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붉은 반점이 물집으로 변하더니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마다 극심한 통증까지 동반하는 질병 대상포진. 연중 여름철에만 10~25%까지 급증하다 보니, 수두를 앓는 아이가 대상포진일까 염려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수두와 대상포진은 다르다. 대상포진이란 과거에 수두에 걸렸던 사람의 신경분절(신경이 주행하는 경로)에 잠복하던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체계가 약해지면 이를 억제 하지 못하고, 재 활성화되어 피부에 감염을 일으킨 경우를 말한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이지현 교수는 “주로 가슴과 얼굴, 팔, 다리 등에 띠 모양의 물집이 잡히고 통증이 있는 것이 대상포진의 특징이다. 처음에는 통증 때문에 피부병 이라기 보다는 신경통이나 담에 걸린 것으로 알고 파스를 붙이거나 약을 먹었다가 붉은 반점과 함께 물집이 길게 나타나고 아프기 시작하면 그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의 치료 최적기, 이른바 골든타임은 72시간이다. 게다가 고위험군인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일 수록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도 많다. 여름철 급증하는 대상포진에 대해 미리 알고 정확한 증상을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두와 대상포진은 같다? 수두는 ‘감염’ 대상포진은 ‘면역저하’로 발생

 

대상포진은 주로 소아기에 걸리는 '수두' 와는 다르다. 그저 관련 질병 일뿐, 같은 질병은 아니다. 수두는 수두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에 의해 일차 감염으로 발생하는 것인 반면,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 (Varicella-zoster virus, VZV, HHV-3)가 지각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다시 활성화 되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수두는 수두나 대상포진의 수포에서 나오는 액의 직접 접촉 또는 공기를 통해서 전염되고, 대상포진은 자체 면역력이 저하되면 발생한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나 물집이 잡히고, 미열이 나는 등의 증상은 같으나 대상포진은 통증을 동반한다. 보통 2주가 지나면 딱지가 생기면서 증상은 좋아지지만, 노인 들이나 일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엄청난 통증을 호소할 수 있다.

또 과거에 수두를 앓은 사람이 다시 수두에 걸릴 확률은 극히 낮으나,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은 높다고 볼 수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를 앓은 사람의 약 15~20%에서 발생한다.

 

여름철 대상포진 환자 수 연중 가장 높아... ‘면역력’ 관건

▲ 대상포진 진료 인원. 출처=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면역저하로 재 활성화돼 발생되는 경우가 많지만 재활성화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피부과 최재은 교수는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나이가 들거나, 다치거나, 면역이 떨어지는 질병에 걸린 경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등에서 재 활성화될 위험도가 증가 한다고 보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여름철에 발병자 수는 늘어난다. 여름철은 냉방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크고 무더위로 인한 피로누적, 체력저하, 불규칙 적인 수면 패턴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

실제 2014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대상포진 월별 진료인원을 살펴보면 7~9월 환자 수는 다른 계절 보다 16% 높았다. 또 2010년 8월 대상 포진 환자수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연속 여름철 대상포진 환자 수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고 위험군’ 50대 이상 중 장년층... 심하면 신경계 교란으로 마비 올 수도

 

대상포진은 주로 유아들이 자주 걸리는 수두와 달리, 중장년층이 자주 겪는 질병이다. 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자료에 다르면 대상포진으로 진료 받은 환자 66만6045명 중, 50대는 25.6%로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18.6%), 40대(16.4%), 70대(16.3%) 순 이었다.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손상욱 교수는 중장년층일수록 신경통 등의 ‘통증’에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손 교수는 “대상포진은 염증과 물집으로 인해 통증전달 체계가 변화돼 통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층보다 나이 들기 시작하는 40대 이후부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치료를 받고 방치하게 되면 통증은 물론 신경계의 교란 때문에 마비증상이 나타날 수 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중장년 층 중에서도 여성 환자는 매년 1.4배 가량 높다. 통상적으로 50대 여성에게 많이 발병되는데 폐경기가 원인으로 많이 꼽힌다.

