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말,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리갈 유니온 스퀘어 스타디움 14(Regal Union Square Stadium 14)’ 극장에 4DX 상영관이 문을 열었다. 2014년 6월 LA의 ‘리갈 L.A. Live’에 이은 미국 내 2번째 4DX 상영관이다. 현지 언론의 반응은 뜨거웠다. <NBC>, <ABC> 등 전국 규모 방송사를 비롯해 뉴욕 지역 유력 언론인 <WPIX>, <NY1>, <뉴욕 포스트> 등이 이를 앞다투어 보도했다. 특이한 점은 4DX가 처음 미국에 설치될 때만 해도 성공에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던 언론들이 맨해튼 오픈 때는 그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언론은 “4DX의 환경 효과와 모션 체어를 통해 영화 팬들은 극장 안에서 완벽한 몰입감을 갖게 됐다”, “맨해튼 4DX 상영관은 뉴욕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엔터테인먼트 관광 명소가 될 것이다” 등 기대감 일색이었다. 

최근 몇 년 사이 극장에 다양한 포맷이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가장 빠르게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 바로 4DX다. “보는 영화에서 체험하는 영화로!”, 영화에 대한 개념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키며 4DX는 차세대 영화시장을 이끌어 나갈 새로운 포맷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영화관 4DX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전 세계에 보급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한국의 CGV다.

4DX는 모션효과와 환경효과를 결합시켜 영화 속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오감체험 특별 상영관’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진동발생시스템, 물과 바람 분사장치, 향기 발생 시스템 등 30개 이상의 기술 특허를 적용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4D 에디팅 전문 소프트웨어인 ‘4DX스튜디오’를 활용해 일반 영화를 4DX 영화로 재탄생시킨다. 이처럼 4DX는 IT와 문화적 감수성을 결합한 창조적 산물로 인정받고 있다.

물론 4D가 전혀 새로운 기술은 아니었다. 미국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 테마파크에 4D 체험 시설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영화관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이러한 시도와 도전 자체가 어쩌면 무모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다. 그럼에도 CGV는 당당히 이를 상용화했고, 조금씩 세계 특별관의 지형을 바꿔 놓고 있다. 2009년 한국 CGV에 설치된 이후 매년 빠른 증가세를 보이며 문화 영토를 넓혀 가고 있다. 2016년 현재 4DX는 전 세계 40개 이상 나라에 250여 개가 설치되었다. 매년 나오는 개봉하는 4DX 영화만도 80편을 넘는다. 특별관 중에서 이처럼 빠르게 세계 시장을 파고 든 포맷은 지금도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은 4DX 전용관의 설치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다. 2015년 말 기준으로 50개 4DX 전용관이 설치돼 전년에 비해 100% 이상 늘어났고, 올해는 65개 이상으로 그 수를 늘릴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4DX 팬덤이 잘 형성돼 있다. 새로운 영화가 개봉할 때면 4DX 마니아들은 그 영화의 복장을 한 채 4DX 상영관으로 몰려든다. 일본 애니메이션 <걸스&판처(Girls And Panzer)>의 경우 큰 인기를 끌지 못했지만 4DX 포맷으로 재개봉한 후 일본 내 박스오피스 8위까지 올랐다.

미국은 4DX가 다소 늦게 도입됐다. 영화의 종주국이라 자부하는 미국이기에 영화의 변방 국가인 한국에서 만들어진 기술에 대해 다소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4년 미국 Regal 극장 체인이 L.A. LIVE에 처음 4DX를 도입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 극장은 당초 미국 전체 극장 순위가 94위에 머물렀지만 4DX 설치 1년 후 39위로 상승했다. 박스오피스 매출도 1년 사이 무려 20% 이상 상승했다. 이에 힘입어 Regal은 2016년 뉴욕에 2개관을 설치했고, 최근에는 17개의 4DX 영화관을 추가 설치하기 위해 CGV와 제휴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지금도 매일같이 전 세계 언론들이 4DX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 추세를 이어 2020년에는 전 세계에 1000여개 4DX 전용관이 설치될 전망이다. 한국이 개발한 특별한 영화관을 통해 전 세계 관객들의 영화 경험이 달라지는 날이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여전히 전 세계 영화 시장에서 아직은 변방 국가일지 모른다. 하지만 영화관 기술에서만큼은 분명 전 세계를 리드하는 국가로 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4DX는 그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