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 기아자동차

스포티지는 도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원조’다. 1993년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토요타 ‘라브4’, 혼다 ‘CR-V’ 등의 탄생에 영감을 줬다. 해외 시장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네 번의 진화를 거치며 글로벌 시장에서 400만대 가까이 팔려나갔다. 2015년 9월 4세대 모델이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준중형 SUV 세그먼트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볼수록 매력적인 차

기아차 스포티지 2.0을 시승했다. 우선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잡는다. 출시 당시 많은 논란을 낳았던 얼굴이다. 초기에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았다. 타사 SUV를 닮았다거나 지나치게 개성을 추구하다 ‘디자인이 산으로 갔다’는 평가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같은 비판은 어느 정도 사라진 듯하다. 독특하긴 하지만 볼수록 매력 있는 차로 거듭나고 있다.

▲ 출처 = 기아자동차

현대차 투싼과 플랫폼을 공유한다. 제원상 크기는 4480㎜, 전폭 1855㎜, 전고 1635㎜, 축거 2670㎜다. 전장과 축거가 전 세대 모델 대비 각각 40㎜, 30㎜ 늘었다. 2열에 사람을 가득 채워도 비좁은 느낌은 없다.

실제 기아차는 4세대 모델을 개발하며 공간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1열 헤드룸과 2열 레그룸을 3세대 ‘스포티지 R’ 대비 더 넓게 만들었다. 트렁크 기본 용량도 465ℓ에서 503ℓ로 늘었다. 2열 좌석을 접을 경우 최대 1492ℓ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 출처 = 기아자동차

전면부 인상이 독특하다. 헤드램프가 양끝으로 쭉 찢어지며 기존 모델과 확실히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아래쪽 ‘호랑이 코 그릴’과 어우러져 차체가 더 커보이는 효과를 낸다. 프런트 범퍼와 안개등 쪽에 세련된 이미지를 입히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후면부는 무난한 편이다. 양쪽 테일램프 사이를 크롬 재질로 이어 큰 직선을 구현했다. 이 같은 ‘뒤태’는 K7 등 향후 출시되는 기아차 모델들에도 적용됐다. 시작은 4세대 스포티지였다.

실내 공간도 다른 모델들과 통일된 인상을 낸다. 대시보드를 중심으로 수평을 그린다. 대시보드 상단 부분을 가죽 재질로 마무리한 것이 인상적이다. 원가 절감보다는 고급감 구현을 위해 애썼다는 평가다. 운전·조수석 통풍시트, 휴대폰 무선 충전 기능 등을 갖춰 만족스러웠다.

▲ 출처 = 기아자동차

도심형 SUV의 기준

R2.0 디젤 엔진을 품었다. 최고출력 186마력, 최대토크 41.0㎏·m의 힘을 낸다. 유로6를 충족시키며 엔진을 일부 개선했다. 출력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이전 모델 대비 출력이 2마력 높아졌다.

▲ 출처 = 기아자동차

초고장력강판 적용 등을 통해 공인복합연비는 13.8㎞/ℓ에서 14.4㎞/ℓ로 향상됐다(17·18인치 타이어 기준). 휠 에어커튼, 리어스포일러 에어블레이드 등을 통해 공력 성능을 개선한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정차 시 시동이 저절로 꺼지는 ISG 시스템도 전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돼 효율성을 높여준다.

▲ 출처 = 기아자동차

끈끈한 승차감을 자랑한다. SUV지만 꽤나 정교한 스티어링 휠 감각을 뽐낸다. 온로드에서 세단에 버금갈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출렁이는 느낌이 최소화됐다. 급격한 코너 구간에서 쏠림 현상도 심하지 않다. 전륜 서스펜션 구조를 최적화하고 후륜 서스펜션의 강성을 개선해 정교한 조타감과 주행성능을 구현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운전석 시트 포지션이 높아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ISG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을 때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실제 기아차는 스포티지의 정숙성 실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흡차음재를 더욱 보강하고 일체형 대쉬패드를 적용하는 것 등이다. 엔진 투과음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도심형 SUV의 본질을 잊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시내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브레이크 성능을 개선했다. 기아차는 후륜 브레이크 디스크 사이즈를 늘려 제동 신뢰성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 출처 = 기아자동차

초고장력강판 사용 비중이 기존 18%에서 51%로 늘었다. 차체 구조간 결합력 강화를 위한 구조용 접착제도 동급 최대인 103m로 확대했다. 또 어드밴스드 에어백을 전 트림에 기본화하고 상향등을 자동으로 제어해주는 하이빔어시스트 기능을 장착해 뛰어난 안전성을 확보했다.

명불허전(名不虛傳). 세계 최초의 도심형 SUV 스포티지가 다시 한 번 진화했다. 단순히 멋을 부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본기를 탄탄히 쌓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기본에 충실하면 경쟁력은 저절로 생기는 법이다.

▲ 출처 = 기아자동차

가격은 2220만~3075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