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저성장이 장기화되고 있다. 올해까지 6년 연속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IMF는 향후에도 세계경제와 한국경제의 성장 속도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이에 ▲수출 경기 회복 노력▲가계소비 및 기업투자 유인 확대▲유동성 확대 정책 및 가계부채 관리▲R&D 투자 활동 지속과 부가가치창출 중심의 기업문화 확립 등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로화를 겪고 있는 한국경제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성장요인 분해를 통해 본 최근 한국경제의 특징’ 보고서를 발간하고 한국 경제가 조로화를 겪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경제발전 단계가 높은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이 세계 경제성장률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는 아직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가 채 되지 않는 중진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제 성장 둔화가 너무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 부진에 내수가 경제성장률을 막는 모양새

현대경제연구원이 경제성장률을 분해한 결과,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급감하는 가운데 그나마 내수 부문이 경제성장률 추가 하락을 방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중심 경제는 추세적으로 성장의 동인을 수출이 아닌 내수에서 확보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대체로 선진국 중 대규모 개방 경제인 미국, EU 등의 1인당 구매력과 시장 규모가 거대한 국가가 이에 포함된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한국의 최근 경제성장률을 내수와 수출로 분해할 경우, 과거에는 수출의 기여도가 절대적이었으나 최근에는 내수가 경제 성장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표면적으로는 한국 경제도 내수 중심의 경제 구조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수출침체의 장기화로 내수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공공부문 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민간부문

최근 공공부문이 직접적으로 성장에 기여하는 바는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민간 부문의 경제성장률은 2016년 1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1.7%로 전체 경제성장률 2.8%와 1%p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경기가 불황 국면에 위치할 경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정부지출 확대나 감세정책을 통해 민간수요의 침체를 보완하고 나아가 민간 수요를 유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공 수요의 확대가 민간 부문 수요를 진작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의존 경제

대내외 수요의 극심한 침체로 중앙은행이 저금리 정책을 펼치고 재정지출이 확대되면서 시중에 유동성이 급증했다. 이러한 확장적인 통화 및 재정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실물 경제의 건전한 회복이다. 그러나 유동성 증가율이 실물경제 성장 속도를 크게 넘어서고 있으며, 나아가 창출되는 신용이 산업과 기업 부문보다 가계대출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면서 경제 불안정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즉 실물 경제가 아닌 풍부한 유동성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경제 성장 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산업의 노화

경제성장을 산업구조적 관점에서 본다면 주력산업들의 노화와 리딩섹터가 존재하지 않는 역동성이 사라진 균형성장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상당수 제조업의 활동성이 약화되고 있으며 일부 제조업의 경우에는 산업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서비스업의 경우에도 성장성이 높은 업종은 공공행정국방과 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의 공공 섹터와 도소매음식숙박업 등의 저부가 업종에 성장력이 집중되고 있어 사업서비스 등 고부가 업종은 활동성이 미약한 상황이다. 나아가 ICT 산업 이후 새로운 리딩산업도 부상하지 못하면서 산업구조의 노화가 빠르게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된다.

비효율 심화

생산요소적 관점에서는 효율성과 생산성이 아닌 외형 중심의 경제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2%대 성장률이 고착화될 것이라는 우려에는 세계 경제의 불황보다는 경쟁력의 하락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인식이 존재한다. 만약 이러한 취약점이 개선되지 못 한다면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더라도 한국 경제는 여전히 불황을 보이는 경기 디커플링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생산요소중에서 TFP의 성장 기여도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최근 성장률 하락의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TFP(total factor productivity)란  총요소생산성을 말하며 노동 생산성뿐 아니라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본투자금액, 기술도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생산 효율성 수치다.

▲ 출처=현대경제연구원

 이 수치가 하락한다는 것은 선진국으로의 경제발전단계에 반드시 필요한 효율성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산업체력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고용장려정책으로 경제의 생산성은 크게 악화되고 있다. 취업자 1인당 실질GDP 증가율로 살펴보면 금융위기 이전(2001~07년) 3.4%에서 이후(2011~15년) 1.2%로 최근 경제성장률 하락의 상당 부분이 생산성 하락에 원인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총체적 개혁 절실

이같은 한국경제의 조로화 현상을 막기 위해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대외 수요의 제약이라는 한계에도 불고하고 수출 경기 회복 노력 지속▲경제 활성화 정책이 민간 수요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계소비 및 기업투자 유인에 주력▲유동성 확대 정책을 지속하되 가계 쪽으로 집중되고 있는 부채 문제에 대한 관리 노력▲제조업 내 구조조정에 따른 산업공백기 방지와 서비스업 내 고부가 산업의 발전을 위한 새로운 산업구조 모델 정립▲실효적 R&D같은 투자 활동 지속과 부가가치창출 중심의 기업문화 확립 등을 통해 효율성과 생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