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http://blog.bokjiro.go.kr/269

고용노동부가 지난 달 26일 내놓은 '2016 통계로 보 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모습' 자료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들이 노동시장에서 실제 은퇴하는 나이는 2014년 기준 남성 72.9세, 여성 70.6세로 34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 은퇴연령은 남성 64.6세, 여성 63.2세이다.

오래 일하는 것 자체로 좋고 나쁨을 판단할 수는 없다. 문제는 오래 일함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의 노인이 빈곤 상태라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한국 다음으로 일본이 69.1세로 2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62세로 5위를 기록했는데, 일본과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도 오래 일하는 노인의 경제적 상황에 대한 우려는 우리나라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일본에서는 “현대 사회에서는 장수가 오히려 위협”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최근 미국의 상황을 상세 보도했다.

미국에서 근로자들은 더 오래 까지 일하면서 은퇴를 늦추고 있다. 문제는 자의가 아니라는 것. 경제의 미래를 생각할 때 좋은 소식은 아니다.

파리 소르본느 대학교의 ‘근로자의 연령과 생산성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40년 동안 젊은 근로자(15-24세)와 나이 든 근로자(55-65세)를 모두 노동 인구로 포함시켰을 때 미국 노동 인구의 연령 분포는 뚜렷한 바벨형을 보였다. 젊은 근로자 쪽이든 나이 든 근로자 쪽이든 바벨 양쪽 끝의 비율이 크다는 것은 생산성 측면에서 나쁜 신호다. 가장 생산성이 높은 핵심 근로자 층(25-54세)은 중앙 부분이기 때문이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은퇴 나이는 2014년에 62세로 2010년 59세에서 크게 뛰었다. 결과적으로 경제의 생산성이 떨어진 것이며 이런 추세는 향후 35년 동안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 든 사람들을 노동 인구에 포함시키는 것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로 인해 생산성이 저하되긴 하지만, “멘토링 효과가 있다”고 스탠포드 장수 연구소 로라 카스텐슨 소장은 말한다. 시니어 근로자가 젊은 사람들의 성공을 돕는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또 미국에서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모두 은퇴를 대비한 시스템이 감소되고 있으며 그것이 경제 악순환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주목했다.

유럽에서는 은퇴하면 회사와 세금이 보조해 주는 연금에 의지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은퇴자들은 그런 호사를 누릴 수 없다. 전통적인 연금의 축소로 인해 생긴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미국은 퇴직 연금(401(k))과 다른 대책들을 만들었지만, 그런 돈은 대부분 근로자 자신이 내는 것이기 때문에, 이 돈을 내려면 계속 일을 해야하고 은퇴를 할 수 없게 되며, 이런 흐름이 계속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미국만이 이런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2009년 39세에서 2014년에 43세로 많아졌다. 사실 이미 장수가 정착되어 있는 미국보다는 예상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나라에서 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 미국 질병관리 센터에 따르면 미국은 평균 예상 수명은 2013년 78.8세로 2012년과 차이가 없다.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는 ‘나이 드는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 글로벌 관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 인구의 평균 연령을 보면, 미국의 인구 통계학적 미래는 다른 나라에 비해 튼튼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국가가 노령화되고 있다. 미국은 그래도 노령화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늦은 편이지만 노령화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노령화 추세에 미리 대비하기 위해, 일부 국가들은 나이든 사람들을 더 이상 노동 현장으로 내몰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자비로 준비하는 은퇴 연금에 공적 부문이 지원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이런 변화에 더 잘 준비되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