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선 표현하기 힘든 차다. 인피니티 M시리즈 중 눈에 띄는 특징을 쉽게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차를 타보기 전까지 말이다. 역동성과 편안함을 살린 실내외 디자인이 고스란히 옮겨져 육안으로는 변화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차를 타는 순간, 온몸에 전달되는 울림은 어떤 차보다 크다. 몸으로 느껴지는 변화는 당신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하다.

전형적인 인피니티 M시리즈의 모습을 띄고 있다. 곡선이 살아 있는 특유의 외형 디자인도 그렇고, 실내 디자인도 그렇다. M시리즈를 회사가 생겨난 이래 가장 뛰어난 디자인의 차라고 믿는 덕에 변화의 폭을 최대한 줄인 듯하다. M56은 M37, M25에 비해 크기가 조금 커졌다는 것 외에 외관상 디자인은 별반 다를 게 없다.

크기에 맞춰 조금씩 변화한 게 전부랄까.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 윗부분에 작은 스피커가 달려 있다는 게 육안으로 가장 구분하기 쉬운 것 중 하나다. 둔한 운전자라면 차이점을 전혀 느낄 수 없는 게 매력. 세계에서 가장 승차감이 편안한 차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인피니티다운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이놈, 심장만큼은 남다르다. 인피니티 최초로 5600cc 8기통 직분사 VK56VD 엔진이 장착됐다. K45DE 엔진을 개선한 최신 엔진으로 최대 마력은 415, 최대 토크는 57kg.m이다. ‘5600cc가 뭐 별거야’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5600cc가 갖는 의미는 크다. 보통 5000cc급 이상 엔진이 장착된 차량은 스포츠카로 분류할 수 있다.

리무진 등 대형 세단이 아닌 기존 차량의 심장으로선 강력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렉서스 IS F’ ‘BMW M5’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 다만 M56은 스포츠카로서의 매력보다는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세단으로서 느낌이 강하다. 정숙성과 편안함, 운전의 즐거움을 한껏 머금고 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엔진 크기에 걸맞은 묵직한 엔진음이 잔잔하게 울린다. 작지도, 그렇다고 크지도 않은 덕에 엔진의 울림까지 온몸으로 전해진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앞으로 치고 나가는 느낌이 다르다. 밟는 만큼 차가 바로 반응한다. 고속 주행을 위해 가속페달을 밟으니 몸이 뒤로 밀리는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경주마를 탄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변속기는 7단 자동이 기본 장책됐다. 기어 변속에 튕김 현상이 적고, 고속주행에서도 정숙하다. 아쉬운 점을 꼽자면 코너링과 브레이크. 묵직한 핸들은 저속주행에서 빠르게 방향 전환을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고속 주행에 맞춰 설계됐다고 할 수 있지만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다.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 차간거리제어 시스템을 적용, 차량 앞부분에 장착된 센서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한다. 인텔리전트 브레이크 어시스트(IBA)는 전면부의 레이저 센서를 통해 앞쪽에 진행하던 차량과 충돌이 예상될 경우 경고음을 보내고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경우 브레이크를 작동시켜 피해를 최소화시킨다. 차량 판매가격은 8460만원.

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