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스페인의 프리메라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와 함께 세계 3대리그로 꼽힌다. 국내 축구팬들에겐 과거 박지성, 이영표부터 현재의 손흥민, 기성용까지 대한민국 선수들이 진출하며 유독 친숙한 리그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이런 이유 외에도 프리미어리그를 눈여겨 봐야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스타급 선수들에 이어 스타 감독들이 대거 프리미어리그 팀과 계약하며 이목을 끈 것이다. 우선 스페셜 원이라 불리는 조세 무리뉴 감독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으로 부임했다. 무리뉴 감독은 과거 프리미어리그 첼시 소속으로 리그를 호령한 바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어 펩 과르디올라 역시 맨체스터 시티 감독으로 부임하며 감독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기존의 아르센 벵거,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등과의 지략 싸움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명장이라는 공통점 외에 이들의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시계 마니아라는 사실. 무리뉴는 아시다시피 위블로의 엠버서더이다. 라니에리 역시 2016-2017 시즌을 앞두고 태그호이어와 엠버서더 계약을 맺기도 했다. 벵거와 과르디올라는 워치 메이커의 공식 엠버서더는 아니지만 평소 시계 마니아를 자처할 만큼 시계와 인연이 깊다.

▲ 조세 무리뉴 감독이 경기 중 시계로 시간을 확인하고 있다. 출처=coral

무리뉴가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왔다.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그의 복귀를 왕의 귀환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무리뉴가 이런 환대를 받기 까지는 몇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다름 아닌 무리뉴 개인 스폰서와 맨유의 스폰서 간의 기싸움. 무리뉴는 스타 감독답게 위블로, 재규어 등 다양한 분야의 스폰서를 두고 있다. 맨유 역시 태그호이어, 쉐보레 등 인기에 버금가는 스폰서를 보유하고 있는데 스폰서 계약에 따른 초상권 문제를 두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다행히 맨유의 시계 스폰서가 부로바에서 태그호이어로 바뀌는 덕에 큰 탈 없이 넘어갔지만 하마터면 스폰서 문제로 맨유와의 계약이 물거품 될 뻔 했다. 참고로 태그호이어는 무리뉴의 개인 스폰서인 위블로와 LVMH에 소속된 회사다. 무리뉴는 위블로의 엠버서더답게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시계를 즐겨 찬다. 빅뱅 컬렉션은 물론 클래식 퓨전 등을 주로 차고 인터뷰룸과 사이드라인에서 존재감을 발휘한다. 최근에는 레트로그레이드 컴플리케이션이 탑재된 빅뱅을 차고 나와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 2016-2017시즌부터 태그호이어 엠버서더로 활약하는 레스터시티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 출처=태그호이어

라니에리는 이탈리아 출신으로 다양한 전술과 선수의 능력을 끌어내는 데 발군의 재주를 보이며 2015-2016시즌 레스터시티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태그호이어는 이런 라니에리를 눈여겨 봤고 시즌 후 재빠르게 자사의 엠버서더로 계약을 했다. 이어 태그호이어 컬렉션 가운데 가장 핫한 시계로 꼽히는 까레라 칼리버 호이어 01 크로노그래프를 그의 손목에 채우는데 성공했다. 이 시계는 티타늄 소재가 주를 이룬 시계로 단단한 내구성은 물론 남성성을 물신 풍긴다. 특히 티타늄으로 만들어진 직경 45mm의 케이스는 단일체가 아닌 12개의 서로 다른 부품을 사용한 모듈러 방식을 택해 다양한 조합을 가능케 한다. 케이스 안으로는 스켈레톤 구조의 다이얼이 자리해 시계의 심장부인 칼리버 호이어 01의 존재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라니에리는 이번 시즌 개막 경기였던 헐시티와의 경기에서도 까레라 칼리버 호이어 01 크로노그래프를 착용하고 레스터시티를 진두지휘했다.

▲ 아르센 벵거 아스날 감독이 IWC 인제니어를 차고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출처=deployant

벵거는 20년째 아스날을 이끌어 오며 프리미어리그 현역 감독 중 가장 오랜 경력을 갖고 있다. 아기자기한 패스 게임과 화끈한 공격 축구는 그의 전매특허. 단, 2004년 이후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며 최근 비난의 중심에 서있다. 그는 프랑스 출신답게 평소 말끔한 수트룩을 선보이며 리그를 대표하는 꽃중년 감독 중 한명으로 꼽힌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벵거는 특히 IWC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포르투기저 컬렉션은 물론 인제니어 컬렉션 등 다양한 컬렉션의 시계를 차며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IWC가 속한 리치몬트 그룹이 매년 개최하는 SIHH(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를 시즌 중에도 찾을 정도로 시계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프랑스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계에 대해 남자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액세서리라고 말하며 패셔니스타의 면모를 뽐내기도 했다.

▲ 50점 한정으로 출시된 밀레 밀리아 GT XL 스피드 블랙을 차고 인터뷰에 입하고 있는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 출처=쇼파드

프리미어리그에 처음 데뷔한 과르디올라 역시 알아주는 시계 마니아다. 특정 브랜드에 구애를 받지 않고 다양한 시계를 차고 나와 이목을 집중시킨다. 과거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쇼파드의 밀레 밀리아 GT XL 스피드 블랙을 차기도 했다. 이 시계는 과르디올라에게 조금은 특별한 의미의 시계다. 그가 감독으로 데뷔한 시즌인 2008-2009 시즌에 스페인 클럽 역사상 첫 트레블을 달성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50점 한정판으로 만든 시계였기 때문이다. 이후 과르디올라는 바르셀로나에서 왕조를 구축했고 명성을 쌓은 뒤 독일의 바이에른 뮌헨의 수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독일에서는 롤렉스와 IWC 등 보다 다양한 시계를 차며 시계 마니아임을 입증시켜줬다. 특히 스테디셀러 모델인 서브마리너와 마크 시리즈를 즐겨 차고 공식석상은 물론 트레이닝을 지휘했다. 맨체스터 시티에 부임하고 과르디올라의 시계 컬렉션에는 하나의 시계가 추가됐다. 롤렉스의 딥씨가 그 주인공. 서브마리너 보다 전문적인 다이버 워치인 딥씨는 과르디올라의 손목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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