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http://www.nytimes.com/interactive/2016/business/energy-environment/

활황과 불황을 거듭하던 석유 산업이 1990년대 중반 이후 깊은 침체에 빠졌다.

최근 몇 년 동안, 최고의 이익을 구가했던 회사들이 수익이 떨어지면서 굴착 장비의 3분의 2 이상을 폐기시켰다. 새 유전 발굴과 생산에 대한 투자는 크게 줄였다. 많은 회사들이 파산했고 25만명의 석유 관련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중 절반은 미국이다.

이유는 배럴당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014년 6월에 비해 일순간에 70% 이상이 폭락한 것이다.

지난 해 몇 차례 반등하기도 했지만 오래 가지 못하고 다시 하락해 지금은 생산자들이 유정을 파서 이윤을 낼 수준 이하의 가격으로 까지 떨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지난 10년 동안 평균치인 배럴당 90달러나 100달러로 유가가 회복되려면 몇 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와 관련한 핵심 질문과 대답을 뉴욕 타임스가 최근 알기 쉽게 분석 보도했다.

1. 현재 유가는?

국제 지표로 가장 많이 쓰는 브렌트 원유는 11일 현재 46.04달러에 거래되었다.

2. 유가는 왜 떨어졌을까?

이것은 매우 복잡한 질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수요와 공급이라는 간단한 경제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국내 원유 생산은 지난 몇 년 동안 거의 두 배가 되면서 원유 수입을 대체했다. 한 때 미국에 원유를 팔았던 사우디 아라비아, 나이지리아, 알제리 같은 국가들은 미국 시장을 잃자 아시아 시장에서 경쟁해야 했다. 생산자들은 경쟁하듯이 가격을 내렸다. 캐나다와 이라크의 원유 생산과 수출도 해마다 늘어났다, 게다가 러시아까지 기록적인 수준으로 원유를 캐내고 있다.

그러나 유전 발굴 투자 감소로 인해 생산이 줄어들 것이라는 신호도 있다. 캐나다 투자은행 RBC Capital Markets의 계산에 따르면 지난 해에 하루 5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이 OPEC 회원국들 사이에서 취소, 연기 또는 유보되었으며 올해에도 그 정도는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최근 캐나다의 석유 회사들은, 산불이 오일 샌드 지역을 황폐화 시킨 후, 생산을 크게 줄이거나 중단했다. 이 지역의 생산이 하루 백만 배럴씩 떨어졌는데, 이는 이 지역 생산량의 40%에 해당한다.

나이지리아의 폭동도 이 지역의 생산 크게 떨어뜨렸다.

그러나 이런 식의 감소는 일시적인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 볼 때, 유럽과 개발 도상국의 경제는 침체 상태이고 자동차는 점점 더 에너지 효율적이 되어가고 있다. 미국에서 수요가 증가하는 기미가 있긴 하지만, 연료 수요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3. 가격이 떨어지면 누가 이익을 볼까?

운전자들은 유가가 떨어지면 좋아할 것이다. 경유, 난방유, 천연 가스 가격도 크게 떨어졌다.

평균 휘발유 가격은 현재 갤론 당 2.18 달러로 1 년 전 동기 대비 56센트 낮아졌는데, 이와 같은 가격 하락은 저소득 가구에 매우 불균형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연료 비용이 그들의 한정된 수입의 더 큰 몫을 갉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구 난방을 위해 난방유를 사용하는 가구는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4. 누가 손해를 볼까?

우선, 산유국들이 손해를 볼 것이다. 베네수엘라, 나이지리아, 에콰도르, 브라질, 러시아 같은 나라들은 경기 침체뿐 아니라 정치적으로 불안정을 겪고 있는 ‘석유 국가’(petrostates)들이다.

이란에 대한 서방 세계의 제재는 최근 몇 년 동안 하루 백만 배럴의 감산을 야기했을 뿐 아니라, 이란이 서방의 최신 유전 기술과 장비를 수입하지 못하게 했다. 이제 제재가 해제되면서 이란의 석유 산업은 다시 재가동을 시작하고 있다.

미국에는 이제 굴착해서 이윤을 낼 만한 유정이 없다.

쉐브론, 로열 더치 쉘, BP 같은 대기업들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급여 지출을 삭감하겠다(인력 감축을 의미함)고 발표했다. 그래도 이들은 이들보다 규모가 작은 수 많은 독립 석유 및 가스 생산자들보다는 형편이 낫다. 엑손(Exxon)은 사상 최저 분기 수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고, 신용도도 최고 등급인 AAA 등급에서 떨어졌다(미국 회사 중 마이크로소프트와 존슨 앤 존슨 만이 AAA 그룹에 남았다).

알라스카, 노스다코타, 오클라호마 같은 주들은 재정 문제에 봉착해 있다.

유가 하락으로 도로 통행량이 크게 늘면서 교통 사고 사망자도 늘어났다.

사우디의 청년들은 편한 일자리들이 사라지는 것을 목도했을 것이다.

5. OPEC에 무슨 일이?

지난 해, 이란,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알제리는 원유 생산자 카르텔인 OPEC에게 생산을 감축해 가격을 유지해 달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이라크는 생산량을 늘렸고 이란도 다시 수출국으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OPEC 회원국들은 최근 회의에서 유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며 감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최근유가는 기준가격인 배럴 당 50 달러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분석가들은 생산 한도를 설정하는 것은 가격을 규제하는데 제한적인 효과밖에 없다고 말한다.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한 최대 생산자들이 이미 거의 최고에 가까운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최근 사우디 석유 산업에 개편이 있었다. 사우디의 살만 빈 압둘 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OPEC 회원국들에게 재정 압박에도 생산량을 유지하라고 설득하는 것은 더 이상 쉽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의 수입이 금년에 3,000억 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6. 유가 하락에 어떤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닐까?

여러 가지 음모론이 시중에 떠돌고 있다. 일부 석유 회사 임원들 조차 사우디가 러시아와 이란이피해를 입기 원하며 미국도 그렇다는 루머를 입에 담는다. 러시아와 이란이 가격을 인하하도록 자극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유가 하락은 결국 소련에 이익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음모론이 사실이라는 증거는 없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미국이 이렇게 매끄럽게 손발을 맞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오바마 행정부는 기업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을 추구하는 수 백 개에 달하는 석유 회사들을 훈련시킬 입장에 있지 않다.

7. 유가는 언제 회복될까?

지난 2월 초 뉴욕에서 배럴당 26.21 달러로 바닥을 친 이후, 유가는 꽤 반등했다. 지난 봄에도 이외 비슷한 반등이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현재의 회복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 것인지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는 분석가들도 있다. 글로벌 시장은 여전히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 수요가 증가하면서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미국의 국내 비축량은 지난 수십년 동안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일부 국가에서의 연료 수요 회복은 향후 1, 2년 이내에 유가가 회복되는데 도움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