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멀어져 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 비어가는 내 가슴 속엔 더 아무 것도 찾을 수 없네...” 김광석 <서른 즈음에> 中

기타는 심오하면서도 친근한 악기다. 때로는 역사의 부당함에 저항하는 소리로, 절절한 사랑 고백으로, 혹은 인생에 대한 성찰을 진지하게 노래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된다. 혹자는 기타를 ‘지극히 인간적인 소리를 내는 악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기타의 또 다른 장점은 쉽게 접할 수 있고,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피아노처럼 공간의 제약을 받는 것도 아니다. 원하는 장소에 가져가기만 하면 어디서든 연주가 가능하다. 그만큼 다가가기 쉬운 악기가 바로 기타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여름 밤, 아련한 감상에 젖어 기타를 잡게 될 때 도움이 됐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담아 기타에 대한 몇 가지 간단한 상식과 팁을 이야기 해드리고자 한다. 악기를 새롭게 배워보고 싶다거나 이제 막 기타에 입문한 분들이 ‘알고 있으면 딱 좋을’ 정도로.    

▲ 출처= 픽사베이

어쿠스틱과 통기타, 일렉과 베이스 기타   

어쿠스틱과 통기타. 기타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 가장 헷갈려하는 말이다. 같은 기타를 두고 누구는 통기타라고 하고 또 누구는 어쿠스틱 기타라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은 같은 말이다. 통기타에서 ‘통’은 여타의 장치 없이도 기타 소리가 울리도록 하는 속이 빈 공간을 의미하고, 어쿠스틱(Acoustic)은 임의의 장치로 소리를 증폭 시키지 않고 ‘악기만으로 소리를 내는 것’을 말한다. 다만, 어쿠스틱 기타는 대중 공연을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스피커로 소리를 증폭시킬 수 있는 픽업(Pick-up)이라는 전기 장치를 부착한 통기타까지도 아우른다는 점에서 조금 더 넓은 의미라고 할 수 있다.

이와 반대되는 개념이 일렉트릭(Electric) 기타, 줄여서 일렉 기타다. 이름 그대로 전기 장치로 소리를 증폭해야만 제대로 된 소리를 낼 수 있는 기타다. 록 밴드에서 강한 소리로 음악을 이끄는 역할을 하는, ‘화려함’이 특징이다.

 

▲ 베이스 기타. 출처= 픽사베이

베이스 기타는 현악 오케스트라의 콘트라베이스(Contrabass)의 역할을 하는 기타다. 낮은 음을 연주하기 때문에 현(줄)의 굵기가 일반 기타보다 굵은 것이 특징이다. 낮은 음역대를 연주하기 때문에 기타처럼 돋보이는 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박자를 정확하게 짚어주면서 음악에 긴장감과 힘을 불어넣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밴드 구성에서 절대 빠지지 않는 악기다. 일반적으로 베이스 기타는 전기 장치를 사용한 일렉 기타가 대부분이지만, 최근에는 어쿠스틱 베이스 기타도 많이 선보여지고 있다.

기타의 소리와 ‘가격’을 결정하는 ‘목재’ 

기타를 만드는 소재는 목재다. 가장 큰 구분으로는 다양한 목재를 압착해 만든 합판(Plywood)로 제조한 기타와 원목(Solid)으로 만든 기타가 있고, 원목으로 만든 기타는 다시 울림통 부분의 상판(울림통 구멍이 있는, 기타 현이 장착되는 부분)만 원목인 탑 솔리드(Top Solid), 그리고 모든 판이 원목으로 된 올 솔리드(All Solid) 기타로 구분된다.

통상적으로 원목이 얼마나 사용됐는가가 기타 소리를 좌우하기 때문에 원목이 많이 사용된 기타일수록 가격이 비싼 편이다. 여기서 조금 더 자세하게 들어가면 기타의 원목이 어떤 종류의 나무인지에 따라 소리도 달라지는데, 사실 이 부분은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구분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기타 초보자들에게는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기타의 소재로 많이 거론되는 목재의 이름은 마호가니(Mahogany), 스프루스(Spruce), 시더(Ceder), 로즈우드(Rosewood) 등이 있다.

▲ 출처= 픽사베이

나에게 맞는 기타를 고르는 법  

물론 좋은 기타는 가격이 비싼 기타다. 물론 어디까지나 연주하는 이가 가격이 비싼 만큼의 차이점을 인지할 수 있는 경우에 한해서다. 초보자의 경우라면, 기타를 연주할 때 불편한 감이 적은 기타가 가장 좋은 기타다.(물론 초보자라도 비싼 기타를 연주할 때가 가장 편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일반적으로 연주하는 이의 체형에 따라 기타의 크기를 선택하는 편이며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고려해야하는 ‘느낌’은 연주 시 줄을 덮는 손의 불편한 감이다. 이 불편한 감이 심하면 코드(화음)를 잡을 때나 긴 시간 연주를 할 때 손이 ‘매우’ 아플 수 있다. 기타를 처음 배울 때 손이 아픈 것은 당연하지만, 조금이라도 덜 아플 수 있는 기타가 있으면 그쪽을 택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기타를 꾸준하게 연주할 수 있다.

초보자들에게 추천하는 곡

기타를 연주하는 법에는 여러 줄을 한꺼번에 위아래로 긁으(?)면서 연주하는 스트로크(Stroke) 주법, 화음을 한 줄씩 풀어서 치는 아르페지오(Arpeggio) 주법, 화음을 잡고 한꺼번에 여러 현을 뜯으며 연주하는 퍼커시브(Percussive) 주법 등이 있다.

기타를 처음 접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연주는 스트로크 주법인데, 화음(코드)를 손으로 익히면서 통증(?)에 대한 면역을 기를 수 있어 초보자들에게 가장 선호되는 연주법이기도 하다. 뭔가 ‘근사한 노래 한 곡을 연주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이 생기는 쉬운 스트로크 연주 곡들을 추천하자면 밥 딜런의 'Knocking on heavens door', 웨스트라이프의 'My Love' 등이 있다.

연습이 충분하게 된 후라면, 기타의 멜로디를 숫자로 적어놓은 타브(Tab)악보를 보고 연습하면 좋은 곡인 패닉의 '기다리다' 혹은 코다로 오시오의 '황혼' 등 연주곡에도 도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