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가 장기화되며 원유 투자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분명한 것은 유가가 어떻게 흘러가든 개인 소액 투자자가 원유를 직접 사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일단 선물 최소 계약이 1000배럴(약 158,900리터)이나 되기 때문에 개인이 접근하기엔 비효율 적이다.

또한 원유선물은 다른 원재들과는 달리 창고료, 운송비용, 보험료 등이 발생한다. 이런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면 만기가 되기 전에 팔아야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투자를 지속하려면 근월물이 만기가 되기 전에 팔고 원월물을 다시 구매해 포지션을 유지해야 한다. 이를 롤오버(roll-over)라고 한다. 그런데 롤오버를 할 경우 앞서 말한 비용이 발생한다. 따라서 원유 선물은 현물보다 비싸며 결제 월이 멀수록 가격이 더 높다. 또한 각종 변수가 발생할 경우 가격 등락폭은 더 커진다. 즉 원유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 하지 않는 이상 개인투자자가 수익을 창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장기투자는 ETF나 관련 기업이 포함된 펀드에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ETF 같은 파생상품을 통해 원유에 투자하는 게 현실적이다. 원유 ETF는 기초자산인 원유 선물 지수나 관련 기업 주식 등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다만 원유 ETF는 다른 ETF들과 차이가 있다. 원유가격을 추종하기 위해 월 단위로 거래하는 선물을 통해 원유를 매수기 때문이다. 원유선물을 상품화한 것이기 때문에 롤오버 비용이 똑같이 발생하고 가격에 반영된다. 예를 들어 현재 원유 ETF를 30달러에 매수하고 1년 후 36달러에 매도해도 그사이 각종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한다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국제유가 흐름을 그대로 좇아가려면 ETN에 투자하면 된다. ETN은 실시간 지수를 바로 반영하기 때문에 국제유가 흐름과 똑같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ETN은 국제유가 변동 폭에 따라 만기(통상 10~30년)에 약속한 수익을 지급한다.

현재 관련 파생상품들은 롤오버 비용뿐만 아니라 원유 자체가 2년 넘게 폭락한데다 각종 변수에 따라 변동이 심하다 보니 수익률이 낮은 상태다. 따라서 유가 하락 시 수익이 발생하는 인버스 상품의 수익률이 더 좋은 상황이다.고수익‧고위험 성향의 투자자라면 ‘레버리지’란 단어가 붙은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레버리지는 상품을 만들 때 ‘지렛대(lever)’ 장치를 넣었다고 생각하면 된다. 기초자산 변동 폭의 2~3배수를 추적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오를 때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물론 유가가 하락하면 그만큼 손실도 커진다. 해외 원유ETF 중에 레버리지 상품이 많으며 환율이 상승할 경우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ETF는 수수료(22%)가 높고 고수익‧고위험이기에 신중한 투자자세가 요구된다.

반면 가격하락이 예상된다면 인버스 상품에 투자하면 된다. 현재 저유가의 여파로 인버스 상품들의 수익률이 좋은 상황이다.

에너지관련 기업 펀드

전문가들은 원유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어렵다고 본다면 에너지관련 기업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한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관련 기업은 원유나 가스 등의 가격이 상승하면 주가가 함께 상승하며 선물 롤오버에 따른 수익과 비용을 따질 필요가 없다”며 또한 “기업 자체의 호재로 유가 상승폭보다 큰 수익률을 기대할 수도 있다. 물론 반대의 경우엔 큰 폭의 하락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 석유 관련기업 주식은 크게 ▲시추·개발·생산을 담당하는 ‘상류’ ▲운송·저장·파이프라인 관련 사업을 하는 ‘중류’▲정제·처리·판매를 담당하는 ‘하류’로 나뉜다. 전 과정을 도맡아 하는 통합 기업도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공급과잉 우려가 있기 때문에 상류 관련기업은 위험하다”며 “중류와 하류에 투자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말하고 있다. 아울러 “중류 기업 주식에 투자할 때는 해당 기업의 석유 저장규모를 살피고 하류 기업은 원유와 석유 관련제품 가격 차이는 얼마나 나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중반 정도로만 유지되어도 비용절감에 따른 실적개선으로 에너지기업들의 주가나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상승 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가장 많은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블랙록의 경우, 36개의 에너지 관련기업에 분산투자하고 있으며 연 초 이후 10%에 근접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이처럼 다양한 간접투자 상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관심이 있는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선택폭도 넓다. 다만 전문가들은 “원유는 원자재 중에서도 변동이 심한 편이기 때문에 투자에 나선다면 가격의 등락 여부를 수시로 챙겨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