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그대로-동강, 91×116.7㎝ oil on canvas, 2004

 

그림에 대한 의욕이 굉장히 상승되던 시절이었다. 예쁜 꽃을 보면 그 꽃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앞서고 산에 가면 시간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산을 화폭에 담고 싶었다. 뿐만 아니라 작품 크기도 50호 이상 대작을 그렸으니 열정의 시대라 할 만하다.

 

▲ 맨드라미, 91×116.7㎝, 수채화 on 아르쉐(Arches), 2003

 

유화 물감을 아낌없이 두텁고 강하게 표현했었다. 그땐 비록 그것이 그림에 대한 뜨거운 열망 또는 욕심이라 할지라도 그 일념 외엔 아무것도 안보였었으니까!

 

▲ 계곡, 73×54㎝ oil on canvas, 2004

 

산도 많이 다녔다. 전국 명산을 많이 다녔는데 산의 분위기와 느낌 그 산 특유의 냄새까지 화폭에 담으려 노력했다. 특히 충북 단양에서 올랐던 태화산(太華山) 정상에서의 감정은 다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일생을 통해 가장 힘들게 올라갔던 산 중 하나였는데 중간에 일행까지 놓쳤었다.

 

▲ 해바라기, 55×46㎝ oil on canvas, 2003

 

그 덕분에 산 중턱에 부부가 절을 짓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아주 척박한 환경에서 돌을 하나하나 쌓는 모습과 그 옆 작은 웅덩이의 이름 없는 풀, 연꽃 등의 풍경이 세속의 인간사가 아닌 선(禪) 모습 같은 착각이 일어날 정도로 묘한 감정을 느꼈다. 이후 나는 자연의 힘을 느끼고 봄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내 감정을 화폭에 표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