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셸공화국. 어려운 이름만큼이나 생소한 여행지다. 아프라카 근처에 있으니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여행객들 사이에서만큼은 입소문이 자자하다. 바쁜 일상에 쫓겨 남들보다 늦게 휴식을 취하면서도 최고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곳. 세이셀은 평생 중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낭만적인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긴 여정이 될 것이다. 인도양에 위치해 있으니 찾아가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아프리카에서 가깝다고 하면 이해가 빠를까. 세이셸 공화국은 케냐 동부에서 1593km, 인도 남서부에서 2813km, 마다가스카르 북동부에서 925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했다. 115개의 섬으로 이뤄진 이곳은 외부인의 방문을 쉽사리 허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번 발을 들여 놓은 사람이라면 세이셸을 잊지 못한다.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자연경관 앞에 숙연해질 정도의 아름다움을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새하얀 해변과 밤이면 접할 수 있는 별들의 불꽃쇼는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스트을 위한 최고의 선물일 것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세계 최고 해변 선정
국내에서 세이셸에 바로 가는 방법은 없다. 싱가포르나 두바이,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야만 갈 수 있다. 싱가포르를 경유할 경우 소요시간은 6시간 30분 남짓. 두바이와 도하에선 각각 3시간 30분, 4시간의 시간이 걸린다. 아프리카치고는 비행 소요 시간이 짧은 편이다. 인천공항에서 태국까지 비행 시간이 5시간 정도인 점에 비교하면 생각보다 긴 여행 시간은 아니다. 다만 경유 과정에서 복잡한 절차로 소요되는 시간이 아까울 수 있다.

세이셸에 도착하면 긴 여정에 쌓였던 피로나 지루함은 금방 사라진다. 지상 최후의 낙원에 발을 딛는 것부터가 낭만의 시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세이셸은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해변 톱10 중 1위의 섬나라다. 115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고, 다양한 해양 생물과 산호를 만날 수 있는 해양 공원이 즐비하다.

15억년 전 태고적 원시림과 원시생물도 그대로 보존돼 있다.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세계 최대 크기의 자연 아쿠아리움 알다브라 섬과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열매 코코 드 메르, 기네스북에 오른 최장수 코끼리거북, 아름답고 진귀한 열대의 새들 등 여행지 가치를 대변하는 상징은 수없이 많다.

연중 22~32도를 유지하는 따뜻하고 투명한 물, 풍부한 햇빛과 매력적인 해양 동식물, 전원풍의 해변과 최고급 수준의 특급 리조트들이 즐비하다. 산호초가 부서져 만들어진 해변이 펼쳐져 있고 짙은 야자수 그늘이 드리워져 있다. 바다는 맑고 투명한 에머랄드빛으로 차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지가 세계 최고의 해변으로 선정한 ‘세이셜’. 해양스포츠는 물론 인도양 최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헬리콥터나 비행기, 페리를 이용해 작은 이웃섬을 관광하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윌리엄 왕자, 베컴부부의 신혼여행지
그래서일까. 영국 윌리엄 왕자 부부가 신혼여행지로 선택했고, 축구스타 베컴 부부가 결혼 10주년 여행으로 이곳을 찾았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전 가족들과 휴양을 즐겼다.

세이셸에서 가장 큰 마헤 섬은 세이셸 사람들과 그들의 문화, 풍물을 탐험할 수 있다. 세이셸의 수도인 빅토리아에서 가장 북적이는 거리는 레볼루션 애비뉴와 퀸시 스트리트 주변. 토착예술이나 공예품들을 볼 수 있는 갤러리들과 마켓 플레이스가 구경할 만하다.

마헤 섬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는 빅토리아에서 시작해서 좋은 카페와 고급 리조트가 밀집해 있는 북쪽을 돈 후 다시 빅토리아에서 남서쪽 해변으로 이동해 갤러리, 마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보발롱 해변 등을 돌아보는 것이다. 이와함께 낚시, 요트, 스쿠버 다이빙 등의 레포츠와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마이아와 반얀트리 리조트의 스파를 체험할 수 있다.

