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서핑에 맛 들린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습니다. 자칭 ‘부산갈매기’로 걸음마를 떼기 전부터 바다수영을 배웠다는 친구의 허풍은 여름이 되면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올해는 또 어떤 여름 에피소드를 가져올까 내심 기대했는데, 자신의 키보다 높은 파도를 가르며 서핑을 즐겼다는 무용담을 늘어놓습니다. 뭐, 검게 그을린 피부를 보니 친구의 말이 허풍만은 아니겠구나 싶었지만 애프터케어가 엉망인 친구를 보니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웃도어 취미를 지닌 사람들이 늘면서 저 역시 캠핑이나 등산 같은 야외활동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기도 하지만, 망가지는(?) 피부가 신경이 쓰였습니다.

한때 우윳빛깔 꽃미남이 인기였다면 요즘은 구릿빛의 건강미를 갖춘 남성들이 인기라고 하죠? 하지만 무조건 검게 그을린다고 건강하고 멋져 보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얼마 전 다녀온 청계산 등산으로 얼굴과 팔이 화끈하게 달아올라 고생을 좀 했던 경험을 되살려, 애프터 케어법을 소개해야겠습니다.

오랜만에 산에 오른다는 기쁨과 설렘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집을 나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차단제를 바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지만, 산 속이라 그늘이 많을 테니 괜찮을 거라 위안을 삼으며 산으로 직행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피부가 벗겨질 정도의 일광화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울긋불긋해지고 약간의 따가움을 느낄 정도로 피부는 손상을 입었습니다.

 

남자도 예외 없는 ‘애프터 선 케어법’

여름의 자외선에 노출되면 흔히 ‘피부가 탄다’고 표현을 하는데요. 이는 엄밀히 말해 피부가 상처를 입게 되는 것입니다. 어디 그뿐일까요. 기미, 주근깨 같은 색소질환은 물론 노화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만큼 예방이 중요하지만 놓쳤다면 애프터케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뜨거운 기온과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는 예민해지고 심한 경우 광노화, 일광화상을 입을 우려가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남성이라면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땀과 피지 같은 노폐물이 피부에 남아 있으면 모공을 막아 염증을 일으키기 쉬운 피부가 되기 때문입니다.

 

진짜 그루밍족, 몸짱은 기본 피부짱 되는 법

피부를 자외선으로부터 지키는 방법은 자외선을 피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외선은 실내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완전히 차단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워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을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리고 자외선이 가장 강한 한낮에는 바깥출입보다는 실내에서 생활하기를 권합니다. 아무리 건강하다고 해도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는 물론 건강까지 상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외출에서 돌아온 후라면 가장 먼저 피부에 남아 있는 자외선 차단제의 잔여물이나 노폐물을 씻어내는 것이 좋아요. 피부도 숨을 쉬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때 자극을 주는 것은 금물입니다. 무리해서 각질을 벗겨내기보다는 부드럽게 피부에 남은 노폐물을 씻어내는 것이 좋습니다.

씻어낸 후에는 잔뜩 성난 피부를 진정시켜야겠죠? 요즘에는 시중에서도 쿨링감이 함유된 보습크림이나 마스크팩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데요.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도록 2~3일 정도 집중적으로 케어해주는 것이 좋아요. 쿨링 제품이 없다면 일반 마스크 팩을 냉장고에 넣어둔 후에 사용해도 쿨링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아, 여기서 중요한 한 가지. 마스크 팩을 떼어낸 후에 팩에 남은 에센스로 마무리하는 사람들이 있죠? 하지만 여기서 저의 특급 비법이 숨어 있습니다. 마스크 팩엔 고영양 에센스가 가득 들었지만 보습에 특화된 제품이 아닐 수 있습니다. 값비싼 제품은 아니라도 좋으니 보습전용 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목, 팔 특히 소리 소문 없이 노화가 찾아오는 손등에도 발라줄 것을 추천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없는 쿨내나는 남성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우유와 얼음, 그리고 물만 있으면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습니다. 우유와 물을 1:1로 섞고 얼음을 띄워줍니다. 우유에 물 탄 밍밍한 맛을 상상하겠지만 피부에 양보하겠습니다. 화장솜이나 거즈수건 혹은 깨끗하게 빨아서 말린 손수건을 담가 얼굴에 올려주면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킬 수 있고, 우유의 단백질 성분으로 피부가 벗겨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피부로 거듭나는 것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얼마나 관심을 갖고 세심하게 돌보느냐가 관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 가지 더, 노화의 주범인 자외선을 우습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