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에 있어서 자산 배분은 기본이다. 리스크 관리가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자산 배분 전략은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됐다. 투자 자산 배분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공통적으로는 수익률을 내는 것이 목적이다. 투자자의 성향을 차치하고 ‘수익률’에만 목표를 둔 ‘목표지향형’ 포트폴리오가 주목받는 이유다.

각 자산별 특성을 보라

수익률에 목표를 둔다고 하면 저금리일 때와 고금리일 때 투자 자산 구성은 다를 수밖에 없다. 과거 고금리 시대에는 채권·주식·대체자산 중 채권 비중이 높았다. 예를 들어 투자자가 12%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자율이 10%인 채권 비중을 80% 정도로 두고 주식·대체자산과 같은 위험자산 비중을 20%로 했을 때 12% 수익률을 달성하기는 쉽다. 채권이 10%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더라도 목표 수익률 달성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금리 시대가 아니다. 저금리 시대에 채권 이자율이 낮은 상황에서 채권이 여전히 주식·대체자산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채권 이자율이 5%로 줄어든다면 보장되는 수익률이 낮아지기 때문에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워진다.

국내에서 대체자산 구성은 대부분 원자재로 이루어지는데 원금 보장이 되지 않고 수익률 변동 폭이 크다는 점에서 원자재는 안전성 측면에서 채권·주식에 비해 위험한 자산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원금 보장 측면에서 채권이 주식·대체자산보다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수익률 측면에서는 달라졌다”며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에게는 채권이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다. 과거 대비 상대적으로 채권은 수익률 보장성이 낮아졌고 주식이나 원자재가 상대적으로 수익률 보장성은 올라간 셈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로 금리 시대에서 채권과 원자재를 비교하자면 채권이 원금 보장이 된다는 것을 제외하면 수익률 측면에서는 원자재가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수익을 목표로 하는 투자자라면 주식이나 원자재 등의 투자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과거와는 달라진 각 자산별 특성을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 다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각 자산을 비교했을 때 상대적 위험도나 수익률 보장성이 달라진 것일 뿐 주식이나 원자재가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 출처=신한금융투자

목표 지향형 모델 포트폴리오는?

신한금융투자는 평균분산 모형을 적용해 자산 배분 비중을 점차 확대해가는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자산군 비중으로는 위험 65%, 안전 35% 정도의 비율이 적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모델 포트폴리오에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은 10% 내외로 분석됐다.

포트폴리오는 분기별, 연간별로 리밸런싱이 필수다. 리밸런싱은 운용하는 자산의 편입 비중을 재조정하는 것을 말한다. 올해 3분기와 2016년 전체 포트폴리오를 비교하자면 자산 비중은 주식> 채권> 대체상품 순이지만 세부 자산 비중은 조금 다를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목표지향형 자산배분 전략은 3분기 포트폴리오 기준으로 국내 주식 30%, 해외 주식 25%, 국내 채권 10.8%, 해외채권 19%, 대체자산 12.8%, 현금 2.4%로 이뤄졌다. 해외주식은 미국(16.2%) 비중이 가장 크고 해외 채권은 선진국 국채(17.8%)를 중심으로 구성했다. 대체자산에서는 금을 6.3%로 가장 많은 비중을 두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비중은 3.7%, 헤지펀드는 2.4%로 구성했다.

연간 포트폴리오는 국내 주식 33.9%, 해외주식 27.7%, 국내 채권 7%, 해외채권 8.9%, 대체상품 18.9%, 현금 3.6% 비중을 제안했다. 3분기와 비교하면 국내 주식, 대체상품, 현금 비중을 늘렸다. 대체 상품에서는 금의 비중을 6.3%에서 8.3%로, 구리 비중은 0.3%에서 3.3%로 크게 늘었다.

▲ 사진=이코노믹리뷰

주식 시장, 한국·신흥국 주목

최근 주식 시장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신흥국이다. 영국의 브렉시트 투표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은 6% 이상 올랐고 한국, 중국, 동남아, 남미 시장을 중심으로 신흥국 시장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글로벌 유동성 역시 주식, 채권 모두 신흥국으로 몰리고 있다. 다만 글로벌 경제 이슈에 따라 선진국 대비 신흥국 시장이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각 국가별 상황을 잘 살펴야 한다.

6~8월 기간 이머징 증시는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외국인 주식 순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통화가치 강세 현상이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과 러시아 시장은 2013~2014년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기 때문에 아직까지 밸류에이션 부담은 크지 않다고 평가받는다. 이머징 주식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인 중국 증시는 6월 이후 3개월째 반등 추세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하반기에는 투자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가 예상되며 이에 따른 경기 하강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통화완화 가능성이 줄어들었고 정책 기대가 약해지고 있어서 당분간은 흐름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반기 주식시장 리스크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화 강세 재개 가능성을 꼽았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시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현재로서는 신흥국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 이후 국제 유동성 흐름이 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기준금리가 인상되더라도 올해 1월 수준의 급락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다. 미국 경기, 유가 등 경제지표가 1월보다는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달러화 강세는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유럽 경제 부진의 영향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신흥국 주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유로화의 상대적 약세에 따른 것이어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펀더멘털과 유동성 흐름에서 신흥국 시장에 유리하게 전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