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 잘 알려진 투자 격언 중 하나다. 십여년 전만 해도 누구나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지난 30년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시장은 고성장을 이어왔다. 투자자도 비교적 수월하게 투자처를 발굴하고 고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최근의 상황은 다르다. 저성장과 저금리가 고착돼 있고 브렉시트와 미국 대선 같은 정치적 이슈까지 맞물려 있다. 동일한 투자자산 내에 위험분산 효과는 하락했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자산배분 전략이 절실하다는 뜻이다. 테마형 자산배분 방식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을 추천한다. 위험관리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위험중립과 중장기보유전략(컨빅션)을 융합한 테마기간2, 동일위험과 컨빅션을 결합한 포터블 알파 등의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를 추천했다.

저성장·금리 시대, 투자자 한숨

저성장과 저금리가 국내외 경제계에서 고착화되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역대최저치인 1.25%로 인하했다. 기준금리는 2012년 10월 2.75%에서 2013년 5월 2.50%, 2014년 8월 2.25%, 10월 2.00%, 2015년 3월 1.75%, 6월 1.50%로 하락세를 그려왔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2010년 9.9%였던 경상성장률은 2011년 5.3%로 급락한다. 지난해는 4.9%의 경상성장률을 보였다.

해외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제롬 파웰 미연방준비제도 위원은 최근 현지 매체를 통해 미국 경제가 저성장의 함정에 빠져 저금리가 장기화될 리스크가 커졌다고 전망했다. 파웰 위원은 금리 인상을 서두를 것이 없다며 오르더라도 매우 점진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글로벌 리스크에 여전히 발목이 잡혔다고 경고했다.

해외 리스크도 유념해야 한다. 영국은 지난 6월 23일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했다. 앞서 많은 시장 관계자들은 잔류할 것이라고 낙관했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파운드화는 급락하고, 엔고가 진행됐다. 세계 주식시장에서 주가는 급락했다. 8월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과 주식시장은 안정을 되찾고 있다. 다만 브렉시트는 중장기적으로 세계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거라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올해 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세계 시장은 긴장하고 있다. 내년도 중국의 공산당 지도부 교체도 간과할 수 없는 이슈다. 주요 2개국(G2)의 정치적 격변기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개연성은 크다. 결과에 따라 시장 상황은 급변하게 될 것이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 전통적인 자산배분 방식으로는 수익률을 보장받기 어려워졌다. 과거 기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8~9%를 웃돌 정도로 고성장을 바라기 어려워졌다.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이전만큼 안정적인 자본수익률도 기대하기도 힘들다. 새로운 자산배분 전략이 필요하다. 수익성과 리스크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포터블 알파, 인컴+베타, 인컴+알파, 동일위험, 테마기간2, 최소분산, 컨빅션 등 7개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을 선보였다. 블룸버그, JP모건 등의 자료를 동원해 각 포트폴리오의 성과 추이를 분석했다. 기대수익은 포터블 알파가 9.0으로 단연 높았다. 그 뒤를 테마기간2와 컨빅션 3.8, 인컴+알파 2.9, 인컴+베타 2.4, 동일위험 1.6, 최소분산 0.8이 이었다.

포터블 알파, 샤프지수 월등

기대위험은 컨빅션(7.2)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테마기간2 2.3, 포터블 알파 1.8, 인컴+알파 1.4, 인컴+베타 0.9, 동일위험 0.8, 최소분산 0.6 순이었다. 위험 대비 초과수익의 크기를 나타내는 샤프지수에서는 포터블 알파가 4.73으로 월등했다. 인컴+베타 2.26, 인컴+알파 1.78, 동일위험 1.56, 테마기간2 1.53, 최소분산 0.83, 컨빅션 0.48로 추산됐다.

신한금융투자의 테마기간2 배분 전략은 위험중립 방식과 컨빅션을 혼합시켰다. 컨빅션은 원유 상품 26.5%, 하이일드 27.4%, 미국 주식 21.7%, 인도네시아 주식 18.1%, 러시아 주식 6.3%로 이뤄졌다. 하이일드는 수익률이 높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의미한다. 테마기간2는 상품투자 23.0%, 해외채권 18.2%, 국내채권 14.3%, 해외주식 9.5% 등에 컨빅션 20%로 구성된다.

동일위험 전략의 제안 비중은 국내채권 39.9%, 해외채권 32.5%, 헤지펀드 12.1%, 해외주식 6.0, 상품투자 5.4%, 국내주식 4.1%다. 동일위험 전략에 컨빅션을 결합하면 포터블 알파가 된다. 배분 제안 비중은 국내채권 31.9%, 해외채권 26.0%, 컨빅션 20.0%, 헤지펀드 9.7% 등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테마기간2와 포터블 알파 방식을 올해 3분기에 적절한 포트폴리오로 소개했다.

위험을 최소화하길 바라는 투자자는 현금과 국내채권에 무게 중심을 두면 된다. 현금과 국내채권 30%, 해외채권 23.8%, 헤지펀드 12.5% 상품투자 1.7%,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에 각각 1.0%의 비중을 둔다. 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인컴(배분)+알파와 인컴(배분)+베타 방식도 있다. 기본적으로 하이일드 22.3%, 선진국 국채 21.2%, 신흥국 국채 20.7%, 한국국채 15.8%로 이뤄진다. 나머지 20%를 컨빅션으로 채우면 인컴+알파 제안, 대안베타(동일위험)로 구성하면 인컴+베타가 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당사가 제안하는 3분기 전략은 위험자산의 중심잡기다. 핵심은 자산 선택과 균형 포트폴리오 구축”이라며 “제안하는 포트폴리오는 테마기간2와 포터블 알파 방식이다. 전반적으로 결과도 양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