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JT친애저축은행 등으로 대표되는 저축은행 업계가 중금리 대출 상품의 평균금리 낮추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도화된 고객신용평가 기술을 갖춘 저축은행일수록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평균금리 격차에 따라 시장 반응은 크게 나뉘지만 대부분 저축은행은 금리 인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기술력이 향후 중금리 시장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JT친애 중금리 대출, 최저 연 5.9%

JT친애저축은행은 이달 초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원더풀 슈퍼와우론’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최저 연 5.9%의 금리로 최대 1억원까지 대출 가능하다. 신용도 별로 최저 연 5.9%에서 최고 연 11.9%로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대출기간은 최장 72개월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상환방법은 원리금 균등 상환과 원금만기 일시 상환 중 선택할 수 있다. 나이스 신용평가 기준 신용등급 1~5등급 이내, 연소득 2600만원 이상인 만 20세 이상 직장인이라면 신청 가능하다.

아주저축은행도 지난 8월 23일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 ‘비타민’을 선보였다. 우량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비타민P’와 일반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비타민C’, 자영업자를 겨냥한 ‘비타민 B’로 분류된다. 비타민은 고객이 주택이나 차량, 연금보험 등 자산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대출한도가 늘어난다. 비타민 P의 경우 평균 금리가 약 14%대의 중금리로 운영된다.

저축은행 업계는 신용도에 따라 대출 금리를 차등화 하지 않은 채 고금리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평균 금리가 낮은 중금리 상품이 최근 연이어 출시되고 있는 배경이다. 금융소비자와 금융당국의 요청에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평균 금리가 낮은 상품일수록 긍정적인 시장반응을 얻고 있다.

8월 현재 저축은행들이 판매 중인 중금리 상품의 평균 금리는 천차만별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자료를 보면 SBI저축은행의 사이다가 10.11%로 가장 낮았다. IBK저축은행 ‘참좋은론’ 11.86%, 신한저축은행 ‘신한 허그론’ 13.6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한국투자저축은행 ‘살만한직장인대출’ 20.43%와 웰컴저축은행 ‘텐’ 17.92%는 중금리 상품 중 상대적으로 높은 평균 금리를 보였다. ‘살만한직장인대출’의 경우 ‘사이다’보다 평균 금리가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실제로 SBI저축은행의 사이다는 최근 대출 누적 금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출시 7개월 만에 이뤄낸 성과다. 이 상품은 개인신용등급별로 대출금리를 확정해 금융소비자들이 본인의 대출금리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나이스 기준 1등급 6.9%, 2등급 8%, 3등급 9%, 4등급 10%, 5등급 12%, 6등급 13.5% 등이다. 시중은행 대출이 거절되거나 한도가 부족한 소비자, 고금리 카드론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주요 대상이다.

“CSS 기술력 대출상품 질 좌우”

신한저축은행의 ‘신한 허그론’도 8월 23일 대출 누적 금액 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상품은 신한은행 창구에서 한도와 금리를 조회한 뒤 신한저축은행으로 대출을 연계해 주는 중금리 상품이다. 금리는 연 6.2∼16.5%이며 대출 한도는 3000만원이다. 상환은 최대 6년 이내에 분할 상환하는 구조다.

중금리 상품군 안에서 평균금리 차이가 크게 나는 까닭은 무엇일까. 업계 관계자들은 CSS의 기술력에 따라 대출상품의 질이 좌우된다고 입을 모은다. 무턱대고 평균금리가 낮은 상품을 출시하면 시장점유율은 높일 수 있지만 연체율도 함께 상승할 개연성이 크다. 자칫 팔수록 손해가 커질 수 있다. 리스크 관리 노하우가 뒷받침 돼야 평균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뜻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10년 넘게 자체 CSS 시스템에 축적된 방대한 고객 신용평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중금리 상품에 적합한, 한층 정교화된 CSS를 구축했다”며 “사이다의 연체율은 업계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사이다는 수익성이 높은 상품이 아니다”면서도 “중금리 시장의 규모가 앞으로 확장될 거라 판단, 시장 선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