마헤 섬에서 경비행기로 15분, 고속 페리로 50분 거리에는 두 번째로 큰 섬인 프랄린 섬이 위치해 있다. 프랄린 섬은 에덴의 전설이 서린 곳으로 유명해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세계문화유산인 발레 드 메 국립공원과 섬의 북서쪽에 위치한 앙세 라지오 해변이 있기 때문이다. 발레 드 메 국립공원은 에덴의 동산이라고 불린다. 6000그루의 코코 드 메르 야자수가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코코 드 메르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씨앗’으로, 세이셸에서만 서식하며 무게가 25kg에 육박한다.

암나무 열매는 여인의 엉덩이를, 수나무 열매는 남성의 그것을 닮았다. 남성과 여성의 상징을 각각 닮은 코코 드 메르는 오직 세이셸에서만 서식한다. ‘에덴의 동산’이라는 별칭을 가진 발레 드 메의 전설이 신빙성을 더한다. 프랄릴 섬에 얽힌 또 하나의 이야기. 15억년 전 곤드와나 대륙 시기부터 존재해 왔던 섬의 원시림은 18세기 프랑스가 차지하기 이전까지 해적과 탐험가들의 보물섬으로 인식돼 왔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세이셸의 역사적 배경을 짚고 넘어가야할 필요가 있다. 세이셸은 바스코 다 가마의 지도 아래 포르투갈 사람들이 1498년 동아프리카에 도착해 찾은 곳이다. 당시 아무도 살지 않았고 1502년 바스코 다 가마가 세이셸 남부의 아미란테제도 발견 후 아랍인과 포르투갈인 등이 잠시 거쳐 가는 일종의 휴식처로 활용됐다.

프랑스의 지배자 버트란트 프란세스 마헤는 1742년 라자레 피컬트의 지휘아래 프랑스 배를 파견, 마헤 섬에 7명의 유럽인과 123명의 노예가 거주하기 시작하며 나라 형태의 모습을 띄게 됐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천예의 자연환경이 입소문을 타자 영국이 관심을 보였고, 쟁탈전을 벌여 1814년 파리조약으로 인해 영국의 영유권이 인정됐다.

가장 아름다운 골프 코스는 또다른 ‘덤’
19세기에는 모리셔스의 속국이었다가 1903년, 아미란테 제도와 코스몰레도 제도 등 섬을 합쳐 세이셸제도라 이름 짓고 영국의 직할 식민지로 지내다 1976년 6월 28일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 그만큼 세이셸에는 세상에서 처음 보는 것들이 많이 있다. 발레 드 메 공원에는 실제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검은 앵무새를 만나볼 수 있다.

또 초미니 사이즈의 토종 파충류인 구리 빛을 띈 세이셸 도마뱀인 마부야 세이셸렌시스와 세이셸 토종 카멜레온 카멜레오 티그리스 등이 살고 있다. 발레 드 메 국립공원은 원시림 곳곳을 탐험하는 산책 코스가 잘 마련돼 있다. 30분~1시간 코스에서 시작해 국립공원 정상까지 갔다 돌아오는 3시간 30분 코스가 있다.

앙세 라지오 해변은 절경으로 기네스북에 올랐을 만큼 황홀한 물빛을 자랑한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또 한 가지. 인도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 코스를 가지고 있는 프랄린은 골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곳. 인도양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골프 코스에서의 둘만의 만찬도 꼭 해봐야 한다.

세이셸의 41개의 크고 작은 화강암 섬들 중 가장 변화무쌍한 화강암 해변을 자랑하는 라디그 섬. 이 중에서도 앙세 소스 다종 해변은 세이셸을 대표하는 가장 포토제닉한 섬이다.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주 무대였던 이 해변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원시의 자연 경관을 그대로 보여 준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 세이셸 중에서도 꼭 빼놓지 말아야 할 명소 중의 명소다. 햇빛의 각도에 따라 핑크 빛과 회색빛을 오가는 거대한 화강암은 관광객의 찬사를 한몸에 받고 있다.

