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귀금속 가격의 상승세는 부정할 수 없는 대세다.

중국 경기 부진과 2분기 말 터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비롯해 여전히 불안정한 세계 경기는 안전자산 선호와 보호무역을 부추기는 배경이 됐다. 여기에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비둘기파적 정책을 내놓으면서 귀금속 가격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달러가치가 낮아진 것과 증시의 불안정성, 낙관적인 수요‧공급 전망도 귀금속 투자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가장 가치 있는 귀금속은 무엇일까?

팔라듐, 14개월 만 최고치...이유는?

▲팔라듐 결정. 출처:(CC)images-of-elements.com

흥미로운 사실은 금의 가파른 상승 이후 은과 팔라듐 그리고 플래티늄 같은 금속들도 재미를 봤다는 것이다. 최근 팔라듐 선물은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월간 기준으로는 8년 반 만에 가장 높은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 출처=네이버

이러한 상승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팔라듐은 가솔린 자동차 배기가스의 유해 성분을 무해하게 하는 ‘촉매제’로 쓰인다. 현재 중국의 여객용 차량 판매는 17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따라서 자동차에 쓰이는 팔라듐 수요 역시 증가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장치. 출처=위키미디어

특히 최근 폭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태로 인한 클린디젤에 대한 실망도 가솔린 자동차 촉매에 주로 쓰이는 팔라듐의 상승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전자제품과 반도체 및 치과재료 등 다양하게 쓰이지만 자동차 매연감축 촉매에 활용되는 수요가 전체의 4분의 3을 차지한다.

플래티늄은?

▲천연백금 덩어리. 출처: (cc) Alchemist-hp at wikimedia.org

플래티늄은 백금을 말한다. 플래티늄 역시 지난 8월 10일 기준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상승의 이유는 팔라듐과 유사하다. 자동차 산업은 팔라듐뿐만 아니라 전체 플래티늄 수요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현재 백금은 장신구,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촉매제, 치과용 재료, 전기 및 화학공업용품 등 산업용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와 관련해 치과에서 금 대체물로 백금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암의 화학적 치료와 의학적 응용분야에도 백금은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쥬얼리용으로도 각광받는 금속이다.

향후 전망① 공급 감소, 수요 증가

팔라듐과 플래티늄은 최근 몇 달 간 금과 은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야후 파이낸스(Yahoo Finance)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올 초부터 현재까지 이어진 금의 괄목할 만한 가격 상승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새롭고 흥분되는 새 종목을 찾게 하고 있다”며 “투자심리학에 따르면 사람들은 만약 대세가 아닌 종목을 산다면, 대박을 칠 가능성이 높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 세계 팔라듐 공급은 4% 줄어드는 반면 수요는 3%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플래티늄도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Bullion Vault가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플래티늄 공급은 매년 3%씩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또한 “플래티늄 수요는 2016년 하반기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금보다 10~12% 저렴하기 때문에 귀금속 소비가 많은 인도 젊은 층이 구매를 늘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현재 금값이 상승하고 있는데다 플래티늄 가격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는 플래티늄을 구매하거나 투자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 출처=네이버

향후 전망② 증시불안에 안전자산 선호 지속될 것

3분기 미국 증시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안전자산 선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이 많은 증시에 대한 전망이 엇걸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투자펀드사인 블랙록은 “연이은 상승에 뉴욕증시는 고평가 부담을 안고 있다”며 “위험자산을 상징하는 증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기에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과 은을 비롯한 귀금속 가격의 동향에 시장의 이목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군드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채권과 주식 등을 팔고 안전자산인 금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진한 경제성장률과 기업 실적 정체를 감안하면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져야 하지만 투자자들은 ‘괜찮다’는 최면에 걸려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도 8월 투자 보고서에서 “주식은 비싸졌고, 기업 수익률도 지지부진하다”며 “앞으로 3개월간 주식 비중을 축소하라”고 말했다. 통계적으로 8, 9월은 증시 침체기인 데다 브렉시트 협상과 중국 경기둔화, 미국 대통령 선거 등으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이어 “지지부진한 경제 성장세가 개선될 때까지 증시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투자방법은? 직접투자 혹은 해외 ETF

팔라듐과 플래티늄 모두 실물을 직접 구매하는 해외직접투자나 미국증권시장에 상장된 파생상품을 통해 거래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관련 선물이나 ETF, ETN같은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팔라듐 ETF는 ‘Physical Palladium Shares(PALL)’, 플래티늄은 ‘ETFS Physical Platinum Shares (PPLT)’가 있다.

▲ 출처=인베스팅닷컴
▲ 출처=인베스팅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