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스마트폰 ‘G5’를 구매한 뒤 곧바로 문제가 발생했다. 음악을 재생했을 때 아무것도 건드리지 않았는데 다음 곡으로 넘어갔다. 서비스센터를 방문했지만 ‘원인 불명’이었다.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간 충돌이 예상되지만 확실치는 않다고 답변했다. 결국 제품을 교환하게 됐다.

하지만 2개월 만에 G5는 또다시 말썽을 부렸다. 이번엔 진동이 울리지 않았다. 전화 연락을 뒤늦게 받는 등 업무에 차질이 생겼다. 부랴부랴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1시간 넘게 대기한 뒤에야 고칠 수 있었다.

수리 기사는 진동모터가 불량이며, 교체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문제가 없을 것이라 말했다.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이미 두 번이나 고장이 났다. 시간적 손해도 컸지만, 또 고장 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커졌다.

G5는 LG전자가 부진한 스마트폰 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야심작이었다. 스마트폰 최초로 모듈형 동체를 적용해 다양한 변신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스펙도 당시에는 최신이었다. 상반기 IT 업계 최고의 화제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하’였다. 무엇보다도 초기 제품 불량률이 매우 높았다. 모듈과 스마트폰 사이 유격현상도 나타났으며, 빛이 적은 공간에서 사진을 찍을 경우 이미지가 흐릿해지는 ‘수채화 현상’도 발생했다. 디스플레이에 잔상이 많이 남는 제품도 발견되는가 하면, ‘발열 문제’ 역시 여전히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제품의 불량은 신뢰도 추락을 불러일으킨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구매성향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G5를 구매해서 불량을 경험한 소비자가 G6, G7이 출시된다고 LG전자 스마트폰을 재구매할까. 타사 제품을 먼저 고려할 확률이 훨씬 높아지게 된다.

창의성으로 칭찬을 받고도 LG전자 스마트폰이 부진한 이유는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 LG전자 2분기 실적에서 스마트폰 사업 담당 MC사업본부는 영업손실 1535억원을 기록, 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기술에 감동을 더한다.”

LG전자 서비스센터를 나설 때 스피커를 통해 나온 캐치프레이즈였다. 장인정신을 강조한 이 문구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출시될 ‘V20’이나 ‘G6’는 불량제품이 눈에 띄게 줄어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