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재생에너지가 넘어서야할 가장 큰 장애물은 비용이 아니라 ‘간헐성’의 극복이다. 바람이 불지 않거나 태양이 비추지 않는 경우에는 어떻게 에너지를 생산할 것인가?

최근 에너지 전문매체 에너지콜렉티브는 이에 대한 해답이 바로 ‘ESS(Energy Storage System)’라고 보도했다.

ESS란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생산된 전력을 전력계통에 저장했다가 전력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공급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즉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의 유휴 전력을 저장과 전압 관리 같은 전력망 보조 서비스에서 활용도가 크다.

▲ 출처=한국전력공사

용도로 구분해 보면 발전 출력, 용량 등의 규모와 사용시간에 따라 제품이 구분된다. 전력 주파수 조정을 목적으로 하는 메가와트(MW)급의 전력저장소(Power Storage), 전력 수요가 많은 피크타임(Peak time)의 전력 수요 대응 목적의 대용량(메가와트시, MWh) 저장장치 및 중소용량(킬로와트시, kWh)의 가정용 에너지 저장장치 등이 있다. 특히 1년에 몇 시간 가동되지 않는 피크 발전소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 투자 활발...2025년 시장규모 ‘약 100조원

이처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기초전력 전송에 사용할 수 있게 해주어 효율성과 비용절감을 가능케 하는 ESS는 산업의 희망이자 미래로 떠올랐지만 시장초기에는 비용 효율적인 측면에 부족함이 있었다.

그러나 미국·덴마크·독일·중국 등에서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증가함에 따라 사업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전세계 ESS 시장 매출 규모는 2014년 4억6200만달러(약 5118억원)에서 2015년 21억달러(약 2조3268억원)로 약 5배 성장했다. 배터리 가격 하락 및 새로운 기술의 등장, 분산형 전력망 확대 등으로 ESS의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네비건트리서치는 신재생에너지 연계형 ESS 설치 용량이 2015년 196MW에서 2025년 12.7GW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의 투자도 활발하다. 오일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는 대학 연구소를 중심으로 75개에 달하는 ESS 관련 연구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Mckinsey)는 2025년 ESS 시장이 최대 연간 900억달러(약 98조42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기업 및 지자체, 시장선점 경쟁 활발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인 만큼 국내에서도 관련 산업 추진에 한창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2020년까지 ESS 분야에 4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2014년 국내 최초로 8000kWh급 대용량 ESS를 운전을 시작했다. 공공기관 ESS 보급사업은 에너지 수요관리방안의 일환으로 처음 시행되었으며 심야 예비 전력을 ESS 설비에 충전하여 최대부하 시간대에 방전함으로써 피크전력을 저감시키는 등 에너지 사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사업이다.

▲ 출처=한국전력공사

ESS 설비를 설치하면 전력사용자는 전기요금을 절감하게 되고 국가는 피크전력 시간대의 전력공급 부담을 줄여 전력수급 안정성을 개선하고 전력공급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전은 ESS설비 효율의 최적화를 통해 피크전력 최대 21% 감축과 연간 전기요금 10% 절감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누진제의 대안으로도 떠오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2017년까지 500MW 규모의 주파수 조정용 ESS를 설치사업 준공식을 시행했으며 나주본사 신사옥 및 전국 사업소에 점진적으로 ESS를 확대 설치도 한창이다.

▲ 출처=한국전력공사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9월 ‘스마트그리드 보급 지원사업’의 주관 사업자로 선정되며 ESS 소규모 전력망 시장에 진출했다. 단일 건물로 국내 최대 용량(2.4MWh)인 ESS를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국전력거래소 본사 사옥에 공급하는 계약을 지난해 말 체결했다.

보성파워텍도 지난달 한국전력공사 나주 본사 신사옥에 1MW급 에너지저장시스템(ESS, Energy Storage System)을 활용한 스마트 그리드 스테이션(Smart Grid Station)을 구축했다. 지난해에도 한전 주파수 조정용 ESS 구축 사업에 참여해 경산발전소에 세계 최대 용량인 48MW ESS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바 있다.

지자체 중에서는 울산시가 눈에 띈다. 울산시는 지난 7월 산업단지 내 ESS 보급 확대 및 협력 체계 구축을 위한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및 에너지 융복합 산업단지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총 53억3,500만원(국비 13억원, 시비 13억원, 민자 27억원)이 투입돼 7㎿h 규모의 ESS 시설을 오는 2017년 6월까지 설치하는 것이다.

협약 참여 기관·기업은 울산시,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동서발전㈜, 현대자동차㈜, 고려아연㈜, 유니스트, 삼성SDI㈜, ㈜씨브이네트, ㈜럭스코 등이다.

울산에는 내년에 울산으로 본사를 옮길 예정인 국가 총괄에너지관리기관 한국에너지공단을 비롯해 ESS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SDI와 그리고 수요처인 석유화학 등 전국 최대 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해 이번 협약을 계기로 ESS 보급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 외에도 효성, 전북 등 다수의 기업과 지자체들이 앞 다투어 ESS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