 받는 게 가능하다. 이 제품엔 또 하나 숨겨진 기능이 있다. 화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미러링 모드’ 말고 ‘확장 모드’도 지원한다. 추가 모니터를 연결한 것처럼 화면을 넓혀주는 기능이다. 노트북 한 편에서는 문서 작업을 하면서, 다른 한 편에 영상을 띄워 다른 이에게 보여주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모든 이들에게 무선 디스플레이 어댑터를 추천해줄 수는 없다. 호환성 문제 때문이다. 일단 애플 제품과는 연결이 어렵다. 애플이 독자적인 무선 전송 기술인 에어플레이(AirPlay) 기능을 지원하는 탓이다. 윈도 구버전이나 안드로이드 기기 역시 호환에 제약이 있으니 OS 버전별 호환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 1세대 제품과 달리 제품 패키지에 윈도 8.1과 10 기기만을 표기해놓은 이유도 다르지 않다. 그러니 무작정 이 제품을 구입했다가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출처=마이크로소프트

간단한 연결, 게임 유저는 '일단 고민'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패키지를 개봉해보면 길이가 10cm가량 되는 스틱형 본체를 확인할 수 있다. 가운데 캡에 2개의 포트가 연결된 식이다. 제품을 휴대할 때는 이 상태로 그대로 가지고 다니면 된다. 사용할 때는 우선 캡에서 포트를 분리해야 한다. USB와 HDMI 포트를 화면 송출을 원하는 디스플레이 장치에 모두 연결하면 사용 준비가 끝난다. 별도 앱 설치 없이 화면을 전송하려는 모바일 기기에서 미라캐스트 기능을 활성화하면 연결된다. USB로 전원을 공급하는 방식이니 별도 전원 케이블도 필요하지 않다.

무선 제품이라고 하지만 커버리지는 확인해야 한다. 화면을 쏴주는 제품과 디스플레이가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느면 연결이 안 된다는 얘기다. 2세대 제품은 6m가량의 커버리지를 보장한다. 1세대 제품과 비교하면 다소 줄었다. 다만 실제로 제품을 사용해보면 두 기기가 6m 이상 떨어진 위치, 심어지 7m 이상 떨어진 환경에서도 작동하는 것을 확인 가능하다. 6m라는 커버리지는 MS가 보장하는 사용 반경을 의미하는 셈이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노연주 기자

가격은 공식 판매가가 6만9000원이다. 간단한 기능을 제공하는 기기 치고는 비싸게 느껴질 수 있는 가격이다. 다른 무선 디스플레이 어댑터와 비교해봐도 결코 저렴하지가 않다. 다만 높은 품질을 고려하면 오히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갖췄다고 볼 수도 있겠다. 참고로 MS는 구매 후 1년까지 품질 보증 서비스를 제공한다. 저렴한 유사 제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믿음직한 모습이다.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큰 화면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 제품을 사려고 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MS는 “모든 콘텐츠를 프레임 저하나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고사양 게임을 구동할 경우 딜레이가 발생한다. 캐주얼이나 턴제 게임 같은 경우 무리가 없겠지만 상황에 실시간으로 반응해야 하는 게임은 즐기기 어렵다. FPS(1인칭 슈팅게임) 같은 경우 적을 발견하는 즉시 사살하는 게 중요한데 딜레이가 발생하는 환경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