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국내 손해보험사들이 자녀가 있으면 자동차 보험료를 최대 10%가량 추가로 할인해주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우량고객 확보를 위한 손보사들의 경쟁이 강화되는 데다 당국의 상품 자율화 유도정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약 형태로 자녀할인 제공

최근 동부화재는 임신 중(태아)이거나 또는 만 1세(생후 12개월) 미만의 자녀가 있는 고객의 경우, 자동차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Baby in Car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특약 형태로 출시되며, 오는 9월 1일 이후 책임 개시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동부화재 Baby in Car 특약의 가입대상은 개인용자동차보험의 가입 고객으로서 본인 또는 배우자가 임신 중이거나 또는 만 1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고객이다. 임신 중(태아) 고객의 경우 10%의 자동차보험료가 할인되며, 만 1세 미만의 자녀가 있는 경우 4%의 보험료가 할인된다.

해당 자녀가 있는 고객은 자동차보험 가입 시 이를 증빙하는 서류(임신확인서, 주민등록등본 등)를 제출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단, 동부화재 자녀보험 가입고객은 자녀정보 확인 시 별도 서류 제출 없이 가입 및 할인이 적용된다.

Baby in Car 자동차보험은 동부화재의 자녀보험 정보와 자동차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개발한 상품이다. 1세 미만의 영아 또는 태아가 있는 운전자는 일반적으로 다른 운전자에 비해 안전운전을 하는 등 사고위험이 줄어드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다. 실제 분석 결과, 임신 중인 고객이 출생 자녀가 있는 고객보다 위험이 낮은 것을 확인했다고 동부화재 측은 설명했다.

현대해상은 업계 최초로 어린 자녀(만 6세 이하)가 있는 고객의 자동차 보험료를 7% 할인해 주는 자동차보험을 선보였다. ‘어린이 할인 자동차보험’은 현대해상의 어린이CI보험과 자동차보험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미취학 자녀가 있는 고객들의 교통사고 발생 위험도가 낮다는 점을 검증해 개발한 상품이다.

현대해상의 분석 결과 어린 자녀가 있는 운전자일수록 ▲저속운전 ▲방어운전 ▲교통법규 준수 ▲안전벨트 착용 등 안전운전을 실천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상품에 가입하려면 만 6세 이하의 자녀가 있음을 증빙하는 서류(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를 최초 가입 시 한 번만 제출하면 된다. 가입한 뒤부터는 자녀가 만 6세가 될 때까지 자동으로 할인되며, 현대해상 어린이 보험 가입고객은 별도 서류 제출 없이 자동으로 할인이 적용된다.

이 상품은 두 차례에 걸쳐 손해보험협회에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지만 아쉽게 선정되지는 않았다. 배타적 사용권은 손해보험협회와 생명보험협회의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창의적 보험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일정기간 독점권을 부여하는 제도다.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했다는 사실 자체가 보험사가 그만큼 상품에 자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현대해상의 어린이 할인 자동차보험은 지난달 기준 계약자가 2만5000건을 넘어서는 등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6월부터 자녀 할인 자동차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KB손해보험의 ‘희망플러스 자녀할인특약’은 만 6세 어린이가 있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할인율 7%를 적용했다. 이 상품은 태아의 경우도 할인 대상에 포함시켰다.

KB손보는 소비자에게 자녀할인 상품 홍보를 위해 ‘360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형식 기반의 동영상 캠페인인 ‘아빠의 후예’를 론칭했다. 이번 캠페인은 부모의 운전습관을 자녀가 그대로 보고 배우는 ‘안전운전 습관’ 중요성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차량에 동승한 아빠와 아들이 주행 중 흔히 접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통해 부모의 운전습관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재연했다.

여기에 360VR 기술을 더함으로써 실제 차량에 탑승하고 있는 듯한 현실감을 제공했다. 또 KB손보에서 출시한 KB매직카자동차보험 ‘희망플러스자녀할인 특약’과 연계해 자녀가 있는 운전자의 안전습관이 자동차보험료 할인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소비자·보험사 윈윈할 수 있다”

보험사들의 자녀할인 확대는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일수록 안전운전을 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손해율 감소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손해율이 77%를 넘어서면 해당 상품은 적자가 나는 것으로 본다.

실제 현대해상의 분석 결과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고객과 만 6세 이하 자녀가 없는 고객의 손해율은 각각 68.3%, 81.3%를 기록해, 만 6세를 기점으로 손해율이 13%가량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 관계자는 “빅데이터와 같은 핀테크 기술을 접목하면서 상품 개발이 좀 더 세밀해졌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보험료 할인이 가능해 좋고 보험사들은 손해율 감소를 통해 적자를 개선할 수 있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의 보험상품 자율화 방침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의 후속조치로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변경 예고했다.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에는 보험상품 개발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요율 규제를 폐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보험상품 개발 항목에서는 ‘사전신고제’를 ‘사후보고제’로 전환했으며 개발관련 설계 기준 역시 단순화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보험상품 자율화에 발맞춰 고객에게 유익하고 혁신적인 상품개발에 앞장서고 있다”며 “고객과 사회 모두에 유익한 보험 상품개발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