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초반 김 모 씨. 은퇴 후 여윳돈 7000만원을 어떻게 운용할까 고민이다. 향후 몇년간 사용계획이 없고 과거에는 은행에 1년 단위로 예치했는데 워낙 금리가 낮으니 안정적인 부동산 간접 투자를 꿈꾸고 NPL(부실채권, Non Performing Loan)펀드에 투자하려고 한다. 성공하는 전략은 무엇일까?

NPL펀드란 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3개월 이상의 연체한 채무자의 부동산을 저가에 매입하여 보다 높은 가격에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주택담보채권을 활용한 상품이다. 저금리 상황 속에서 NPL 수익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연 5~10%를 노릴 수 있는 ‘고수익’의 매력덕분에 고액 자산가들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는 NPL의 부동산 담보 물건이 법원 경매로 매각되면 매각 대금에서 수익을 얻거나 그 물건의 경매에 직접 참가해 낙찰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섣부른 NPL 투자는 큰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령 주택부실채권을 샀는데 경매낙찰 가격이 구매한 금액보다 낮다면 손실을 볼 수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NPL은 전문지식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며 개인투자자는 NPL 물건을 매입하고 경매하는 대신 NPL 펀드에 간접 투자하는 방안이 가장 적합하다고 조언한다.

또 올해 7월 25일부터 대부업법이 개정되면서 개인이 NPL을 직접 취득하는 것이 금지돼 개인투자자는 향후 운용사를 통해 NPL펀드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국내 최초로 투자운용사가 개별 부동산 NPL 부실채권을 전문적으로 운영한 후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나눠주는 방식이 도입될 예정이다.

여러 금융 대기업들도 속속 NPL 부실채권 시장으로 진입하면서 시장규모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대신금융그룹은 우리 F&I(현 대신 F&I)를 인수하며 시장에 진출했으며, 지난해 하나금융그룹 계열인 외환캐피탈이 사명을 외환 F&I로 변경,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이밖에도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우리종금증권은 물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BNK자산운용 역시 최근 시장 진입을 마쳤다.

여기에 올해 금리가 일정부분 인상되고 경제 침체가 계속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NPL 펀드 투자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가계의 부채부담이 가중돼 부동산 경매시장에 NPL 매각 물건이 더욱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운용중인 사모 NPL펀드는 10개로 설정액은 3126억원이다.

<NPL 투자비법>의 저자인 김동부 NPL 투자 전문강사는 “개인 매입이 금지되면서 향후엔 NPL펀드 위주의 투자로 갈 것”이라면서 “일본의 경우 NPL펀드 상품은 은행 창구에서도 판매할 만큼 대중화된 데 비해 한국의 투자자들은 아직 NPL펀드에 대한 인식이 낮다. 그렇지만 펀드의 개인투자자 몫의 배당은 평균 5~10% 수준의 안정적인 중수익을 내는 놓칠 수 없는 투자처다”라고 설명했다.