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심상치 않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상반기 프리미엄 라인업인 갤럭시S7의 기록을 크게 상회하며 시장에서 순항하는 한편, 프리미엄과 패블릿, 스타일러스의 강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런 분위기로는 하반기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애플의 아이폰7(6SE)나 LG전자의 V20과의 전투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초기물량 공급이 불안하고 공공앱 선택탑재 및 호환성 문제, 나아가 외부적으로는 20% 요금할인에 따른 이통사 속앓이와 골목상권 대리점 이슈가 재점화되는 대목은 의미심장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는 상반기 큰 인기를 끌었던 갤럭시S7의 인기를 압도하고 있다. 예약판매에만 40만대가 몰려 갤럭시S7의 인기를 크게 뛰어 넘었으며 초기 4일 판매대수는 갤럭시S7의 2.5배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대부분 기기변동으로 가닥을 잡지만 예약판매 물량이 적게 잡힌 통신사의 경우 무리하게 반호이동으로 유인하는 경우가 있으나, 갤럭시노트7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갤럭시노트5와 비교해도 갤럭시노트7의 강세를 느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5는 월 160만대 생산됐으나 갤럭시노트7은 월 300만대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올해 2000만대 이상이 팔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부품 수급 등의 일정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까지 고무적인 흐름이 이어질 확률이 높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초기 물량공급에 애를 먹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24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늦어도 이달 말까지 물량을 모두 공급하겠다고 약속하기에 이르렀다. 6일부터 12일 예약자는 28일부터 29일까지, 13일부터 18일까지 예약자는 30일부터 31일까지 매장에서 갤럭시노트7을 수령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 출처=삼성전자

초기 물량을 예상하지 못한 패착이지만, 예상보다 시장의 인기가 뜨겁다는 쪽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온다. 인기 라인업인 블루코랄의 경우 사실상 찾아보지 못할 정도다. 해당 모델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품귀를 빚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갤럭시노트7의 인기비결은 다양하지만,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다. 먼저 프리미엄의 기본적인 가치를 충실히 지키는 한편 홍채인식과 같은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투트랙 전략이다. 갤럭시S7은 LG G5 등이 사용자 경험의 무리한 확대를 전개시키는 상황에서 '별다른 혁신이 없다'는 혹평에 시달린 바 있다.

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프리미엄 전략을 강하게 피력해 성공했으며 상반기 25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바람을 일으켰다. 갤럭시노트7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재연됐다는 평가다.

패블릿 스타일러스 스마트폰의 경쟁력도 눈길을 끈다. 패블릿의 원조인 삼성전자가 스타일러스 경쟁력을 놓치지 않고 꾸준히 끌어온 대목과,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업계의 트렌드를 바꿨다는 해석이다. 마지막으로 별다른 프리미엄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갤럭시노트7이 인기를 끌자 고동진 무선사업부장(사장)의 존재감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고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장 부사장에서 단 1년 만에 전격적으로 발탁된 케이스다. 신종균 사장이 갤럭시 브랜드를 크게 키워 나름의 성공을 이뤘으나 2014년부터 주춤하는 사이 일종의 구원투수로 나선 셈이다. 갤럭시노트7의 성공을 주도한 고 사장의 역할론에도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명실상부 삼성전자 갤럭시를 대표하는 인사로 우뚝 서게됐다는 후문이다.

▲ 출처=삼성전자

속앓이도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갤럭시노트7이지만 일말의 불안도 있다. 정부 공공앱 선택탑재 논란과 중국향 128GB 라인 출시에 따른 역차별, USB-C 채택에 따른 호환성 여부가 관심사다. 일단 정부 공공앱 선택탑재의 경우 상황을 봐야 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향 128GB 라인업 출시에 따른 역차별 논란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USB-C 타입에 대한 호환성 이슈는 미래를 생각하는 삼성전자의 복안과, 시장의 반응을 복합적으로 따져야 할 전망이다. '초기 물량 공급 불안에 따른 현장판매 분위기 살리기'도 관건이다.

갤럭시노트7이 잘 팔리고 있지만 속앓이를 하는 대표적인 곳이 바로 통신사다. 10명 중 7명이 보조금보다 20% 요금할인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6만원대 요금제 기준을 전제하면 보조금을 받는 것보다 20% 요금할인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이 선택약정을 선택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저가 요금제에도 보조금을 많이 책정하는 법안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통사 입장에서는 수익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로 여겨진다. 이는 보조금 상한제 폐지 담론에 있어서도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전망이다. 공시지원금은 제조사와 공동 부담해도 선택약정 할인액은 통신사 단독으로 부담하는 지점도 눈길을 끈다.

국내 스마트폰 유통구조의 불합리성에 따라 이통사가 운영하는 직영점이나 대형 대리점에만 물량이 쏠리고 군소 대리점에는 제대로 공급이 되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이는 단통법 이후 얼어붙은 골목 휴대폰 상권 논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군소 대리점의 경우 이통사에 배당된 물량을 다이렉트로 받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 출처=뽐뿌

마지막으로 갤럭시노트7 폭발 논란도 뇌관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A씨는 갤럭시노트7을 충전한 상태로 잠이 들었다가 기기가 스파크를 일으키는 바람에 잠에서 깼다. 갤럭시노트7을 수령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해당 디바이스를 수거해 보상하는 한편 원인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해프닝으로 가닥이 잡히지만, 추후 지켜봐야할 대목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