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투자는 자산배분전략을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따라서 대안투자를 접할 때, 단순 특정 자산군에 관심을 두기보다 더 많은 자산을 접하고 비교를 통해 투자처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

투자대상이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에서 점차 대안투자로 옮겨가는 이유는 저성장·저금리 시대에 높은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안투자를 착각하는 경향도 있다. 예를 들면, 국내 주식에서 해외 주식으로 확대하는 경우다. 이를 ‘글로벌 투자’라 지칭하며 현 시대는 ‘오로지 해외’라고 구호를 외친다.

물론 해외 시장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투자자로서 옳은 판단이다. 그러나 ‘국내 주식 + 해외 주식’은 더 이상 분산투자 혹은 자산배분이라고 하지 않는다. 과거 대비 글로벌 주식 간 상관관계가 높아져 자산배분에 적합하지 않으며 오히려 주식에 집중 투자하는 격이다. 이는 주식뿐만 아니라 채권, 그리고 여타 투자대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국내주식+해외주식’ 등 특정자산의 지역별 조합을 무조건 자산배분전략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환율 때문이다.

▲ 출처:한국거래소

뉴욕증시에 상장된 A기업의 주식을 주당 100달러에 샀다고 하자. 이때, 원/달러 환율은 1100원이다. 그렇다면 A기업 주식 1주를 사기 위해서는 11만원의 자금이 투자된다. 이후 뉴욕증시 호조로 A기업의 주식이 주당 120달러로 올랐다면 20% 수익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뉴욕증시 상승은 위험자산 선호로 인해 약달러를 유도한다. 즉, 원/달러 환율의 하락한 만큼 원화로 환전 시 수익률을 갉아먹게 된다.

앞의 예에서 원/달러 환율이 1000원으로 하락했다고 가정하면 원화 환전 금액은 12만원, 즉 실제 수익률은 10%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

반면, 원화 대비 강세를 보이는 통화의 주식에 투자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이때는 주식차익 뿐만 아니라 환차익도 동시에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글로벌 투자가 기본이라 한다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향후 각국의 환율전망이다. 이후 지역별 자산군 등을 비교해 선택할 필요가 있다. 물론 환율 헤지를 통해 온전히 수익을 가져갈 수도 있으며 포트폴리오 내에서도 환율 관련 상품을 편입해 통화가치 변동을 상쇄할 수 있다. 그러나 100% 헤지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적어도 환율이라는 요소는 간과할 수 없다.

 

환율의 중심 ‘미 금리인상’… 그러나 끝이 아니다

현재 국제 환율 시장을 둘러싼 가장 큰 이슈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달러화 수요가 증가해 그 가치가 오르는 만큼 여타국의 통화가치는 낮아질 확률이 높다.

여기서 여타국의 통화가치가 낮아진다는 것은 해당국들의 입장에서 볼 때, 해당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효과, 즉 통화정책을 구사하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 발생한다. 미 금리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통화는 유로화이다. 경기 둔화는 물론 지난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 결과, 찬성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로 지역 전체의 불안감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달러 대비 유로와 파운드가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의견이 팽배했던 탓이다. 그러나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 부진의 내막이 재고소진, 그것도 소비가 빠르게 일어난 영향이 있었기 때문에 미 금리인상이 지연될 것이란 ‘희망사항’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설령 미국의 금리인상이 지연돼도 이는 말 그대로 ‘지연’일 뿐, 금리인상을 완전히 배격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막연한 ‘희망’에 기대서는 안 된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미국의 금리인상 만을 가지고 정확하게 환율의 방향을 논하는 것은 무리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강해질 경우는 경기부양책이 먹혀들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성장이 느린, 즉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를 이전 상황으로 돌리기 위한 각국의 대응이 지속되고 있어 환율 결정 요인이 계속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의 금리인상이 결국 인플레이션 압력에 기반 해도 금리인상 이후 상황전개는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즉, 미국 통화정책의 실패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자산만을, 혹은 안전자산만을 택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한쪽에 치우친 투자포트폴리오는 위험을 가중시키는 최대 위협요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향후 경제에 대한 예측만 할 뿐, 새로운 변수가 발생하면 그 예측도 변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미 금리인상이 가장 큰 글로벌 경제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요소를 이에 국한시킬 수 없다. 따라서 대안투자를 함에 있어서 다시 한 번 강조할 수밖에 없는 부분은 바로 자산배분이다. 자산배분의 궁극적인 목적은 수익률이 아닌 변동성(위험)을 최소화시킨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하며 국면 전환이나 투자대상의 변동성에 따른 리밸런싱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2016년 머니엑스포를 마치며

지난 7~8월, <이코노믹리뷰>는 대안투자를 주제로 각 금융파트별로 다양한 투자대상을 소개했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투자자들이 접할 수 있는 투자대상은 한정적이며 그만큼 금융사들의 새로운 상품개발도 더딘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투자자들에게 명확한 투자제안을 하기도 어려웠고 일명 ‘뉴노멀 시대’라 불리는 현 시점에서 투자전문가들도 고충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대안투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았다는 점, 자산배분에서 더 나아가 자산관리를 중요시했다는 점은 국내 금융시장이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였는지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대안투자를 이번 머니엑스포의 주제로 선정했던 이유는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한 것은 아니었다. 저축, 부동산 등에 편중된 국내 자산을 분산시키고 이를 통해 수익보다는 위험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기 위함이었다.

또 투자자들마다 투자성향·목표·이해가 다르다. 그만큼 어디서부터 어떻게 투자를 접근해야 할지도 막막하다. 글로벌투자가 대세라지만 단순히 ‘글로벌’을 지향한다고 해서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안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분산투자가 확실히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투자시장에서는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내는 주체들은 많다. 이들은 기사를 통해 이슈화되기도 하지만 그 ‘이슈화’가 오래 가는 경우는 드물다. 쉽게 말해, 투자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이 곳에서 오랫동안 살아남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오래 버틴다고 해서 수익이 절로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회는 오래 남는 자에게 몇 번이고 찾아온다는 것은 분명하다.

대안투자 그리고 자산배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다양한 상품들에 대한 니즈는 증가해 향후에는 더욱 많은 투자대상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이 이에 대비해 자신의 투자성향을 명확히 파악하고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 대안투자는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이므로 서두르기보다 신중히 투자대상을 살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