대상포진 중점 반에이치클리닉 이재철 원장은 “바이러스에 똑같이 노출된다 하더라도 대상포진에 걸릴 위험성은 사람마다 다른다. 특히 50세 이상의 성인, 폐경 여성, 수술 후 환자, 대상포진 가족력이 있는 경우, 림프종, 기타 악성질환자, 세포성 면역력이 감소된 사람들 등은 고위험군으로 생각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발병 후 72시간’ 이내 병원가야 치료 최적기... 백신은 젊을 때 맞아야 효과적

대상포진은 발병 후 72시간, 3일이 치료의 최적기 골든타임이다. 고려대 안산병원 손상욱 교수는 “대상포진의 치료는 피부발진의 치료와 신경치료를 동시에 실시해야 하며 고령인 경우는 필수적으로 신경치료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 피부발진의 경우 발병 후 3일 이내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복용해야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 중점 반에이치클리닉 이재철 원장은 “수포 발생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약 일주일 정도 주사하면 대부분에서 완치된다. 동시에 진통제 등을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치료 시작이 늦거나, 고령인 경우 또는 암 등이 있는 경우에는 주사 치료 후에도 통증이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는 대게 약물요법과 주사를 통한 통증치료 등으로 진행된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손상욱 교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치료는 약물요법을 우선으로 하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 주사를 통한 통증치료, 고주파 신경치료, 신경차단요법을 이용해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60대 이상인 경우 대상포진의 발진이 나타나면 함께 신경통이 동반되기 때문에 미리 치료를 받고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백신도 있다. 대상포진 중점 반에이치클리닉 이재철 원장은 “백신은 과거력 유무에 상관없이 50세 이상 성인에서 1회 접종 하면 된다. 효과로는 50대에서는 약 70%, 60대에서는 약 60%정도 예방할 수 있으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상포진을 미리 대비하려면 단연 면역력 증강이 중요하다. 음식으로는 ‘오트밀’, ‘보리’, ‘버섯’ 등을 자주 먹으면 효소 베타글루칸이 세포가 산화되는 것을 막는 항산화 작용을 도와준다. 혈관을 개선해 피를 맑게 해주며 피를 맑게 해주는 ‘양파’와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필수적인 비타민이 풍부한 ‘오렌지’, ‘레몬’, ‘귤’ 등을 자주 섭취하는것도 좋다.

 

◆ [TIP BOX] 대상 포진 이기는 면역력 증강 5계명 

①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숙면이 필요하다.

수면은 호르몬이 생성되어 면역력을 향상시켜 주기 때문에 불규칙한 수면은 면역력을 떨어뜨린다. 평균 8시간 정도 충분히 자야 면역력이 증가 한다.

②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체내에서 분비되는 눈물, 침 등의 액체 속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물질이 들어있다. 물을 적게 마셔 체내에 수분이 부족하면 분비되는 양 또한 감소하게 되어 면역물질이 줄어들게 된다.

③금연과 절주는 꼭 필요하다.

담배연기에 함유된 유해성분들은 면역세포들에 악영향을 끼치고 기관지 및 폐에 있는 세포에 직접적으로 작용해 이물질을 걸러내는 작용을 저해시킨다. 술은 하루 1~2잔 정도는 괜찮지만 과도한 음주는 비타민 흡수를 저해시키고 면역세포 생성을 억제시킨다.

③ 면역력 강화를 위해 당분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당분을 과다 섭취하면 백혈구의 박테리아 박멸 능력이 떨어지는데, 당분 섭취 후 이러한 저하 현상이 최대 5시간가량 유지된다. 평소 식습관이 단것을 좋아하고 자주 먹으면 면역력이 떨어질 확률이 더욱 높은 것이다.

④ 스트레스 해소와 체중 조절

만병의 원인인 스트레스도 면역력에 좋지 않은데, 특히 장기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체계가 무너져 바이러스에 매우 취약해진다. 정상 체중보다 몸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는 과체중일 때도 호르몬 불균형과 높은 염증 수치로 면역력이 떨어진다. 스트레스 해소와 체중 조절을 위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주면서 체내 에너지를 순환해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출처: 대상포진 중점 반에이치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