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가 식량을 미래의 가장 유망한 투자처 중 하나로 언급하면서 농업 및 식량에 대한 투자가 많은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최근 엘니뇨와 인구증가와 식량 안보 이슈까지 겹쳐 곡물 투자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곡물에 투자하려면 국내 선물회사나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후 증거금만 있다면 바로 거래를 할 수 있다. 곡물 투자는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미래 곡물 가격을 보고 투자하는 선물거래나 곡물 가격과 연동되는 ETF같은 파생상품에도 투자할 수 있다.

곡물의 파종부터 수출을 위해 선적되는 일련의 유형 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지만 워낙 규모가 커 ADM, Bunge, Cargill이나 대우인터네셔널 같은 대형 곡물 전문 기업들이 주로 투자하고 있다.

 

농산물 펀드, 주식

개인투자자들은 매일 미국 곡물 선물 시장의 변동에 대처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현실적인 투자방법이다. 국내에서는 신한, 삼성, 미래에셋 등의 자산운용사들이 농산물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농산물 관련주식은 주로 비료나 농약, 농기계 등을 판매하는 기업들이다. 유의할 점은 이들 기업의 주가는 세계 곡물 가격과는 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소맥을 수입해 가공하는 제분화사나 옥수수와 대두를 수입하는 사료회사들의 주식이 큰 관련이 있다.

농산물 ETF 중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 중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콩선물(h)은 미국 대두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S&P GSCI Soybean Index Total Return”지수를 따라간다. 콩에만 집중 투자하는 상품으로 콩 선물가격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발생한다. 나머지 상품들의 수익률은 낮은 편이다.

 

낮은 가격변동, 장기투자 어려움으로 거래량 적어

곡물 상품들은 여자 원자재들과 달리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낮은 가격변동과 높은 세금으로 인해 전체 거래량 자체가 매우 적다. 최근 엘니뇨가 주목 받으며 거래량이 늘어나는 모습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거래량은 일반주식에 비해 매우 부족한 편이다. 또한 농산물 펀드는 장기적으로 투자한다고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다. 수급과 시황이 변하는 일정한 주기가 있기 때문이다. 금이나 여타 원자재들과 달리 곡물은 무한정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기초자산인 농산물 선물 가격의 변동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관련 상품들의 수익률도 변동이 작다. 따라서 엘니뇨나 향후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부족의 문제는 농산물 관련 상품의 수익률과 크게 상관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곡물시장이지만 단기 고수익을 노린다면 가능은 하다. 세계 최대 곡물 선물 거래 시장인 CBOT는 연간 2회 5월과 11월에 일일 최대 가격 변동 폭을 조정한다. 선물계약이 상‧하한가로 마감되면, 그 다음날 최대가격변동폭이 50%늘어나며 다시 상‧하한가로 마감될 시 그 다음날도 50%가 늘어난다.

예를 들면 옥수수가 첫날 부셸당 1달러 상승하여 상한가로 장을 마감하면 다음날은 상한가가 부셸당 1.5달러까지 늘어나며, 그 다음 날은 부셸 당 2.25달러까지 상한가가 늘어난다.

다만 앞서 말했듯 곡물시장은 변동성이 워낙 큰 시장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삼성KODEX콩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콩-파생형]은 연초 이후 현재까지 곡물 선물 중 가장 높은 평균 12.89%의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최근 1주, 1개월, 6개월 수익률은 모두 마이너스다.

국내 증권사 관계자들도 “투자를 하려면 다른 원자재들고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면 되지만 거래량 자체가 적고 변동성이 커 투자자가 거의 없으며 추천하지 않는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