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 헬스톡톡] "미래의 의사는 환자에게 약을 주기보다 환자가 자신의 체질과 음식, 질병의 원인과 예방에 관심을 갖게 한다“ 토마스 에디슨의 말입니다. 건강정보, 더 이상 인터넷 검색에 의존하지 마세요. 일상생활에 필요한 건강 관련 궁금증 전문의들을 통해 기자가 직접 해소해 드립니다. 하나의 질병에 한 가지 묘약은 없습니다. 최소 진료과목 2개 이상의 전문의들 답변과 건강정보까지 함께 제공합니다.

에어컨 켠다면 피할 수 없는 '냉방병' 편. 35~38도를 넘나는 땡볕 더위가 연신 지속돼고 있습니다. 숨막히는 폭염에 기운차리게 하는건 시원한 냉커피, 그리고 에어컨 빵빵한 실내 만한 것도 없죠. 에어컨 없이는 업무와 일상이 어려운 무더위가 지속되자 관련된 냉방병 문의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냉방병 보다 무서운게 누진세라고 하지만, 건강만큼 중요한 것은 없겠죠.

냉방병은 건물이나 자동차 내부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에어컨을 쐬게 되면 발생합니다. 두통, 전신피로감, 소화불량, 설사, 근육통 및 생리통 등이 발생하게 되죠.한 가지 원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합니다. 냉방병을 여름감기와 혼동하는 분들이 많은데, 냉방병으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여름감기'에 거리는 것입니다. 또 가정 냉방보다 건물내 '중앙냉방'이 더 위험한 것 알고 계셨나요? 대형건물 냉각기에 더 많이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 때문인데요. 냉방병에 관련된 궁금증을 가정의학과 전문의 두 명을 통해 들어봤습니다. 

◆ [가정의학과]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

-냉방병은 무엇인가요? 냉방병의 정확한 용어는 '냉방증후군'으로 통상적으로 실내외 온도차가 섭씨 5~8℃ 이상 지속되는 환경에서 장시간 생활할 때 사람이 온도차에 적응하지 못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질병입니다.감기에 자주 걸리고 한번 걸리면 낫지 않거나 목이 답답하고 가래가 찬 느낌, 피로와 두통, 어깨, 팔다리가 무겁고 몸에 한기를 느낀다면 냉방병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냉방병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여름철 냉방병은 단순히 추운곳에서 지내기 때문에 일어나는 병이 아닙니다. 더운 여름환경에 적응돼 있는 우리 몸이 갑자기 더운 곳에서 추운 곳으로, 또 추운 곳에서 더운 곳으로 자주 이동해 생기는 '생리적 부조화'가 원인이 됩니다.

-냉방병에도 종류가 있나요? 네. 온도차에 의한 냉방병과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냉방병으로 구분됩니다.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냉방병은 무엇인가요? 레지오넬라균 등 주로 미생물에 의해 오염된 공기가 순환하면서 호흡기를 통해 들어와 감염되었을 때 나타나는 질병으로 두통, 피로감 및 무력감, 집중력 장애 등의 증상들을 보이게 됩니다. 독감형은 5일 안에 회복되지만, 폐렴형은 발병시 3주 이상 항생제 약물치료가 필요합니다. 

-냉방기에서 발생한다는 '레지오넬라균'이 무엇인가요? 섭씨 25~42도 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균으로, 인공 수계시설(냉강탑수, 분수대, 수영장, 욕조 등)에 번식하기 쉽습니다. 대개 냉각기 내부에 쌓인 먼지, 세균이 호흡을 통해 들어오거나 상처에 감염돼 1~7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납니다.

-냉방병에 걸리기 쉬운 유형의 사람이 따로 있나요? 여름철 냉방장치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버스나 택시기사와 어린이, 노약자, 만성피로를 느끼는 사람, 마른 여성들은 생리적으로 신체의 향상성 상태를 유지하는 예비능력이 적기 때문에 냉방병에 이환되기 쉽고, 이차감염에 대한 위험도 높아집니다. 