문명에 손상되지 않은 시간이 멈춘 듯한 라 디그의 지역 곳곳에서 과거의 여행이 가능하다. 섬의 주요한 교통수단은 우마차와 자전거. 자전거를 대여 할 경우 2~3시간, 우마차의 경우 4시간 정도면 섬 전체의 곳곳에 숨은 옛 흔적을 느낄 수 있다.
따스한 햇살과 짙푸른 야자수 아래를 달리다 보면, 백설과도 같은 백사장과 대비를 이루는 기암괴석, 크레올 전통방식의 코코넛 가공 공장, 바닐라 농장 등이 여행객의 이목을 끈다.

세이셸의 섬은 대부분 라디그 섬과 비슷한 형태를 띠고 있다. 총 115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76개는 산호섬, 나머지는 화강암 섬이다. 군도의 중심은 남위 4도에서 5도 사이에 분포, 사이클론의 영향 밖에 위치하고 있어 연중 어느 때나 여행하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세이셸 100배 즐기기
이웃섬 관광·신들의 골프 놓치지 말자

스포츠 & 여가 : 모든 특급 리조트는 고유의 특색 있는 스파 시설을 갖추고 있다. 발리식, 태국식, 인도식 등의 마사지가 30분에서 2시간, 7시간 전신 코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반얀트리의 스파는 세계 베스트 스파 5위 내로 꼽히며, 마이아 리조트는 스위스 명품 화장품인 라 프레리 제품을, 르무리아 리조트 스파는 일본 명품 화장품 세이셀제도 제품만 사용한다. 여행 전에 사전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다.

이웃섬 관광 : 이웃 섬 관광은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마헤섬 과 프랄린, 라 디그 섬에서 다른 작은 규모의 섬으로 매일 비행기, 헬리콥터, 또는 페리를 운행한다. 각 섬은 특유의 동식물, 지형, 또는 서로 다른 테마의 리조트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 프랄린 섬과 라 디그 섬, 큐리어즈 섬, 세인트 안 해상공원 등은 꼭 가볼 만 하다.

골프 : 신들이 골프를 쳤다면 세이셸에서 즐겼을 것이다. 프랄린 섬의 르무리아 리조트에는 18홀 규모의 인도양 최고의 골프장이 있다. 르무리아에 투숙하는 게스트에게는 그린피가 무료.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춰 여행객의 편의를 돕는다. 처음 9홀까지는 독특한 코코넛 농장에 둘러 싸여 있고, 나머지 후반 코스는 인도양과 그 위에 펼쳐진 보석 같은 섬들을 굽어보는 언덕을 감상할 수 있다.

스노클링 & 스쿠버다이빙 : 해변 주위에 많은 스노클링을 할 수 있는 장소가 많다. 해변의 리조트에서는 스노클링 장비를 제공한다. 수영을 할 수 있는 이라면 누구나 스노클링이 가능하다.

연안에서의 스노클링으로만 만족할 수 없다면, 배를 타고 나아가 심해에서 즐기는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좀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 물고기들과 함께 수영을 하면서 바다 세계를 볼 수 있다. 깨끗하고 투명한 바닷물은 900종의 물고기와 100종의 산호초를 볼 수 있기에 안성맞춤이다. 또 수중 사진 찍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데니스 섬은 세이셸의 여러 유명한 다이빙 포인트 중 최고 경관을 자랑한다.

세이셸 가는 법
국내에서는 싱가포르를 경유하거나 두바이나 카타르 도하를 경유해서 갈 수 있다. 싱가포르를 경유할 경우 6시간 30분이 걸린다. 두바이와 도하에선 각각 3시간 30분, 4시간이 소요된다. 에미레이트항공이 두바이에서 주 10회 운항한다. 카타르항공이 도하에서 주 4회 운항한다. 국내에서는 두바이까지 매일 운항하므로 가장 편리하다. 사전 비자 발급이 필요 없는 노비자 국가로, 합법적인 여권과 돌아오는 티켓, 숙박 시설의 증거와 충분한 자금을 소지한 모든 여행객에게 도착 시 30일의 여행 비자를 준다.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