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최근 불거진 맞춤법 검사기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15일 한글 맞춤법 분야에 종사해 온 부산대학교 권혁철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심혈을 기울여 만든 맞춤법 검사기를 네이버가 사실상 카피한 상황에서 다음 포털도 이를 고스란히 베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카카오의 다음이 한글 맞춤법 검사기 API를 공개했고, 이에 따라 큰 피해가 생겼다는 지적이다. 사실이라면 거대 ICT 기업의 '갑질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문제다.

이에 권 교수는 페이스북에 "드디어 다음마저 공개했네요. 그런데 듣기로는 참고만 했다고 했지만, 우리 것과 네이버 것 그대로 베꼈습니다"라며 "다음은 규칙 처리 방법마저 우리와 거의 같습니다. 한 1년 버텨 보다 어떻든 결론을 낼 생각입니다. 개발을 중지할지 계속할지..."라고 적었다. 해당 글은 페이스북을 통해 회자되며 큰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카카오가 입을 열었다. 카카오는 17일 블로그를 통해 "지난 15일 한글 맞춤법 분야에서 오랫동안 헌신해오신 부산대 권혁철 교수님께서 개인 SNS에 저희 맞춤법 검사기가 권 교수님이 개발한 서비스를 역공학으로 분석해 구축했으며 맞춤법 API 공개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하셨습니다"라며 "저희는 17일 직접 권 교수님께 전화를 드려, 다음 맞춤법 검사기는 자체 구축한 것이고, 권 교수님의 맞춤법 검사기 웹 페이지를 역공학(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분석해 서비스를 개발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드렸습니다. 권 교수님은 이에 대해서 양쪽 서비스를 비교해보면 서로의 해석이 다를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고 전했다.

▲ 출처=카카오

이어 "저희는 API를 공개할 경우 한글 맞춤법 검사기 개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권 교수님의 우려를 받아들여 다음 맞춤법 검사기 API 공개를 중단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한글 맞춤법 검사기의 품질 향상을 위해 같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맞춤형 검사기를 구축한 과정을 자세히 언급하는 한편, 개방과 공유라는 서비스 철학을 기반으로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 API 서비스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해당 API를 공개했으나 권 교수의 우려에 따라 이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단 논란이 발생하자 빠르게 해명하고 최소한의 문제해결 의지를 보였다는 점에서 이번 카카오의 행보는 플리토 논란에서 보여진 네이버의 '전격전'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아직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니며, 이는 카카오의 블로그 해명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일말의 불안감을 남긴다. 추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