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함께 한다는 의미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1000만을 넘어섰고 관련 산업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함께 지내는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인식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산업의 성장도 가파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펫(Pet) 사업’에 뛰어들면서 불황 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2년 9000억 원에서 지난해 1조 8100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0년에는 약 5조 8100억 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펫 시장이 불경기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그동안 외국계 기업이 주를 이뤘던 사료시장에 국내 식품 업계가 발을 들여놓으면서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성립되는 모양새다.

2013년 CJ제일제당은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오프레시’와 ‘오네이처’를 선보였고, 같은 해 풀무원은 유기농 사료 ‘아미오’로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뒤이어 동원F&B는 ‘뉴트리플랜’를, 사조산업은 반려묘 사료 ‘사조 로하이 캣푸드’에 이어 ‘러브잇’으로 사료 시장 경쟁에 가세했다. KGC인삼공사는 홍삼박을 첨가한 반려견 사료 브랜드 ‘지니펫’을 선보이는 등 식품업계에서 먹거리를 판매할 대상 고객으로 ‘동물’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생활용품 기업도 관련 시장에 가세했다. 애경은 반려동물 전문기업 ‘이리온’과 함께 연약한 반려동물 피부에 적합한 샴푸·미스트 제품을 내세워 ‘휘슬(WHISTLE)’ 브랜드를 선보였다.

반려동물 관련 전문성을 가진 이리온이 생활용품과 화장품에서 60년 전통의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애경과 공동 개발한 것으로 고품질을 자랑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LG생활건강은 애완용 샴푸, 컨디셔너, 미스트, 데오도라이저 등이 포함된 애완용품 브랜드 ‘시리우스(O’s Sirius)’로 반려동물 시장에 진출했다. 시리우스는 전 제품을 원료 단계에서부터 유해 물질 및 자극 성분을 검수하여 사용했으며 설페이트, 인공 색소, 파라벤 등 자극을 줄 수 있는 성분들을 배제해 순하고 안심할 수 있는 처방을 적용했다. 또한, 마일드한 성분들과 마다가스카르산 센텔라아시아티카의 고농축 추출물을 함유해, 목욕 시 애견 피부 보호를 돕는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댕기머리는 지난해 애견샴푸 ‘알프레독’을 출시했는데 그동안 쌓은 헤어제품 관련 기술 노하우를 반려견들을 대상으로 만들어, 더욱 특별하게 동물을 케어해 줄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같은 해 뷰티브랜드 산타마리아노벨라의 반려동물 전용 화장품 ‘펫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애완동물을 맡길 수 있는 전용 호텔은 물론 관련 뷰티 제품들이 계속해서 출시되면서 펫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국내 유통 대기업에서 너도나도 관련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어 향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반려동물 산업이 증가함에 따라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특히 요즘 같은 휴가철이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수치가 가장 높은 시기라고 알려졌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여름 휴가철인 7~8월에 유기동물 발생 수는 20~30% 늘어났다. 지난해 서울시내에서 유기동물은 7월엔 951마리로 월 평균(741마리)보다 28.3%, 8월엔 980마리로 32.2% 각각 증가했다. 2014년 역시 7월 한 달간 유기된 동물 수는 1020마리로 같은 해 월 평균(792마리)보다 28.7% 높다.

여름철 유기동물이 급증한 이유는 휴가를 갔다가 반려동물을 호텔 등 임시보호소에 맡겼다가 찾아가지 않거나 휴가지에 고의로 버리고 오는 경우나 무더위로 창문이나 현관문을 열어 놓은 사이에 반려동물이 나갔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해 잃어버리는 사례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