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포켓몬 GO의 인기가 높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속초가 고향인 친구는 여름휴가 기간 내내 집 근처를 맴돌면서 포켓몬을 잡는 데만 열중했다면서 포켓몬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오기도 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도 포켓몬 GO의 열기는 뜨겁다. 한국에서는 속초 지역에서만 게임이 가능한 데다 포켓몬의 종류, 포케스탑 등이 많지 않다. 하지만 맨해튼에서는 거리 곳곳에 포켓몬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는 성지와 같은 곳이라고 한다. 포켓볼을 쌓아놓거나 다른 포켓몬 GO 이용자와 실력을 겨룰 수 있는 체육관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포켓몬 GO가 인기를 얻으면서 맨해튼에서는 손에 휴대폰을 들고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됐다. 뉴요커는 본래 바쁘기로 유명하고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끼고 걸으면서 전화통화를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그래서 휴대폰을 손에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흔했지만, 포켓몬 GO 이후에는 손에 든 휴대폰을 뚫어져라 쳐다본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해가 지고 조금 선선해지는 저녁이 되면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마치 무엇인가에 홀린 듯이 이쪽저쪽으로 우르르 몰려다니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모두 게임에서 나타난 포켓몬을 잡기 위해서다.

저녁이면 퇴근하자마자 집에 혼자 있던 애완견을 산책시키기 위해 목줄을 손에 쥐고 나온 사람들도, 예전에는 개들이 가는 방향을 따라 움직였다. 그런데 이제는 포켓몬이 나타나는 지역을 따라서 개를 끌고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포켓몬을 잡기 위해서 뉴요커들이 제일 많이 찾는 장소는 바로 센트럴파크다. 특히나 79번가 위쪽으로 자연사 박물관을 지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저수지까지의 넓은 잔디밭이다.

뉴요커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포켓몬 체육관은 공교롭게도 맨해튼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과 겹친다. 타임스퀘어와 이 광장의 이름을 만들게 된 뉴욕타임즈 건물, 콜럼버스 서클, 플랫 아이언 건물, 윈터가든 극장, 크라이슬러 빌딩 등이다. 또 맥도날드, 갭, 던킨도너츠, 게임스탑, 페이모스풋웨어 등의 상점이 포켓몬이 자주 출몰해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장소로 꼽혔다.

포켓몬 GO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이를 이용하려는 비즈니스들과 부작용을 막으려는 정부 등 다양한 정책과 방안이 나오기도 했다. 포켓몬 GO 이용자의 최소 22%가 미성년자인 데다 10살이 채 안 된 어린이들도 많이 이용한다고 밝혀지면서,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는 성범죄로 징역형을 받고 가석방될 시 포켓몬 GO를 다운로드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가석방 조건에 포함했다.

인디애나주에서는 성범죄자가 10대 소년과 함께 포켓몬 GO 게임을 하는 것이 발견되어 문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캘리포니아에서는 포켓몬이 자주 등장하는 장소가 하필 성범죄자들의 재활센터 앞이라서,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뉴욕주는 설명했다.

필라델피아의 몽고메리(Montgomery) 카운티는 지역 관광수요를 늘리기 위해서 아예 포켓몽고(Pokemontgo)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지역 곳곳에 포켓몬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 나타나는 포켓몬의 종류, 체육관의 위치 등을 상세히 표기한 지도를 관광객들에게 공개하고 지역 명소를 찾아다닐 것을 권장한다.

뉴욕 알바니의 한 쇼핑몰은 포켓몬 GO 게임을 하러 쇼핑몰을 찾아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아예 1층 로비를 이들을 위한 게임 공간으로 바꿔버렸다. 주로 10대인 이들 ‘쇼핑몰 죽돌이(Mall Rats)’를 쫒아내기보다는, 이들이 부모와 함께 쇼핑몰을 방문해서 부모들이 쇼핑하는 동안 보채지 않고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 호텔 예약 웹사이트는 이용자들이 호텔을 선정할 때 기준으로 얼마나 많은 포켓몬이 호텔에 나타나는지를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LA의 더블트리 바이 힐튼 호텔은 호텔 내에 포케스탑이 73개, 체육관이 3개가 있고 3종류의 다른 포켓몬이 등장한다고 설명되어 있다.

일부 호텔들은 포켓몬을 잡으러 오는 젊은이들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호텔 니코같은 곳은 아예 오후 5~7시는 포켓몬 해피아워로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알콜 음료를 판매하면서 고객들을 끌어들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