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CJ그룹

CJ그룹, 롯데면세점 등 국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이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전통적인 사회공헌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고 현지 학계와 언론계는 평가했다.

이 같은 선전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경영이 일부 기업에만 국한돼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세계시장 진출을 목표하는 기업에게는 필수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CJ ‘세상을 바꿀 혁신 기업’ 포춘 선정

CJ그룹은 지난 8월 25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선정하는 ‘세상을 바꿀 주목할 만한 혁신 기업’에 선정됐다.

포춘은 CJ그룹을 ‘작은 씨앗으로 고질적 가난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으로 소개했다.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이 새마을 운동을 해외에 적용하는 활동을 통해 가난에 허덕이던 베트남 닌투언성의 작은 마을에 경제적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선정 배경을 설명했다.

CJ그룹은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와 손잡고 지난 2014년부터 베트남에 170만달러(약 18억7000만원)를 투자해 고추를 계약 재배 하고 있다. 이 그룹사는 그간 주요 수입 농산물인 중국산 고추의 가격과 수급 불안전성 증가로 대체품을 찾고 있었다. 진화된 공적개발원조(ODA) 모델이 필요했던 코이카와 농촌개발 파트너가 절실했던 베트남 정부의 입장이 맞아 떨어져 고추 계약 재배사업이 착수됐다. 베트남 농가는 선진 농업기술을 익혀 소득을 올리고 CJ그룹은 해외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롯데면세점이 운영 중인 ‘언더스탠드에비뉴’도 최근 영국 옥스포드 경영대학원 연구집에 민관협력사업 성공사례로 등재됐다. 언더스탠드에비뉴는 롯데면세점이 서울시 성동구청, 비영리 단체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과 함께 관리하고 있는 취약계층 자립공간이다. 다문화 및 한부모 가정, 저소득 가정 청소년 등 사회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취업 교육을 제공하고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 사회적 기업가 및 지역 예술가 지원을 통해 대중에게 창조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언더스탠드에비뉴는 ‘CSR를 넘어 : 롯데면세점 언더스탠드에비뉴-민관협력사업’이라는 연구집에 소개됐다. 연구집은 성동구는 지역사회 인프라 및 강남과 강북을 잇는 관광벨트로서의 특성을 살렸고 롯데면세점은 국내외 마케팅 전략과 광고 등 무형의 자원을 지원하며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뤄냈다고 기술하고 있다. 지역 공동체 발전과 더불어 기업의 효율성까지 챙긴 셈이다.

▲ 출처=롯데면세점

일각에서는 소수 기업만 지속가능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을 뿐 국내 재계는 수년 째 답보 상태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사회적 책임 요구 따라가지 못해”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는 환경 등 지속가능성 측면을 반영한 글로벌 기업 평가 지수다. DJSI는 사회공헌과 기부를 위해 얼마를 지출했는지에 그치지 않는다. 기업이 어떤 전략에 따라 사회공헌을 실행했는지를 본다. 이로 인해 긍정적 효과를 달성했는지 조명한다.

‘DJSI월드’는 전 세계 약 2500개(시가총액 기준) 기업을 분석해 상위 10% 남짓을 편입시킨다. 아시아퍼시픽 지역 600대 기업을 조사해 상위 20%를 편입시키는 ‘DJSI아시아퍼시픽’과 국내 200대 기업 중 상위 30%가 편입되는 ‘DJSI코리아’도 있다. DJSI코리아는 지난 2008년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국가 단위 DJSI 지수로 한국생산성본부가 평가에 참여하고 있다.

‘2015~2016 DJSI’에서 LG전자, SK텔레콤 등 21개 국내 기업이 DJSI월드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DJSI에 편입된 국내 기업 수는 최근 3년간 정체돼 있다는 점이다. DJSI월드의 경우 지난 2013년부터 줄곧 21개사였다. DJSI아시아퍼시픽 편입 기업도 2013년 40개, 2014년과 2015년 각 41개로 큰 변화가 없다.

한국생산성본부 관계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세계시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은 글로벌 수준의 사회적 책임 이행은 목표가 아니라 숙명”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