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항공 항공기 (자료사진) / 출처 = 제주항공

바야흐로 저비용항공사(LCC) 전성시대다. 초창기 ‘가격’을 무기로 보폭을 넓히는 데 주력했던 업체들이 어느덧 당당한 실력을 갖추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세력을 넓혀 국내선 점유율은 이미 절반은 넘어선 지 오래다.

LCC가 ‘새 먹거리’로 각광받으면서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새로운 LCC인 ‘에어서울’을 만들어 경쟁에 동참했다. 제트기를 이용해 승객들을 수송하겠다는 ‘유스카이항공’도 취항을 목전에 두고 있다. 다양한 항공사들이 경쟁하며 LCC ‘군웅할거(群雄割據) 시대’가 열리고 있다.

LCC 전성시대 ‘성큼’

LCC가 한국 하늘길을 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이다. 당시 한성항공이 국내선 노선을 열며 새 역사가 시작됐다. 2006년에는 제주항공이 운항을 시작했다.

2016년 현재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LCC의 국내선 분담률은 56.3%. 같은 기간 전체 여객이 12.6% 많아질 동안 LCC는 18.2% 증가했다.

대형항공사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절반 이상의 승객을 쟁취해낸 그림이다. 2012년 상반기(43.1%)와 비교하면 그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반기 기준 점유율은 2013년 47.8%, 2014년 49%, 2015년 53.6%로 꾸준히 늘고 있다.

▲ 티웨이항공 승무원 (자료사진) / 출처 = 티웨이항공

국제선에서도 ‘광폭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이 전년 동기 대비 15.3% 많아질 동안 LCC의 수송 인원은 56%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분담률은 17.9%. 2012년 6.8%, 2013년 9.3%, 2014년 11.6%, 2015년 13.2% 등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비결은 가격 경쟁력이었다. 항공권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여행과 이동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든 것. 온라인을 통해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항공권을 구매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가격 비교 사이트 등이 등장하면서 비교적 저렴한 운임으로 만날 수 있는 LCC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각 업체들이 꾸준히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것도 주효했다. 신규 항공기 도입과 서비스 질 개선은 물론 그간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안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업계 한 관계자는 “LCC 이용 고객은 첫 여행에 큰 불만을 느끼지 않았을 경우 다음번에 재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가격에 이어 서비스 경쟁력까지 확보한 결과 분담률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고 평가했다.

▲ 이스타항공 항공기 (자료사진) / 출처 = 이스타항공

여기에 각종 특가 프로모션을 탄력적으로 운행, 고객들에게 ‘LCC가 확실히 싸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실제 제주항공은 ‘찜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할 당시 접속자가 너무 많이 몰려 홈페이지가 마비되는 현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은 여름 휴가 기간이 끝난 뒤에도 ‘가을 항공권 프로모션’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일부 항공권을 제공하고 있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LCC가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면서 이를 ‘새 먹거리’로 보는 시각이 많아지고 있다. 우선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기존 업체들은 세력을 넓히고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제주항공은 업계의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LCC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며 순항하고 있다.

▲ 자료사진 / 출처 = 진에어

최근에는 새로운 경쟁자가 생겼다. 아시아나항공이 ‘제2의 LCC’ 에어서울을 만든 것. 에어서울은 지난 7월 11일 김포-제주 국내선에 최초로 취항하며 새롭게 경쟁에 동참했다. 출발은 산뜻했다. 에어서울의 취항 첫날 김포발 제주 도착 전편의 예약률은 100%를 기록했다. 첫 편(RS9581)에 대한 탑승률은 94%에 달했다. 8월 8일부터는 국제선 영업을 시작했다. 오는 10월7일을 시작으로 일본 6개 노선과 동남아시아 3개 노선에 하늘길을 가를 전망이다.

직접적인 경쟁자는 아니지만 제트기를 통해 국내 공항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줄 ‘유스카이항공’도 취항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은 50인승 제트기를 이용해 국내 공항들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존 LCC보다 훨씬 더 저렴한 운임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 에어부산 항공기 (자료사진) / 출처 = 에어부산

유스카이항공은 2015년 5월 50인승 제트여객기를 도입, 2016년 5월 취항을 앞두고 있었지만 자금난에 빠지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근 엔진투자 클럽 등 투자자를 찾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취항에 성공할 경우 성장하고 있는 LCC 시장에 또 다른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울산공항 등 발길이 뜸한 곳들을 공략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에 ‘블루오션’의 방향성을 짚어줄 가능성도 크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셈이다. 동부증권 노상원 연구원은 최근 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LCC 시장은) 수요는 탄탄하지만 운임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 연구원은 “항공여객 수요는 여전히 좋은 상황이다. 내국인 출국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지난해 메르스 여파로 크게 감소했던 중국인 입국자 수도 회복됐다”며 “탑승률 하락에 대한 우려는 없지만 운임경쟁은 예상보다 심하게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에어서울 캐빈승무원 (자료사진) / 출처 = 에어서울

업계 한 관계자는 “LCC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고 취항 노선을 공격적으로 늘리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여행객 등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라 LCC가 기존 업체(대형국적사)의 승객을 빼앗아오는 상황은 연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해외 단거리 노선에 취항이 늘며 외국항공사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경쟁자가 점점 더 많아지는 상황이라 경쟁력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