-여름철 건강 온도는 몇도인가요? 실내외 온도차이가 5℃ 이내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름철 건강 실내온도는 26~28℃로 유지하고, 에어컨을 1시간 이상 작동시킨 후에는 30분 정도 꺼두는게 좋습니다. 특히 에어컨의찬 공기가 직접 몸에 닿지 않게 하는게 좋습니다.

◆[가정의학과]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김미영 교수 

-대형빌딩에 레지오넬라균이 더 많이 서식하나요? 대형빌딩, 호텔, 백화점, 학교 등의 냉

각탑에서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은 중앙 냉방용으 에어컨을 통해 전 건물에 퍼져 폐렴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대형 시설은 냉각수 살균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레지오넬라균이 옮으면 모두 폐렴에 걸리나요? 보통 건강한 사람들은 레지오넬라균이 있다고 해도 바로 폐렴에 걸리지 않지만 피로와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많이 떨어져 있거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사람, 영유아와 노인은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냉방병이 심해지면 병원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만성질환 환자들은 특히 주의하는게 좋습니다. 특히 심폐기능 이상 환자, 관절염환자, 노인 등의 신체허약자, 당뇨병환자는 기존 질환이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면역 저하 환자라면 '레지오넬라 감염'에 의해 중증 폐렴을 일으킬 수 있으니 호흡곤란 증상이 발생할 경우 반드시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냉방병 치료방법이 있나요? 냉방기구 사용 중단이 치료입니다.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에어컨을 끄고 충분한 환기를 한 다음 긴 옷으로 갈아입어 몸을 따뜻하게 하고 마사지를 하거나 따뜻한 찜질 등을 이용해 혈액순환을 돕는게 좋습니다. 

-냉방병을 예방하는데 에어컨 온도는 몇도가 적당하나요? 냉방기구를 사용하더라도 실내와 외부 온도차를 5도 안팎으로 유지하고 1시간 간격으로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것이 중요합니다. 1~2시간 마다 10분 이상씩 틈틈이 바깥공기를 쐬면서 가벼운 운동을 하고, 찬음료보다 따뜻한 음료를 권합니다.

◆ [TIP BOX] '냉방병'에 관련한 사소한 궁금증 해결 

Q.냉방병인데 몸이 붓고, 춘곤층 처럼 졸리는 이유는? 찬 공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열의 발산을 억제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수축하게 됩니다. 이로인해 손발이나 얼굴이 붓기 쉽죠. 또 추위로 손실되는 열을 보충하기 위해선 인체가 계속 열을 생산해야 하므로 피로가 쉽게 오고 권태감, 졸음을 느끼게 됩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

Q.여름철에 꼭 인후염에 걸립니다. 에어컨 때문인가요? 실내에서 에어컨을 계속 틀면 공기를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실내 수분을 응결시켜 습도를 낮추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한 상태가 되어 인후염이 유발됩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유준현 교수

Q.냉방병과 여름감기는 다르나요? 네 다릅니다. 여름철 감기는 계절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리노바이러스나 아데노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많습니다. 냉방기를 장기간 사용하면 점막이 건조해져 바이러스에 대한 충분한 방어벽을 형성하지 못하니, 냉방병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지면 감기에 자주 걸린다고 봐야 합니다. 감기는 콧물, 기침, 인후통을 동반하는데 냉방병 자체만으로 기침,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은 없고 몸살, 근육통, 두통 증상이 두드러 집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김미영 교수

Q.찬 공기를 자주 쐬도 설사를 하는데요. 냉방병과 연관 있을까요? 냉방병의 증상은 다양합니다. 주된 증상은 피로감, 집중력저하, 어지로움, 근육통, 한기 등인데 위장증상으로 설사를 비롯해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복통 등이 있습니다. 심한 경우 메스꺼움과 구토증상도 나타납니다. 여성의 경우 생리 불순도 발생합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김미영 교수 

-실생활에서 궁금한 건강정보 문의 받습니다 (bming@econov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