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움직임이 되돌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 공급과잉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서 50달러까지 육박하던 유가가 40달러를 넘어 30달러대의 후퇴 의견까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원유 재고량 증가와 중국의 원유 수요 감소 전망, 사우디의 천연가스 개발 확대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셰일가스 본격 수출도 하락을 거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국제유가 안착점은 어디일지에 관심이 집중되는 까닭이다.

원유 수요 증가하는 계절임에도 재고 증가… 중국 수요 감소도 영향

웰스메니지먼트 썬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최고경영자 미히르 카파디아는 “차량 이용이 많은 여름철에도 미국 휘발유 재고가 대폭 늘어남에 따라 유가는 지속적으로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휘발유 재고는 전주보다 50만배럴이 늘어났다. 당초 원유업계는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을 맞아 재고량 증가 폭이 4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현재 전 세계 휘발유 재고를 5억배럴로 추산하고 있다. 더불어 원유 재고도 170만배럴 증가해 총 5억2110만배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파디아는 또한 “중국의 수요 감소 조짐도 유가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로이터>는 2016년 상반기 중국의 화물운송 비중은 7.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요국 중 하나인 중국의 수요 감소는 국제유가 회복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천연가스 개발

사우디아라비아가 천연가스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는 점도 원유 가격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최고경영자 아민 나세르는 “왕국의 가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133억3000달러 규모의 가스 프로젝트인 ‘파드힐리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천연가스 부족으로 인해 전기 생산을 아직도 상당 부분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대량의 천연가스로 전기를 생산한 뒤 발생한 잉여 원유를 수출로 돌려 점유율 경쟁에 활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0달러 아래로 하락 가능성…원유 채굴업체 다시 비상

이에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원유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는 “최근 급등한 미국 증시는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을 반증한다”며 “공급과잉이 이어져 원유 가격이 배럴당 30달러 중반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폭락이 시작되기 전 일시적인 상승 가능성도 있다”도 덧붙였다. 타이크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타리크 자히르 포트폴리오 매니저도 “앞으로 며칠 또는 몇 주일 안에 40달러 선이 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하락은 정제마진 악화로 원유 채굴업체들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세계 최대 에너지 업체 중 하나인 로열더치쉘은 원유와 가스 가격하락으로 분기 실적이 70%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최고경영자인 벤 반 뷰어든은 “저유가는 경제 전반, 특히 원유채굴 업체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