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어서울 항공기 (자료사진) / 출처 = 에어서울

하늘길을 쟁탈하기 위한 저비용항공사(LCC)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업체들은 저마다 생존법을 찾기 위해 몰두하고 있다. LCC 군웅할거(群雄割據) 시대. 결국은 모두가 경쟁자다. 단순히 세력을 늘리고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이목을 잡았던 과거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경쟁자가 더 많아졌고 소비자들은 더욱 예리해졌다. 다른 업체의 점유율을 빼앗아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LCC들은 예약 시 후불 결제, 노선 재정비, 라운지 활성화, 애완동물 위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궁극적인 수익선 개선을 위해 비행기를 구매하거나 호텔 사업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차별화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무한경쟁 시대 “돌파구 찾아라”

국내 LCC 중 가장 많은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은 궁극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해 최근 칼을 뽑아들었다. 호텔 사업에 진출하는 것과 동시에 항공기를 3개 신규 구매하는 것이다. ‘더 높이 날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제주항공 측은 이를 통해 여행인프라 중심의 ‘네트워크 컴퍼니’를 추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자동 수하물 위탁 서비스를 이용하는 승객의 모습 / 출처 = 제주항공

호텔사업 투자는 600억원 규모로 진행될 전망이다. 마포애경타운이 짓는 홍대입구역 복합역사에 지상 17층, 연면적 5만4000㎡ 규모의 최신식 복합쇼핑몰과 함께 준공된다. 호텔은 제주항공의 비즈니스모델과 부합한 콘셉트로 지어지게 된다. 이는 항공여객과 연계한 승객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호텔사업 진출은 항공과 연계한 에어텔(항공권+숙박) 상품 개발 등 부가가치를 창출, 매출 확대는 물론 서비스 차별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은 또 현재 운용리스 방식의 항공기 운용구조를 직접 구매해 운용하는 방식과 병행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항공기는 현재 운용 중인 항공기와 동일한 보잉 737-800기종 총 3대다. 해당 항공기들은 올 2018년 모두 도입된다. 현재 운용 중인 25대의 항공기 모두 운용리스 방식인 제주항공은 항공기 직접구매를 통해 정비비와 리스료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리스에 따른 부채 급증 위험 등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이다. 실제 해외의 주요 LCC들은 항공기 자가보유 비중이 70~90%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젯블루(72.1%), 사우스웨스트(83%), 에어아시아(95%) 등이 대표적이다.

▲ 제주항공의 에어카 서비스 / 출처 = 제주항공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제주항공은 최근 여행 일정이 불확실한 경우 예약을 한 후 결제를 일정 시간 이후 마무리하는 ‘나중에 결제하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간에 상관없이 국내선 1인당 3000원, 국제선 1인당 5000원의 비용을 지불하면 72시간 동안 좌석을 확보해둘 수 있는 것이 골자다. 취소수수료 지불 등에 따른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다.

진에어는 국내 LCC 최초로 반려동물의 국제선 위탁 수하물 탑재 서비스를 실시하며 차별화를 꾀한다. B777-200ER 기종에 대한 반려동물 위탁 수하물 탑재 방식이 신설, 이를 이용한 국제선 운송 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 핵심이다.

▲ 진에어의 반려동물 탑재 기준 표 / 출처 = 진에어

이번 반려동물 운송 서비스 확대 시행은 진에어가 국내 LCC 중 유일하게 운영하는 중대형 항공기의 운영 여력을 고려한 것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LCC 이용객이 날로 증가하는 가운데, 이번 확대 시행으로 반려동물과 동반 여행을 계획하는 많은 반려인들도 여러 제약을 벗어나 LCC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에어부산 승무원 (자료사진) / 출처 = 에어부산

“기본적 사항 놓치지 말아야”

지역 항공사 에어부산은 LCC 중 유일하게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항공교통서비스 평가에서 3년 연속 종합 ‘매우 우수’ 등급을 받으며 기본기를 인정받았다. 승객들이 몰리는 성수기 ‘원 패스’ 체크인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고객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원패스(One-Pass) 서비스란 국내선 온라인 체크인 서비스를 통해 홈·모바일 탑승권을 발급받은 손님이 따로 카운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보안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는 기능이다. 이 밖에도 ‘늦은 바캉스’, ‘추석 연휴 항공권’ 등의 특가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더 큰 도약’을 위해 국내 최초로 아태지역 LCC 얼라이언스인 ‘U-FLY Alliance’에 가입했다. 올해 1월 설립된 U-FLY 얼라이언스는 홍콩과 중국에 거점을 두고 있는 4개 주요 항공사(홍콩 익스프레스, 럭키에어, 우루무치에어, 웨스트에어)로 이루어진 연합체다.

▲ 이스타항공 승무원들이 자사 홈페이지를 소개하고 있다 / 출처 = 이스타항공

이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인터라인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U-FLY 얼라이언스가 보유하고 있는 95대의 항공기와 170여 곳의 노선 공유를 통한 다구간 여정을 향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간편 회원가입제도, 에어텔, 에어카 서비스 등을 신설하며 홈페이지도 개편했다.

티웨이항공은 자체적으로 여행 콘텐츠를 제작,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그간 승객들과 가장 접점에 있는 승무원들이 직접 취항지를 소개해주는 동영상 콘텐츠를 제작해왔다. 지난해 처음 소개된 ‘일본 사가’ 편이 큰 화제를 모으면서, 마카오와 괌 편의 후속 제작이 이어졌다.

▲ 온라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티웨이항공의 동영상 콘텐츠 / 출처 = 티웨이항공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도 역량을 쏟고 있다. 지난 8월 18일에는 한국소아암재단을 통해 지난 6월 진행한 바자회 수익금 전액 등을 기부했다. 7월에는 강원도 어린이들을 위해 2억원 상당의 도서 2만권을 기증하기도 했다. 지역 거점인 대구에서는 ‘티웨이데이’ 등 홍보 이벤트를 마련해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C들이 취항 노선을 크게 늘려가면서 결국 모두가 경쟁자가 되는 ‘무한 경쟁 시대’가 열릴 수밖에 없다. 탄탄한 기본기를 다져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단발성 이벤트도 좋지만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브랜드만의 차별화 요소를 찾아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안전 문제 등 가장 기본적인 사항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