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KT

황창규 KT 회장은 ‘황의 법칙’으로 이름난 인물이다. “메모리반도체 집적도는 1년에 두 배씩 늘어난다”는 법칙이다. 2014년 1월 공식 취임한 그는 KT에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기존 사업 분야에서 ‘틀 안의 혁신’을 이루며 실적 고공행진을 보여주고 있으며, 탈(脫)통신 신사업 추진 역시도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황창규 효과’는 구체적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2분기 KT는 영업이익 4000억 원대를 달성했다. 2012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이룬 성과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15.8% 증가했다. 매출 역시도 4.5% 상승한 5조6776억 원을 기록했다. 무선·유선·미디어 등 모든 사업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해 이 같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무선사업 매출은 2.8% 성장한 1조8801억 원을 기록했다. 가입자는 약 20만 명 증가했다. 올해 4월 출시한 라인키즈폰, LTE에그플러스 등 세컨드 디바이스의 인기와 기가 와이파이, 기가 LTE 등 KT만의 차별화된 상품의 기여도가 컸다는 평가다. 2분기 LTE 가입자는 1361만 명으로 전체 무선 가입자의 74.1%를 차지했다. 무선 ARPU는 3만6527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 성장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KT가 순액 요금제에 이어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통신3사 중 가장 먼저 도입했을 때 우려가 따른 것은 사실이다. ARPU 하락은 예견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KT는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유선사업 매출은 지난해 대비 조금 떨어졌다. 유선전화 매출 감소 탓이다. 다만 이전 분기보다는 매출이 올랐다. 173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기가 인터넷의 영향이다. 올해 1분기 유선사업 매출은 2015년 4분기에 비해 0.8% 반등한 1조2787억 원을 기록했으며, 2분기에는 1분기보다 0.6% 증가한 1조2862억 원을 기록했다. KT는 기가 인터넷 증가세와 소비자 선호를 감안할 때 올해 목표인 200만 가입자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출처=KT

미디어·콘텐츠 사업 부문에서는 성장 폭이 특히 컸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성장한 4709억 원을 기록했다. IPTV 사업은 가입자에게 최적화된 사용자환경(UI)와 한발 앞선 UHD 서비스 제공으로 국내 미디어 시장을 이끌며 2분기에 14만명의 가입자 순증을 기록했다. KT는 5월 국내에서 단독으로 선보인 드림웍스 채널, 7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와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미디어·콘텐츠 분야의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황창규 효과’는 그룹사 전체로 퍼져나가는 분위기다. 지난 2분기 KT의 영업이익 증대에는 그룹사의 좋은 실적이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기가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융합상품으로 KT와 그룹사 사이의 시너지가 강화되면서 그룹사의 영업이익 기여분은 전년 동기에 비해 25.6% 증가한 1050억 원이나 됐다. 지난해 통신 및 융합 서비스 중심으로 그룹사를 조정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된 만큼 향후 그룹 경영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황창규 회장은 탈통신 신사업 준비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틀 안에서의 혁신’으로 기반을 다진 뒤 ‘틀 밖에서의 혁신’까지 도모하고 있는 셈이다. KT는 신성장사업발굴 및 육성을 위해 2014년 미래융합사업추진실에 이어 2015년 말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총괄하는 플랫폼사업기획실을 신설했다.

KT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소물인터넷 LTE-M 전용망을 바탕으로 관련 단말 및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기업망과 개인망을 분리해 기업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기업전용 LTE’와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개방형 융합 플랫폼에 특화된 경쟁력을 신사업 분야로 연결시켜 빠른 시일 내에 미래성장을 위한 동력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홈 IoT 분야에서도 ‘헬스테인먼트’라는 개념을 내세워 IPTV와의 시너를 도모하고 있는 KT다. 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글로벌 통신사들의 5G 시대를 향한 레이스에서도 앞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 지원도 활발하다. 황창규호는 현재를 달리면서도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초 황창규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꺼내든 키워드 하나는 마부정제(馬不停蹄)다.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그가 제시한 키워드엔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자발적 혁신 의지로 한 단계 더 도약하자는 당부의 뜻이 담겼다.

마부정제를 가슴에 새겨 달성하고 싶은 것은 ‘고객인식 1등’이다. 황 회장은 ‘고객인식 1등’을 올해 최우선과제로 꼽았다. “1등으로 기억되는 KT, 항상 도전하는 KT로서 혁신적인 국민기업으로 한 단계 반전하고자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1등이라는 비전을 구체화하겠습니다.” 황 회장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