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SBI저축은행

예·적금은 금융소비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는 재테크 수단이다. 금리는 매년 하락하고, 고수익을 내세운 투자상품들이 쏟아져도 대중성 측면에서 예·적금의 아성은 굳건하다.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 증시 급락 등의 여파로 안전성에 대한 선호도는 뚜렷해지고 있다.

구인구직 정보업체 벼룩시장구인구직은 올해 초 직장인을 대상으로 재테크 선호도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 중 53.6%가 ‘예·적금 등의 저축’을 꼽았다. ‘부동산’ 14.6%, ‘주식’ 12.6%, ‘펀드 등 금융투자상품’ 9.1%, ‘보험’ 2.7%은 그 뒤를 이었다.

연간 목표 수익률 항목에서는 응답자의 40.0%가 ‘연 3.0% 이상~5.0% 미만’, 24.5%가 ‘3.0% 미만’이라고 답했다. 문제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적금의 평균 이자율이 1%대라는 점이다. 시중은행만큼 안전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저축은행이다.

저축은행 위상, 예전과 다르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저축은행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계의 지난 1분기 대출잔액은 37조657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출잔액(31조316억원) 대비 6조6257억원 늘어난 액수다. 작년 1분기 저축은행업계의 대출잔액은 2조7757억원 증가했다. 작년과 비교할 때 올해 증가폭은 약 2.5배 뛰어올랐다.

최근 5년간 저축은행 업계의 대출잔액을 살펴보면 2011년 161조6531억원, 2012년 143조3115억원, 2013년 119조2639억원, 2014년 114조4306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반면 2015년에는 132조2193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79개 저축은행의 1분기 영업실적을 보면 저축은행 당기순이익은 2326억원으로 전년 동기(1343억원) 대비 983억원 높아졌다. 비이자손실이 427억원 증가하고 영업규모 확대에 따라 판관비도 195억원 늘었다. 이자이익 증가 폭은 더 컸다는 게 금감원의 부연이다.

선두업체들이 선전하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SBI저축은행의 영업이익은 2012년 -1407억원, 2013년 -1977억원, 2014년 -299억원, 2015년 768억원으로 성장세를 보였다.

HK저축은행은 2012년 331억원, 2013년 -13억원, 2014년 616억원, 2015년 682억원을 올렸다. OK저축은행은 2013년 -87억원, 2014년 -206억원 등 적자를 이어가다 2015년 60억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등의 실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2011년 대규모 영업정지 이후 찾아온 청신호다. 금융당국은 당시 85개 저축은행 대상으로 경영진단을 벌였다.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토마토와 제일, 부산저축은행 등 자산 건전성이 악화된 16개 저축은행의 영업정지를 결정했다. 16개 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5조원으로 저축은행 전체 자산의 30%였다.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시련의 계절이 시작됐다고 입을 모은다.

특판상품, 골드바 등 상품 다각화

호황에도 저축은행 업계 분위기는 밝지 않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신용평가시스템을 갖춰 놓고도 신용도에 따라 대출 금리를 차등화하지 않은 채 고금리 장사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민을 위한 금융회사’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대출상품에만 공을 쏟고 있다는 것.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기존 예·적금 상품과 함께 특판상품, 골드바 판매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전한 재테크를 찾는 금융소비자를 공략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평균 적금금리는 2% 후반대, 일부 저축은행은 3%대 금리를 보장해주는 곳도 있다”며 “특판상품 정보를 찾아보면 3%를 훌쩍 넘긴 적금상품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소비자들이 목돈을 모으기 위해 아직까지는 (저축은행보다) 시중은행을 많이 찾는다”면서도 “고금리 예·적금, 저렴한 수수료 등 시중은행에서 보장받을 수 없는 혜택을 (저축은행에서) 누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